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임인재원 최성웅입니다. 게임 기획에 대해 논하기 전에 먼저 장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장르(Genre)란 종류나 유형을 뜻하는 말로 현대에서는 다양한 문학, 예술을 일정한 기준에 맞춰 구분하는 느슨한 분류 범위입니다. 여기서 ‘느슨한’이라는 단어를 잘 기억해주시고요. 이유는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게임 외 다른 문학, 예술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장르를 구분할까요? 영화는 액션, 로맨스, 코메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이는 이야기의 유사성, 작중 분위기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문학은 소설, 시, 수필, 자기계발 등의 장르가 존재하는데요. 이는 작품의 주제나 전개해 나가는 방식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제가 게임 외 다른 문화 콘텐츠의 장르를 먼저 짚고 넘어가는 이유는 같은 단어라 할지라도 게임에서는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게임의 장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게임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장르를 구분할까요? 일단 게임은 유저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 콘텐츠라는 점에서 영화, 만화 등 다른 문화 콘텐츠와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은 유저가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겪는 상호작용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장르 역시 ‘유저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가?’를 기준으로 구분합니다. ‘유저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가’는 결과적으로 ‘유저에게 어떤 플레이 경험을 선사하는가‘로 이어지게 됩니다. 즉, 게임은 유저가 게임을 즐기며 어떤 행동을 하고, 그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얻게 되는 플레이 경험을 기반으로 장르를 분류하게 됩니다. 게임에서의 장르를 분류하는 기준을 알아봤으니 지금부터는 전통적인 게임의 주요 장르에 대해 알아봅시다. 첫 번째로 가장 대중적이며 디지털 게임의 시초라 볼 수 있는 액션 장르입니다. 흔히 액션 장르라고 하면 영화의 액션장르처럼 치고받고 싸우는 것을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게임에서의 액션장르는 영화와 차이가 있습니다. 게임에서는 치고받고 싸우는 요소가 들어간다 하더라도 그건 ‘전쟁, 전투, 격투’ 등 소재를 활용한 게임일뿐 그것만으로는 액션게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럼 게임에서 액션 장르로 분류되는 기준은 무엇인가? 바로 ‘캐릭터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조작‘하는 것. 그게 바로 게임에서의 액션 장르를 분류하는 기준입니다.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죠? 게임에서 장르를 분류하는 기준은 유저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고 유저가 어떤 플레이 경험을 얻느냐에 있다고 말이죠. 액션 장르는 유저에게 신속한 의사 결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조작하고 그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디지털 게임의 태동기인 7~80년대 게임의 대부분은 액션 장르에 속합니다. 그때는 뭔가 누르면 바로바로 즉각적인 반응이 오는 게임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죠. 여기까지 봤을 때 알 수 있는 점은 대부분의 게임에 액션 장르의 정의가 적용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네 맞습니다. 그래서 액션은 많은 장르와 혼합해서 사용하는 가장 범용적인 게임 장르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전 액션, 슈팅 액션 등이 있겠죠? 액션 장르의 예시 게임으로는 대전 액션 게임 중 하나인 철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슈퍼마리오(플랫폼 게임), 우리나라에서 보글보글로 알려졌던 버블보블(한국명 보글보글- 아케이드 게임) 등이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 말씀드렸을 때 이렇게 질문 하시는 분이 계실 거예요. 슈퍼 마리오는 플랫폼게임 그리고 버블보블은 아케이드 게임이 아닙니까 라고 하실 수 있는데 그 말씀도 맞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추후에 다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번에는 RPG게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RPG란 Role Playing Game의 약자로서 직역하면 ‘역할 수행 게임’입니다. 이를 아까 말씀드렸던 유저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가?에 비춰서 표현하자면 ‘유저가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이 되어 이야기를 진행하는 행동’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RPG에는 세 가지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첫 번째로 모험, 두 번째로 성장, 세 번째로 인물입니다. 위 요소를 게임 내 요소로 풀어서 말씀드리면 각각 모험은 스토리, 성장은 레벨, 인물은 동료와 몬스터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RPG는 게임 내 인물이 되어 다양한 동료와 적들을 조우하면서 성장하는 모험을 다루고 있는 장르입니다. RPG역시 조금 전 설명했던 액션처럼 게임의 기본적인 요소를 상당히 많이 내포하기에 현재는 수많은 게임에서 혼합 장르로 사용하고 있으며, 과연 이 게임이 RPG냐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그 경계는 점점 추상적이고 넓어지는 편입니다. 대표적인 RPG 게임으로는 리니지 시리즈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이 있습니다. 