진행자 : 자, 이제 여러분들의 질문을 좀 받으면서 조금 또 다른 방식으로 이 자리를 진행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질문들 많으실 거 같은데요. 손을 들어주시면 저희 스태프들이 마이크를 전달을 해드리겠습니다. 질문 있으신 분들 손을 좀 들어주세요.
Q. 작가인 내가 생각한 장면과 연출자가 만들어 낸 장면이 다를 경우 해결하는 방법은?
김은숙 : 다시 찍는 방법이 있죠. 다시 찍는다는 건 시간과 돈이 그만큼 더 드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연출자와 작가는 거의 부부 같이 정말 계속 붙어있어서 대본을 저 감독님 앞에서 연기도 막 해드려요. “이건 이런 신(Scene)이고요. 저건 저런 신(Scene)이고요.” 이렇게 1신부터 68신까지 가지고 나가시면 적어도 한 신도 이해 안 되는 신이 있게 하면 안돼요. 근데 합의를 보고 이해가 된 상황에서 나갔지만 현장 사정이나 이런 거에 따라서 다르게 찍혀오는 경우들이 있는데 제 경험상 훨씬 더 좋았어요. 그러니까 다른 방향을 잡아서 배우가 또 연기를 해보면 달라지는 경우들이 있어서 그래서 장르물은 또 다를 수 있는데 장르물은 약속된 것들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지켜가야 되는데 제가 하는 로코나 멜로는 사실 그 순간의 감정이 더 중요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연출자와 배우가 합의된 선에서 찍어온 것이 제 경험상 훨씬 좋을 때가 많았어요.
진행자 : 사실은 그렇다면 이제 찍기 전에 연출자와 충분할 만큼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찍혀지지 않은 장면에 대한 이미지들도 서로 공유하면서 그 이제 사전 작업이 훨씬 중요한 작업일 수 있겠네요.
김은숙 : 그러니까 그 어떤 신. 이해 안 되는 신들은 레퍼런스를 계속 얘기를 해요. 이런 느낌이고, 이런 장면이고 흐린 날 정도는 이 정도 흐린 날이고 쨍하면 이 정도 쨍한 날이고 뭐 그런 것들을 그 포인트가 되는 그 신의 분위기를 잡을 수 있는 포인트가 되는 것들을 다 잘 합의를 해서 거의 정말 토할 때까지 얘기해요. 나중에는 얘기를 하다하다 지쳐가지고 막 진짜 입에서 단내가 나거나, 계속 커피를 마시니까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그래서 한 그 회의를 그렇게 대본 회의 하나 촬영 전에 하고 나면은 진짜 한 이틀 앓아누울 수도 있어요. 너무 힘들어가지고. 계속 열정적으로 얘기하거든요.
진행자 : 지금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려주시니까 좀 궁금해진 게 내가 이제 원했던 장면을 감독이 내 마음에 들지 않게 찍었을 때 ‘어떻게 하느냐’ 이런 것도 있을 거 같아요. 아까 얘기하셨던 파리의 연인처럼 “애기야 가자”라는 대사를 가지고 갑론을박이 있을 때 감독이 아니다 그래도 작가의 어떤 의도가 있었을테니 믿고 찍어보자 라고 했는데, 박신양씨가 그 대사를 너무 멋있게 이야기 하고 그 장면이 너무 아름답게 찍혔을 때 또 거꾸로 굉장한 쾌감 같은 것도 있을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떠셨을지 궁금합니다.
김은숙 : 네, 거의 그 텍스트로 대본을 제가 보면서 상상했던 것보다 배우가 입으면 훨씬 그 오는 충격이 커요. 그리고 더 그럴 듯 해보이죠. 대사들도 그럴듯해 보이고, 좋은 배우들을 만났을 때. 근데 저는 지금까지 다 좋은 배우들, 연기 잘하시는 분들과 작업을 해서 항상 모든 신들이 제 상상보다 상상했던 거보다 월등히 좋았어요. 그래서 소리지르면서 봐요. 편집실에서 ‘우와~ 꺄~’ 막 이러면서 소파에 올라가서 막 춤도 추고 좋아서요. 진짜 그렇게 모니터 해드리고 그래서 제가 과하게 모니터를 해드리는 이유는 그 제일 첫 번째 관문이 그 편집본을 보는게 작가잖아요. 때문에 제 표정 하나에 따라서 거기에 있는 모든 분들의 그 하루 내지는 그 나머지 작업들이 다 영향을 미쳐요.
그래서 맘에 안 드는 신은 조용히 감독님한테 몰래 이 신이 좀 이렇게 얘기하고, 좋은 신들은 ‘우와~’ 막 이렇게 얘기해요. 그렇게 모니터를 해드리죠.
