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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b] 김보민 팀장 인터뷰 Hit. 7814 2016-03-16


사진1 :  팔을 괴고 웃으며 인터뷰에 응하는 사진




KLab Inc




KLab Inc. 김보민 팀장님 인터뷰





도쿄 최대의 비즈니스구역 이라고 불리는 롯본기(Roppongi). 그중에서도 롯본기의 중심 모리타워에는 게임의 가치를 전세계로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의 게임회사 KLab(“크라브”)가있다. KLab는 한국 최대의 게임 행사 G Star(지스타)에도 참여한 바 있으며, 한국의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스토어에도 한국어 버전의 게임을 여러 개 출시하며, 한국과의 교류가 두터운 기업이다. KLab의 한국사업팀을 이끄는 김보민 팀장을 만나서, KLab에 대한 소개와 한•일 양국 게임산업의 차이, 그리고 게임산업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팁까지 들어보았다.


Q1. 안녕하세요. 오늘 인터뷰를 수락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 KLab은 어떤 회사인지, 회사 비전이나 대표 게임 등을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KLab(“크라브”)는 2000년도에 설립되었으며 주로 모바일•온라인게임을 기획, 출시, 운영하기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일본 기업입니다. 최근엔 를 일본에 출시했으며, 1월에는 영어버전을 북미, 중남미, 유럽, 오세아니아의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사와 개발한라는 모바일 게임을 한국 포함한 세계 각국에 런칭 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게임을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전세계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 팀장님께서 현재 하고 계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저는 KLab의 BD(Business Development)부서에 있으며, 한국 쪽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한국 게임을 일본에 가지고 온다거나, 또는 KLab가 만든 게임을 한국에 수출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일본 취업을 결심한 계기 또한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초등학생 때까지 일본에서 자랐어요. 그 이후 한국으로 가서 한국 대학을 졸업한 후에, 곧바로 일본으로 취업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일본어를 했다는 것이, 일본 기업에 지원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한국과 일본의 분위기가 조금 달랐기 때문인데요. 주변 사람들을 보니, 우리나라는 공부 잘 하는 사람이 취직도 잘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일본에서는 그보다 조금 자유롭게, 좋아하는 분야에 취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요. 저는 공부를 잘 하지도 않았고(웃음), 일본 콘텐츠에 관심도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다시 일본으로 건너오게 되었습니다.


- 원래부터 게임을 좋아하셨나요?

아버지도 게임 업계에 종사하셨는데, 저랑 같은 일을 하셨어요. 일본 게임을 한국에 수출하는 일을 주로 하셨고, 저도 그래서 어릴 때부터 일본에서 자라게 된 것이죠. 아버지가 가져오는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한 흥미가 붙었던 것 같습니다.



Q2. KLab는 아시아부터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해외 진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 해외로 게임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과정 및 서버 준비, 마케팅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할 것 같은데요. 이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먼저 시장 조사가 이루어지죠. IP게임의 경우는, 원작이 어느 나라에서 인기 있는지, 어느 나라에서 인지도가 부족한지 전반적으로 조사합니다. 해당 애니메이션, 또는 만화책이 어느 정도나 판매되었는지, 관련 커뮤니티는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 알아보죠. 또한, 자국어 버전을 따로 출시해야 할지, 아니면 영어판을 출시해도 좋을지 결정하기도 합니다. 영어와 중국어가 둘 다 상용되는 싱가포르에서는, 어떤 언어가 더 적합할지 고민하기도 하고요.


판권이 있는 게임은, 시장 조사 후에 판권사 측과 협의를 진행하는데요. 한국•중국•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시장 조사를 진행한 후, 어디에서 가장 호응이 좋을지 추측해서 우선순위를 매깁니다. 그리고 판권자 측에 ‘어떤 나라에 이런 식으로 출시하겠다’, ‘언어 팩은 몇 개를 준비하겠다’, 이런 제안을 하고, 감수를 받아요. 이 과정에서 게임을 출시할 국가의 현지 업체 분들에게 조언도 많이 받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한국에는 이런 캐릭터가 필요하다’, ‘이런 콘텐츠가 한국 정서에 맞는다’는 조언들이죠. 이런 조언에 힘입어, 에는 한국 문명이 출시될 예정이에요.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저희가 조사한 바를 토대로 마케팅 전략을 결정하고 게임을 릴리스하죠. 국가마다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마케팅 규모 역시 국가별로 다양합니다.


- KLab는 다양한 국가에 해외 지사를 설치하고, 각 국가별로 영업팀을 구성하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아요.

KLab는 기본적으로 ‘열려있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빠르고 과감하게 흡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강하죠. 또한, KLab는 글로벌 기업, 글로벌 게임을 추구하는데요.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열망이 강합니다.