다음은 어드벤처 장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드벤처란 ‘모험‘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거나 따라가는 행동을 유저에게 요구하는 장르입니다. 여기까지만 들으셨을 때 RPG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하실 수 있는데요. RPG와 어드벤처 모두 스토리를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된다는 사실은 동일하지만 어드벤처는 전투보다 단서나 도구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주를 이룹니다. 즉 RPG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주인공의 성장(Lv)개념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다른 부분을 축소하고 ‘모험‘, 즉 스토리 그 자체에 최대한 집중을 한 장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포인트 앤 클릭이라고 불리는 어떤 사물을 클릭하여 나타나는 상호작용이나 간단한 퍼즐을 통해 게임을 진행하거나 아예 전투가 없이 대사만으로 진행하는 게임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예시 게임으로는 법정에서 벌어지는 추리 어드벤처인 역전 재판 시리즈와 코믹 어드벤처 게임인 원숭이 섬의 비밀 등이 있습니다. 자 이번에는 퍼즐 장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퍼즐이란 어떠한 정해진 규칙 내에서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게임을 뜻합니다. 방금 설명한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규칙‘입니다. 퍼즐은 논리적인 사고로 해결하는 과정과 달성했을 시 느끼는 성취감을 유저에게 선사하기 때문에 다른 장르에 비해 랜덤 요소가 적은 편입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퍼즐 게임 중 하나인 테트리스, 윈도우에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었던 지뢰찾기, 스도쿠 등이 있습니다. 다음은 전통적인 장르의 마지막으로 시뮬레이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Simulation이란 ‘모의 실험‘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일을 재현하고 이를 체험하거나 해결하는 과정을 즐기는 게임입니다. 모의 실험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실제와 비슷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선사하는 데 중점을 둔 장르로써 타 장르에 비해서는 사실성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시뮬레이션 장르는 타 장르에 비해 누적된 선택이 게임 결과를 좌지우지하므로 선택 과정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고 비교적 최종 결과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긴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의 결과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액션 장르와 반대 성향을 가진 장르로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대표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은 뛰어난 몰입감 때문에 시간을 잊고 게임을 즐긴다는 문명 시리즈와 우주의 패권을 다투는 세 종족의 전쟁을 표현한 스타크래프트, 도시를 경영하는 심시티 등이 있습니다. 자 지금까지 대표적인 장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과연 장르를 구분하는 기준이 ‘유저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가?’ 이 한 가지만 있을까요? 그 기준이 가장 보편적인 요소인건 맞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게임의 장르를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장르를 구분하는 다른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요?자 제가 다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게임을 좋아하십니까? 그럼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죠.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본인만의 자연스러운 게임 분류법니다. 저는 RPG를 좋아합니다. 혹은 액션 게임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대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분명 누군가는 저는 캐쥬얼 게임을 좋아합니다. 저는 플랫폼 게임을 좋아합니다. 저는 아케이드 게임을 좋아합니다. 혹은 저는 공포 게임을 좋아합니다. 라는 답변도 나올 수 있습니다. 자 느껴지시나요? 여기서 말하는 캐쥬얼, 플랫폼, 아케이드, 공포라는 분류법은 앞서 말씀드렸던 장르를 나누는 기준인 유저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가?와는 다릅니다. 캐쥬얼은 게임의 볼륨이 작고 게임의 접근성이 낮은 플레이하기에 비교적 가벼운 게임을 뜻하며, 플랫포머는 액션 장르의 하위 부류로서 발판을 이용한 점프 컨트롤이 중요한 게임을 뜻합니다. 아까 예시를 들었던 슈퍼 마리오와 같은 경우죠? 마찬가지로 아케이드라는 표현은 과거 오락실 등 특정 장소에서 코인을 넣고 하는 게임들을 총칭합니다. 아까 예시를 들었던 버블보블이랑 말이죠. 공포 게임은 ‘공포’라는 소재를 활용한 게임을 뜻하며 공포 액션, 공포 어드벤처, 공포 시뮬레이션 등 전혀 다른 게임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장르는 소재, 진행 방식, 게임의 볼륨 등 다양한 기준을 이용하여 분류합니다. 그래서 이 강의를 들으신 분들이라면 적어도 앞으로는 게임의 장르를 봤을 때 유저의 행동을 기준으로 하는 것과 그 외 기준에 대해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스포츠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가 있다면 아.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구나 라고 말이죠. 그게 오늘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입니다. 