진행자 : 작가란 직업이 만만치 않은 직업이라는 걸 여러분들 이 시간에 현장감 있게 전달받고 계십니다. 아 그런 기분을 조금 추측해볼 수 있겠네요. 예전에 윌리엄 와일러라는 감독이요 벤허라는 영화를 만들고 나서 그런 감탄사를 자기가 만든 영환데 “오, 신이시여 이 작품을 내가 만들었단 말입니까” 라고 자기 스스로에게 막 감탄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 텍스트로 쓰여진 대사를 살아있는 등장인물들이 이야기해줬을 때 작가님도 약간 그런 기분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저 멋진 대사를 내가 썼단 말이야’ 하면서 또 룰루랄라 즐거워하는 또 그런 일상들이 편집실에서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김은희 작가님도 또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주신다면요.
김은희 : 근데 저도 왜냐면 장르물은 로코보다도 훨씬 더 복잡한 상황들이 굉장히 많이 있잖아요. 꼭 그때는 갇혀야 되는 상황도 있고 좀 그래서 제가 현장까지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감독님하고 굉장히 최대한 많이 얘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되게 지문이 복잡해요. 그러니까 지문에 최대한 열심히 설명을 해드리고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근데 저는 되게 참는 편이거든요. 그러니까는 그게 제가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최대한 참으려고 하는데 먹은 게 하나도 없는데 갑자기 급체를 하기 시작하고 막 갑자기 쓰러지고 앞에 감독님은 어떡하지 그러고 있고,
김은희 : 근데 제가 사실 그 만화를 한 번 그냥 그 뭐지 글만 써서 드리긴 딱 한번밖에 경험이 없어서 뭐 이게 그렇게 많이 다른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저는 만화 글을 쓸 때 되게 좀 신나서 쓰긴 썼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는 그냥 드라마 쓸 때는 제작비 때문에 불가능한 신들, 뭐 예를 들면 산과 산을 연결하는 흔들다리에서 갑자기 사람이 떨어지고 약간 그런 거는 못쓰잖아요. 근데 만화는 너무 그게 되게 막 날라다니는 거 같은 느낌이 좀 있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좀 신나서 되게 저는 드라마 쓰는 것처럼 대본을 써서 드려가지고 그냥 다 굉장히 좀 익사이팅한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진행자 : 그거 굉장히 흥미롭네요. 말하자면 드라마에서 할 수 없었던 제작비라든지 현실적인 촬영의 문제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여러 신들을 웹툰이라든지 또는 애니메이션 작업 같은걸 할 때는 ‘마음껏 해볼 수 있다’라는 영역이 또 작가들에게 새로운 매력으로서 다가올 수도 있겠네요. 앞으로 ‘계속 그런 작업도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도 가지고 계시나요.
김은희 : 저는 기회만 닿으면 다양한 글들을 많이 써보고 싶어요.
Q.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배우는 어떻게 캐스팅하는지?
김은숙 : 우리나라가 배우 분들이 많지가 않으세요. 그래서 내가 원하는 분은 영화에서도 원하고 타 방송국에서도 원해요. 그러니까 그 분에게 선택권이 있죠. 항상 그랬어요. 그래서 항상 기획안을 써서 그 분 캐릭터 멋지게 만들어서 말도 안 되게 막 이만큼 화려하게 써가지고 막 갖다드리고 그러죠. 캐스팅 할 때, 잘 보일려고 하고 나가서 미팅 나가서 진짜 한 30분씩 막 캐릭터 얘기 막 내가 무슨 얘길 하고 이거 ‘너 진짜 쓸거야’ 이렇게 싶게 막 엄청 미친 듯이 막 열변을 토해서 어떻게든 회유시키고 이런 작업들을 합니다.
진행자 : 김은숙 작가님들의 배우 분들 열렬한 사랑이 올해도 역시 성공을 거두셨던 것 같아요.
Q. 영화 <부산행>의 좀비와 같은 거부감이 있는 소재를 드라마에 사용할 경우, 수위 조정을 하며 시나리오를 작성하는지?
김은희 : 말씀하신 확실한 수위 조절은 엄연히 하고요. 공중파 같은 경우는 좀비가 아니라 예를 들면 <싸인>이란 드라마를 했을 때도 처음부터 ‘누가 열시인 저녁 시간에 사람 부검하는 거 보고 있겠냐’고 그래서 굉장히 수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었어요. 그런데 사실 ‘좀비얘기 같은 경우는 저는 하다마느니 아예 안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계속 하고 있어서 사실은 공중파에서는 거의 불가능할거라고 생각해서 아예 아이템을 접고 있다가 넷플릭스라는 어떤 장르라면 조금 그런 어떤 수위를 억지로 낮추지는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일단은 그쪽이랑 결국엔 같이 일을 하게 됐고, 그래서 그 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그러니까 예를 들면 개인적인 호불호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그 정도 빼고는 뭐 감독님하고 저하고는 뭐 수위 자체를 뭐 누구를 위해서 낮추자 그런 얘기는 하고 있지 않고요. 좀 자유롭게 일은 하고 있는 편이에요.
진행자 : <부산행>에 대해서 조금 제가 추가 설명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부산행>을 찍을 때 제작진이 굉장히 고심했다라고 그래요. 왜냐하면 과연 이 좀비물의 수위를 팔다리가 뜯어지고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이 나왔을 때 그러면 이제 19금이 되거든요. 근데 제작비의 투여를 봤을 때 19금으로 가서는 답이 잘 안 나왔다는 거죠. 그래서 ‘15세 정도로 낮춰야 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그래서 부산행을 다시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잔인한 장면을 그렇게 클로즈업으로 찍은 장면이 거의 없어요. 그리고 전체를 움직이는 떼 신은 몹신(mob-scene)이라 하나요? 떼로 움직이는 걸 가지고 어떤 이미지의 강함을 선사했죠. 그 다음에 여기서 가장 하이라이트가 마동석씨에요. 대부분의 좀비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칼이 등장하거나 뭐 총이 등장하거나 망치가 등장하고 막 이래요. 근데 마동석씨가 뭘로 싸우냐면 두 주먹으로 싸웁니다.
그러니까 난타전은 되지만 잔인한 장면 피가 철철 흐르거나 사지가 절단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이 제작진들이 아이디어를 동원해서 15세에 맞출 수 있는 영화를 좀비물로 완성시켜 내는 거예요. 그랬기 때문에 그 영화가 19금이 아닌 15금으로 낮아졌고 천만이 넘어갈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라는 거죠. 사실 현실적인 제한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작가 입장에서도 어떤 다른 방법으로 그것을 해결하고 넘어갈 것이냐를 고민하는 게 또 아마도 임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듭니다.
Q. 작가로서 성공하기 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리고 다른 장르가 아닌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김은희 : 제가 영화 대본으로 먼저 데뷔를 했다가 드라마 쪽으로 와서 아무래도 제가 대답을 하는 건... 그런데 이거는 개인적인 어떤 의견인데 뭐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영화는 감독 예술이고, 드라마는 작가 예술이고, 연극은 배우 예술이다.’ 드라마만 봐도 결국엔 모든 건 현장에서 완성은 된다고는 생각은 해요. 그런데 영화 같은 경우는 시스템 상 그러니까 요즘 제가 그냥 오리지널 대본을 써서 뭐 열심히 아무리 이걸 고친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감독님의 기준에 맞출 수밖에 없고 감독님이 ‘아, 여기 이거 아무래도 이 작가님한테 더 이상 못 나올것 같다’ 그러면 다른 각색 작가를 붙이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 보면은 제일 마지막에 결국에는 이 극장에 걸리는걸 보고 나서 ‘아, 이게 과연 내 건가?’ 약간 좀 갸웃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물론 굉장히 저를 많이 존중해주시기는 하시지만 결국엔 대본을 보면은 100명이 보면 100개의 생각이 나온다 그러잖아요. ‘아, 이런 식으로 다르게 생각을 하셨구나’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해서 조금 더 제가 하고자 하는 바가 조금 더 얘기를 할 수 있는 분야가 드라마가 아닐까라고 생각해서 왔고, 실제로도 드라마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작가의 어떤 의견이나 그런 생각들이 많이 반영이 되는 거 같아서 계속 드라마 작가를 해보려고요.
진행자 : 현장에 있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장르마다 다른데. 앞서 이야기 하신 것처럼 영화 시나리오는요. 그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7색, 8색, 9색 계속 반복 되서 고쳐져 나가는데 그게 한 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각색자가 붙고 감독이 고치고 그래서 원래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요. 최근에 또 감독님이 직접 쓰는 형태로써 영화 제작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작가님의 입장에서는 ‘좀 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온전히 담기 위해선 드라마라는 장르가 잘 맞았던 거 같다.’ 라고 해서 드라마로 오셨다 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김은숙 : 저 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시인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를 갔는데 1학년 1학기 때 ‘아, 나는 시를 못 쓰는구나’하고 접었죠. 그러고 난 다음에 ‘아, 그럼 소설가가 되어볼까?’ 시인이나 소설가나 이러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졸업하고 신춘문예 2년을 내리 낙방을 하는 거예요. ‘아, 난 소설도 못쓰는구나.’ 이러고 그럼 시나리오를 써볼까 하고 시나리오를 썼죠. 영화가 안 되는 거예요. ‘아, 이 길도 아니야’ 하고 있던 차에 드라마 대본 한 번 써볼래? 지인이 얘기했는데 ‘아, 그래? 그 쪽을 써볼까’ 했더니 웬걸 잘 쓴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고 저를 되게 예뻐해 주시는 거예요. ‘이제 드디어 나를 알아봐주시는구나’ 해서 이 드라마라는 장르가 저를 예뻐해 줬어요. 그러니까 제가 드라마가 싫을 이유가 없죠. 그래서 저는 지금 그 보조 작가 친구들이나 신인 작가가 되겠다는 후배들에게 제일 첫 번째 네가 그 할 일은 그러니까 내 보조 작가가 되는 제일 첫 번째 기준이 뭐냐고 다들 물어보시는데 드라마를 미친 듯이 사랑하는 사람. 난 영화도 좋아하면, 아 그럼 영화해. 저는 무조건 드라마를 미친 듯이 사랑하는 사람이 이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드라마가 좋습니다.