자 잠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장르의 정의를 다시 말씀드려 볼게요. 장르(Genre)란 종류나 유형을 뜻하는 말로 현대에서는 다양한 문학, 예술을 일정한 기준에 맞춰 구분하는 느슨한 분류 범위입니다. 자 체가 처음에 느슨한이라는 표현을 기억해 달라고 했었죠? 왜 느슨한이라는 표현을 썼을까요? 그게 바로 장르의 대표적인 특징인 ‘장르의 유동성‘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장르의 유동성이란 시대에 따라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고, 기존 장르의 정의조차 변화하는 것을 뜻합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제 옆에 A라는 사람이 있고 B라는 사람 있다 가정했을 때 A는 1980년대 서울 압구정동에서 태어나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B라는 사람은 2000년도에 서울 압구정동에 태어나서 마찬가지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이 두 사람이 미국에서 만나서 본인의 고향인 압구정동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때 과연 그게 같은 장소 일까요? 물론 압구정동이라는 지명은 같지만 1980년도의 압구정동과 2000년도의 압구정동은 다 그 장소가 다르게 표시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같은 지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뜻이 달라지는 경우라고 볼 수 있죠.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슈팅게임이라 하면 좌측 이미지와 같은 게임을 일컬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슈팅게임이라 하면 우측 이미지의 게임을 연상합니다. 그리고 좌측 이미지 게임은 고전 슈팅 혹은 비행 슈팅이라는 별도의 장르로 표현합니다. 이렇게 과거와 다르게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비행 슈팅 게임이 시대가 흐르면서 점차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대신 1인칭 또는 3인칭 슈팅 게임이 슈팅 장르의 대세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쏴서 맞추고 피한다’라는 슈팅 게임의 골격은 비슷하지만 두 가지 방식의 게임을 동일한 장르로 표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현재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이 기존의 장르를 대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RPG의 중요한 세 가지 요소라고 설명했던 모험, 성장, 인물도 최근에는 자동 전투가 위주인 RPG에서는 성장에만 크게 치우친 나머지 모험 요소는 아예 배제한 경우도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이 게임을 RPG가 아니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그 정의도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90년도에 그래픽 리소스 없이 글자를 이용하여 즐겼던 머드 게임이라는 MUD(Multi User Dungeon) 장르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장르가 아예 사라졌습니다. 자 이처럼 장르란 정의가 변하기도하고 소멸하기도 합니다. 또한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기도 하죠. 게임은 기술의 발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문화 콘텐츠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게임이 개발 되고 있습니다. 기존 장르를 혼합한 슈팅 RPG, 액션 어드벤처, 리듬 액션 등 혼합 장르도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혼합 장르를 보실 때 중요한 것은 게임의 가장 핵심은 가장 뒤에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슈팅 RPG라고 하면 RPG게임에 슈팅 요소가 섞인 게임을 뜻하고, 액션 어드벤처라하면 어드벤처 게임 기반에 액션 요소가 가미된 게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혼합 장르를 기획하게 된다면 과연 내 게임에서 어떤 장르가 핵심인가를 고민하셔서 그걸 가장 뒤에 넣고 그 앞에는 그걸 수식하는 소재나 특성 등 다른 단어를 넣으시면 됩니다. 또한 수백/수천의 적들을 쓸어버리는 액션 게임 중 하나였던 삼국 무쌍은 비슷한 게임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그 아이덴티티가 명확함에 따라 어느덧 무쌍류라는 새로운 장르로 불리고 있습니다.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다크 소울 또한 소울류 게임이라 불리며 어려운 난이도의 액션 게임을 총칭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크게 흥행중인 LOL 역시 리얼타임 전략시뮬레이션(RTS)인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에서 출발하여 카오스, 도타 등 비슷한 부류의 게임이 지속 개발되면서 AOS 혹은 MOBA 라는 신규 장르로 자리 잡은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자 정리하겠습니다. 이처럼 장르란 게임을 나누는 분류법 중 하나이며, 그 카테고리는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A=B다 라는 식으로 장르의 속성과 정의를 외울 게 아니라 그 본질적인 의미를 파악하고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게임에서의 장르란 게임의 방향을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장르에 대해 여러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 기획이 잘 된 게임 사례를 분석하여 구체적인 노하우를 전달합니다.
02. 강사 소개
최성웅 (게임인재원 전임교수)
03. 강사 이력
-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인재원 전임교수 - 도어노브 인터렉티브 PD - NHN 엔터테인먼트 기획
연계과정
턴방식 게임의 이해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 장르별 대표 사례로 보는 게임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