진행자 : 이야기를 좀 문학적으로 얘기하면 김은숙 작가님이 드라마를 선택했다기 보다 드라마가 김은숙 작가님을 선택했다 뭐 이렇게 표현을 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많은 글쓰기 영역을 갔었는데 나를 가장 사랑해준 것은 바로 드라마였다.’라고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 이야기와 함께 첫 번째 질문이었던 힘든 시절 세상이 아직 나를 발견해주기 전까지 그 힘든 시절에 어떤 생각 또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지나오셨는지...
김은숙 : 사실 그때 생각하면 막 그렇게 이불킥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자다가 매순간이 그러한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잘 쓰는 사람 미친 듯이 질투하고 ‘이렇게 얘는 잘 쓰는데 나는 안 될까?’ 이런 것들. 그리고 장르를 계속 아까 얘기했잖아요. 시에서 소설로. 내가 이쪽에 재능이 없구나 하나씩을 떨어뜨리면서 자꾸자꾸 목표를 달리했는데, 중요했던 건 글 언저리에 있었어요.
내가 갑자기 “공무원이 되겠어.” 이런 목표를 잡지는 않았던 거죠. 그래서 습작을 하고 책을 읽고 뭐 틈틈이 영화를 보고 그때는 돈이 없으니까 영화관에 가는 것도 굉장히 큰 맘 먹고 가야 되고 연극을 보러 다니고 그것도 사랑의 티켓을 싸게 끊어서 가고 막 그런 과정들이 멀리 안 갔어요. 글 언저리에서 떠돌면서 그게 트레이닝이 됐던 거 같아요. 뭔가 영 다른 일을 하지는 않았었어요. 그리고 아르바이트도 학원에서 애들을 가르쳤어요. 독서지도 뭐 이런 거 하고 초등학교 애들이니까 뭐 맘대로 했죠. 그래서 애들하고 농담 따먹기 하고 그렇게 그래서 그런 것들 하면서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어떻게 견뎠지? 그때 그냥 하루하루를 되게 살아 살다보니까 어느 날 기회가 왔는데 그 기회가 왔을 때 나는 그걸 해낼 능력이 생겨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해낼 수가 있었어요. “드라마 대본 좀 써봐” 했을 때 뚝딱 일주일 만에 기획안 80페이지 쓰고 “1, 2부 대본 써봐” 했을 때 정말 일주일 만에 1, 2부 대본을 썼어요. 열심히 했죠. 근데 그게 그렇게 딱 기회가 왔을 때 할 수 있는 트레이닝이 되어 있었던 거 같아요.
진행자 : 말하자면 이제 관점의 차이가 좀 있는 거 같아요. 힘든 시절을 어떻게 견뎌요? 질문일 수도 있지만 기간은 내게 아주 좋은 트레이닝 Day였다. 훈련 기간이었다. 그래서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아낼 수 있었다. 말하자면 그런 훈련기간이 없이 작가님이 ‘내가 글을 써야겠다’라고 했을 때 초입에 그런 큰 기회가 찾아왔을 때 오히려 그것을 섣불리 잡았다 실패했다면 더 좋지 않은 결과물도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그 충분한 기간을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바로 그 기간이었다’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정말 낙천적이시지 않으십니까? 김은희 작가님은 어떠셨어요?
김은희 : 이야기를 들어 보면은 특히나 김은숙 작가나 저 같은 경우는 드라마 교육원이라 그러죠. 그러니까 거기 출신의 작가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저는 거기 출신이 아니어서 얘길 들어보면 게다가 남편이 감독이었고 남편이 작가였고 또 주변에 되게 정말 생각 없이 사는 백수들 있잖아요. 백수들인데 영화보는 거 너무 좋아하고 책보는 거 너무 좋아하고... 그런데 맨날 술 마시면서 이 책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영화를 오늘 보고 왔는데 심지어 완전히 막 올드보이를 보고 왔는데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 약간 말도 안 되는 그런 얘기들을 하면서 언저리에서 놀았다고 하잖아요. 멀리는 가지 않고 계속 이 주변을 돌았었는데, 저 같은 경우는 그 <풍년빌라>라는 드라마를 했었거든요 그게 사실 공중파는 아니고 케이블 드라만데 거기서 입봉을 했는데 그게 한 대본을 쓰는데 한 이년 반정도 걸렸던 거 같아요. 근데 물론 그 전에 영화로도 입봉도 하고 그랬지만 풍년빌라를 쓰는 한 7부, 8부까지가 거의 지옥같았거든요. 뭘 써갖고 갖고 가면은 자기 남편이랑 뭐 감독이 하..정말 그거 있잖아요. 그냥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건 어디가 문제라고 얘기를 할 정도의 수준의 대본이 아니야. 저 정말 여기까지 그 시간이 거의 한 일년 반을 보냈거든요. 근데 그래서 중간에 너무 이게 너무 힘든 시간이니까 나랑 게다가 가장 가까운 남편조차도 인정을 안 해주고 진짜 이거는 뭐 캐릭터 뭐 대사고 정말 모든 게 엉망이라고 하는 시간을 일년 정도 지나니까 자신감도 너무 떨어지고 그래서 그때는 애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정말 나는 모든걸 다 끝내고 그냥 정말 주부의 길을 걸어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도저히 포기가 안 되는거에요. 그러니까 한번만 더해보자 한번만 더해보자 하다가 한 15부 정도가 나왔는데 그 정말 독사 같은 사람들이거든요. 딱 보더니 아 이 대본은 한 줄도 건드릴게 없는데? 갑자기 그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근데 그 일년 반동안 참아왔던 그 설움과.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진짜 김은숙 작가 비슷하게 얘기했지만 <싸인>이란 기회가 왔을 때 과연 <싸인>이란 대본을 쓸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힘든 게 그냥 힘들다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근데 저도 많은 작가들이 보면 긍정적인 편이긴 한데 더 좋은 어떤 밑바탕이 되려고 힘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진행자 : 박수 한 번 부탁드릴게요. 김은희 작가님 얘기도 참 많은걸 던져주는 게 아마 여러분들도 글 쓰다 보면 주변 사람들 혹은 관계자들에게 혹평을 받는 경우가 좋은 평을 받는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을 거예요. 그것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 분들이 너무 너그럽게 그 작품을 평을 해주시고 만약에 그것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했을 때 그땐 정말 전쟁터에 나올 거예요. 시청자나 관객들은 그 주변사람들만큼 애정을 갖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한 번 좋지 않은 작품을 본 뒤로는 그 사람에 대해서 다시는 기대를 품지 않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거든요. 그러니까 바로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철저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그 시간을 보내보는 것이 아마도 좀 더 큰 시장에 나와서 대중들을 상대하기에 좀 더 많은 여러분들의 어떤 뭐라고 할까요. 능력치가 올라가 있고 면역력이 올라가있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네요.
Q. 평균적으로 드라마 한 회를 쓰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고 탈고 후 드라마 촬영 현장에 방문하기도 하는 하는지?
김은숙 : 젊었을 때는 일주일에 두 권 썼어요. 방송을 일주일에 두 번 방송이 나가니까. 5, 6부가 이번 주에 방송이 나가면 이번 주에는 7, 8부를 써야 되요. 그래야 다음 주에 나가죠. 근데 그런 것들을 한 다섯 작품 그렇게 썼어요. 한 8개 정도 먼저 쓰고, 그 다음에 방송이 시작되죠. 그러면 따라잡히기 시작하고 그 다음에 써내야 되는데, 막판에는 꼭 그렇게 주에 두 권 쓰는 그 순간이 와요. 그래서 그렇게 하다가 이제 늙어가지고 그렇게 못하겠더라고요. 주에 두 권 택도 없고요. 달에 두 권정도 쓰면 인간처럼 좀 쓸 수 있어요. 요즘은 달에 두 권이 제일 이상적이예요. 그런데 그 달에 두 권은 초고, 그 다음에 저는 기본 4고까지 고치거든요. 대본을 초고, 2고, 3고, 4고 정도 고치는데
그렇게 한 2, 3고 까지 촬영대본은 리딩을 하고 배우들을 읽혀보고 난 다음에 최종본 수정을 해요. 읽으면 또 되게 다르거든요. 뺄 거 빼고 해서 그 최종본은 리딩 이후에 수정을 해서 촬영부에서 내주고, 그 전에 과정까지는 달에 두 권정도 요즘은 작업을 하고 있고요.
아, 현장 나가냐고요? 거의 안 나가요. 나가면 되게 다 싫어해요. 배우들도 싫어하고 감독님도 싫어하고 부담스러워하세요. 작가가 현장에 나오는 것을요.
진행자 : 감사 나온 느낌!
김은숙 : 네. 그래서 괜히 막 버벅거리고 막 이렇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보통 그 마지막 촬영을 하면 단체 사진을 찍어요. 그래서 선배 작가님들을 만나니깐 그 날은 가서 단체사진 찍으시더라고요. 저는 회식 때만 참석해요.
진행자 : 사실 이제 나가면 ‘스태프들이 싫어한다’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없으실 거예요. 방송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쫓기기 시작하시니까요. 제가 기억나는 게 저도 아는 드라마 작가가 한 분 계신데, 항상 월요일하고 목요일인가 문자가 와요. 새벽에. 뭐라고 오냐면 “3부 끝났다. 와라” 그럼 일산에 참치머리 반 마리 해동 중이에요. 앉아가지고 탈진한 상태로 “3부 끝났다 마시자” 이러면 마시고 뻗으셨다가 목요일 쯤 또 문자 와요. “4부 끝났다. 와라” 그러니까 일주일에 거의 두 권의 분량을 막 써내시는데 거의 말하자면 탈진 상태로 영혼이 이탈한 상태로 막 쓰시더라고요. 그런 모습 이렇게 봤을 때 옆에서 아 정말 무시무시하다라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 김은희 작가님은 어떠십니까?
김은희 : 현장은 특히나 장르물 작가 같은 경우는 가면 맞을 수도 있어요. 정말 이거는 진짜 고생을 생고생을 시키는 사람이거든요. ‘이게 꼭 필요해?’, ‘꼭 이렇게 야산을 왔어야 돼?’, ‘새벽 4시에 왔었어야 돼?’, ‘왜 연쇄살인범은 언제나 야산에다 시체를 묻어야 돼?’ 등 여러 가지 질문들이 생각이 나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스태프들이 <싸인> 때 끝나고 나선 소품팀한테 멱살 잡힌적도 있고요. 그런데 <시그널> 같은 경우는 워낙 그 빨리도 끝났고 그랬는데 시그널 때는 현장을 거의 현장을 가면 말씀하신 것처럼 그 쪽에서도 눈치보고 저도 눈치보고 그래서 현장은 거의 안가고요.
Q. 다양한 장르를 접하기 위해 모니터한 해외 드라마 작품 중 추천할만한 작품이 있다면?
김은희 : 그런데 한 두 개가 아니어서, 저는 워낙에 같은 경우는 뭐 시즌 1부터 끝까지 너무 재밌게 봤었고 <위기의 주부들>, <24시>,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등, 지금 생각이 안 나서 그렇지 워낙에 그 완성도가 사전 제작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너무 잘 알게끔 만들어주는 완성도 높은 드라마들이 많아서 지금 생각나는 건 그 정돈 것 같아요.
진행자 : 아마 여러분들 똑같은 느낌을 받으시지 않을까 제가 이제 하나의 시청자 입장에서 이야길 드리면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1편에 시즌 1에 첫 장면 5분 보고서 깜짝 놀랐어요. 거기 그 옆집 강아지가 교통사고 나서 죽어가요. 그리고나서 캐빈 스페이시가 나와서 옆집사람 빨리 불러오라고, 그리고 자기 아내는 막 못보고 있으니까 데리고 들어가라고 하면서 카메라 보면서 대사를 하는데, “세상엔 두 가지 고통이 있다. 댓가를 주는 고통과 그냥 아프기만 고통.” 그러고 그 개를 목을 졸라 죽여요. 안락사 시킨거죠.
그 한 장면에서 이 작가의 주인공의 캐릭터가 어떤 인간인지, 이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를 완벽하게 보여주는데 사실 소파에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났어요. ‘이거 장난아니구나.’ 그런데 아마 그런 아마 외국드라마 중에서 인상적인 장면같은 건 있으실 것 같아요.
김은희 :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같은 건 그 첫 신! 캐빈 스페이시의 어떤 게다가 그 드라마 중에 그렇게 카메라를 보면서 그렇게 대사를 한다는 게 굉장히 좀...
진행자 : 하지 말라는 거잖아요. 원래는 그렇게.
김은희 : 그렇죠. ‘어딜 봐.’ 아 되게 생각나는 것들이 지금 미드가 아까 지금 계속 한 몇 달동안 드라마를 쓰다 보면은 머리가 그 전에 봤던 거의 가물가물해지거든요.
진행자 : 김은숙 작가님은 어떠십니까?
김은숙 : 아까도 말씀드렸는데 저는 막 엄청 와 완성도가 있어서 대단해보다 저 되게 지엽적으로 보거든요. ‘아 저 캐릭터 괜찮다.’, ‘오 이 스토리 괜찮다.’, 그래서 저는 모든 드라마에서 장점을 찾아내는 사람이라 남들이 아무리 재미없다 그러는 것도 저는 되게 재밌게 봐요. 재밌게 보고 그 중에서 이거 괜찮잖아 그러면 ‘아, 그러네. 그거 하나 괜찮네. 그래! 그거 하나 괜찮았으면 괜찮은 거지!’라고 얘기하는 사람이라 얘기했던 <왕좌의 게임> 같은 경우 시즌 7개를 봤는데 다 좋지는 않아요. 완성도가 다 훌륭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어떤 시즌에 ‘어떤 에피 와 끝내준다’ 그러고 ‘어떤 시즌에 어떤 캐릭터 아니 이 사랑받는 캐릭터를 이렇게 다 죽여버리는거야’ 아무리 반전도 좋고 좋지만...
진행자 : 정말 사정없이 죽이죠. 사정없이.
김은숙 : 그래서 ‘이거는 한국 드라마에서는 이런 게 안 되겠지?’ 이거는 해도 안 되는 거 같고 ‘내가 애정을 줬는데 이렇게 죽이는 거 이거 너무 무책임한데?’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걸 보면서 공부를 하죠. 왕좌의 게임도 그렇게 보고. 옛날에 뭐 <섹스 앤 더 시티> 같은 경우 그 캐릭터들에 정말 미친 듯이 빠져서 ‘어우 그래도 또 새로운 남자는 너무하지 않니 캐리야.’ 이러면서 이렇게 보는 거죠. 그래서 ‘캐리의 이점은 되게 좋네.’, ‘이거는 한국 시청자도 납득하겠어.
근데 이점은 어우 이건 너무 간다. 이건 미국 애들이나 봐야 되겠네.’ 뭐, 이렇게 항상 모든 걸 다 그렇게 봐서 완벽하게 막 이렇게 전체로 재밌었던 건 최근에 한국드라마 있었어요. <비밀의 숲> 정말 무릎 꿇고 봤어요. 너무 재밌어서.
진행자 : 전 아직 못 봤는데요. 전 사실 tv에 가끔 일을 합니다만 tv를 볼 시간이 별로 없어서 사실 이제 드라마를 중간에 끊어서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완결이 되어야 보거든요. 근데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 배순탁 작가가 문자가 왔어요. 형님 <비밀의 숲>은 꼭 보셔야 됩니다. 이러면서 한 번 기다리고 있는 그런 작품 중에 하나입니다.
김은숙 : 네, 너무 작가님이 잘 쓰셔가지고 그 작가님 만나보고 싶었어요. 근데 연이 안 닿아요. ‘와 저 양반은 어떻게 저렇게 쓰지?’, ‘무슨 취재를 어떻게 하고 어떤 사고를 하고 뭘 먹고 살고’ 이런 게 다 궁금한 거예요. 그 사람에 대해서 말이죠. 그래서 너무 정말 입 떡 벌리면서 봤어요. 은희 작가도 장르드라마를 하지만 한국 장르 드라마의 또 다른 그런 어떤 한 획을 탁 긋는 그런 드라마라고 생각을 하고, 너무 재밌게 봤고. <왕좌의 게임>을 보고 있고, 그 다음에 조금씩 뭐 찔끔찔끔 보는데 저는 완성도 있다? 그런거 <프리즌 브레이크> 이런거는 갇힌 공간에서 어떻게 한 시간이 이렇게 단 1분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 수 있지?
캐릭턴가? 스토리인가? 놀라게 하는 건가? 미술인가? 연출인가? 막 이러면서, 그런 거 보는 재미가 있죠. 그래서 막 엄청 이렇게 되게 즐기면서 보지는 못하는 거 같아요. 모든 드라마나 영상물, 책도 마찬가지고. 오래 머물러 있어요. 한 신에 뭔가 맘에 드는 신이 있으면 다시 돌려서 아 이렇게 발전해가서 여기까지 간단 말이야? 뭐 이런 거, 그래서 뭔가 정말 거리감을 두고 딱 떨어져서 봐야지 저도 즐길 수 있는데, 그렇게는 못 보는 거 같아요 항상.
Q. 시놉시스가 쌓이기만 하고 완성도도 떨어져 보이기만 할 경우에는 무엇에 집중하고 써야할까요?
김은희 : 일단 저는 그렇게 쌓여있는 시놉이 없어서 전 정말 쌓아놓고 정말 썼으면 좋겠는데 부럽습니다.
진행자 : 죄송하긴 한 이야깁니다만 쓰시면 다 팔리셔서 쌓여있는 시놉이 없다고...
김은희 : 제가 부지런하게 좀 해야 되는데 그런 걸 잘 못하는 편이어가지고 정말 꾸역꾸역 쓰는 편이거든요. 저는 뭐 아까 거의 그 얘기랑 거의 비슷할 것 같아요. 어떤 드라마 대본을 쓸 때 어떤 거에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지가 아마 차기작을 선택하는 소재랑도 비슷할 거 같지만 내가 그냥 제일 재밌는 얘기를 쓰는 게 그나마 나라도 즐거운 얘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래서 전 차기작 고를 소재도 다 내가 가장 흥미 있는 것,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좀 쓰는 편입니다.
김은숙 :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 시기에 따라서 내가 홀리고 사로잡히는 게 다르거든요. 어떤 때는 <도깨비>에 홀려서 막 몇 달을 가기도 하고, 지금은 저는 시대극에 홀려 있잖아요.
근데 그 두 시놉 다 옛날에 편성 못 받은 거예요. 그게 한 5~6년 전껀가? <시크릿 가든> 전에 <도깨비>를 하려고 했어요. 이걸 누가보냐 그래서 ‘아 그래? 그럼 남녀 영혼이나 바꿔볼까?’ 하고 <시크릿 가든>을 먼저 한 거였거든요. ‘이거 지금 현실적으로 제작 못한다.’ 그리고 ‘도깨비 빗자룬데 이걸 누가 보냐’, 해서 ‘아 빗자루면 안 보는구나’ 그래서 이번에 검으로 바꾸고 이렇게 제가 간지내고 막 이런거였는데, 그것도 그때 묵혔던 안 된다라고 했던 시놉이었고요. <미스터 선샤인>도 지금 예전에 해 놨던건데 다 물론 다시 썼어요. 다시 쓰긴했지만 당시에 내가 사로잡혔던 것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순간에 사로 잡히는걸 해야지 덜 힘들어요. 그래도 자신도 생기고 할 수 있고 그러니까 누가 시켜서 ‘이거 한 번 해봐! 저거 한 번 해봐’ 하는 것들이 최악인거 같아요. 못해내요.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제일 사로잡히는 것, 무슨 얘기에 사로잡히는지! 장르물인지 로코인지 아니면 주말극 아줌마들 보게 쓸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침 드라마! 아침 드라마 변해야 돼요. 우리나라 드라마! 좀 신선한 게 나올 때가 됐어요. 그러니까 내가 아침 드라마계의 김수현이 되어보겠어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자기가 제일 잘 할 수 있는걸 잡으세요. 제일 좋아하는 거.
진행자 : 시놉이 이렇게 쌓여있는데 예전에 쓴 게 아마 더 많으시잖아요. 다시 읽어보시고 여전히 지금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으면 또 묵혀두셨다가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경험들이 생기고 또 새로운 느낌들이 생기고, 생각이 생겼을 때 또 꺼내서 이걸 또 새롭게 바꿔볼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는가 또 그렇게 다시 한 번 쳐다보는 작업들. 역시나 ‘지금 내가 사로잡혀 있는 것!’, ‘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자 아쉽지만 멘토와의 직문직답 여기서 마쳐야될 거 같습니다.
진행자 : 두 분 이제 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미래에 김은희, 김은숙을 꿈꾸는 이 작가 분들에게 끝인사 간단하게 좀 남겨주시죠.
김은희 : 지금까지 얘기했던 거처럼 긍정의 힘으로 끝까지 버티셔서 좋은 작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김은숙 : 김은희, 김은숙의 팬이라고 많이들 말씀해주셨는데 오늘 이 자리 이후에도 팬이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좀 사람이 두서가 없고 이런 자리가 익숙치가 않아서 폐를 끼쳤을지도 모르겠지만 네. 아무튼 작가를 꿈꾸시는 분들은 후배작가님으로 꼭 만나뵙고요. 나머지 꿈들도 꼭 다 이루시기 바랍니다. 다음 자리에서 또 뵐게요. 조심히들 가세요.
진행자 : 큰 박수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두 분. 오늘 너무 감사드립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들의 질문에 대한 김은희, 김은숙 작가의 답변의 시간을 통해 드라마 작가의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02. 강사 소개
김은숙 (드라마 작가)
03. 강사 이력
김은희 -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극본상 수상 - 제5회 아시아태평양 스타어워즈 작가상 수상 - 드라마 <싸인>, <유령>, <쓰리 데이즈>, <시그널> 등 극본 집필
김은숙 - 제41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극본상 수상 - 제53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 수상 - 드라마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온에어>, <시티홀>,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 극본 집필
연계과정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김은숙&김은희 1 : 신(Scene) 세 개로 본 드라마 완성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