Q3. 시장 조사를 각국에서 진행하면서, 전세계 유저들의 반응 역시 수집하셨을 것 같은데요. 국가별로 게이머들은 어떤 차이를 보이나요? 한국 유저들의 특색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특히 원작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IP게임에서 유저들의 특성이 조금 다르게 나타나는 편이에요. 애니메이션 산업이 활발한 일본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강하게 나타나요. ‘내가 애니메이션에서 좋아했던 이 캐릭터를 게임에서 빨리 뽑아야 한다, 내가 키워야 한다’ 이런 인식이 많죠.

그에 비해 한국 유저들에게는, 캐릭터 자체의 특성보다는 캐릭터의 능력치가 관건인데요. ‘가장 강한 캐릭터를 골라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함께 플레이 하는 친구들보다 앞서나가고 싶어하고, 승부욕도 강한 편입니다.



Q4. 유저들의 성향뿐만 아니라, 게임산업 전반에서도 한일 양국의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재직자로서 느끼기에, 양국 게임산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인데요. 한국에서는 게임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분들이 많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한국 게임산업의 시작은PC온라인 게임이었고, 아직까지도 확연한 강세를 보이는데요. 온라인 게임은 캐릭터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무기를 구입할 때, ‘돈이 꾸준하게 든다’는 특성이 있어요. 게임에 돈을 꾸준히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에, 부정적이고 차가운 인식이 박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다른 플레이어를 이기기 위한 게임이 많다 보니, 승부욕과 폭력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일본은 그에 비해 콘솔게임이 대세에요.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게임이 아니라, ‘나만 즐기는 게임’이죠. 타인과의 경쟁도 없고, 돈을 들여서 아이템을 구매할 일이 없다 보니 한국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요. 


사실, 일본 게임산업에서도 큰 문제가 생겼던 적이 한번 있어요. 2012년, 모바일 게임<콤프가챠(수집형 뽑기 게임)>에서 캐릭터를 뽑는 시스템이 문제가 된 거죠.‘ 아이들이 부모님의 카드를 이용해서 뽑기를 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자, 일본 정부는 아예 <콤프가챠> 서비스 전체를 중단시키기로 했어요. 연령 제한을 두는 것도 아니고 서비스 전체를 없애라니, 어떻게 보면 많은 반발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한데요. 놀랍게도 모든 기업이, 문제가 된 뽑기 시스템을 빠른 시일 내에 중단했어요. 게이머 중에는 돈이 든다는 것을 알았던 사람들도 있지만, 그 사실을 모르고 게임을 한 사람들도 분명 있거든요. 유저가 불편해하고, 안심하고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자, 정부와 게임업체는 빠르게 시스템을 버렸어요. 사실 <콤프가챠>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었고, 그 시스템을 내리자 게임 업계는 큰 타격을 입기도 했죠. 하지만 단기적인 수익성에 집중했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아마 많은 유저들이 이탈했을 거에요. 그리고 게임산업의 미래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겠죠. <콤프가챠>사건은, 게임 업계 스스로가 자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생각하면서, 문제가 있다면 게임 업계와 국민이 함께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인 것이죠.



Q5. 팀장님께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주관 행사에도 여러 번 참가하셨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일본 내 콘텐츠 사업 종사자로서, KOCCA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4년 전에 BD부서가 처음 생겼을 때, 그 때가 마침 한국에서 카카오게임이 처음 출시됐을 때인데요. 굉장한 시스템이라고 일본에 소문이 자자했거든요. 마침 KOCCA에서 관련 행사가 있다는 연락을 주셔서 참석했던 적이 있어요. 그 행사를 계기로, 한국에는 우수한 게임이 많다는 사실을 회사에 적극적으로 어필해서 한국 관련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한국 관련 업무를 하는 데에, KOCCA가 정말 큰 도움이 됐죠.

한국 게임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일본도 인정합니다. 특히, 한국은 게임 개발 쪽이 강한 것 같은데요. 일본은 그에 비해 게임 운영에 강하죠. 양국이 강한 부분을 합쳐서, 시스템 부문에서 협업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KOCCA가 그런 부분을 신경 써주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우수한 한국 게임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KOCCA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좋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KLab도 자주 초청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Q6. 미래에 게임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해 주실 수 있나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어느 순간부터 한국에서는 ‘게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인 어감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게임은, 사람의 마음과 몸에 깊게 각인되기 마련이거든요. 또한, 게임산업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시장이라고 생각해요. 게임의 가치와 게임산업의 긍정적인 미래 전망을 생각하고,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나 좋지 않은 뉴스에 기죽지 말고, 늘 당당했으면 좋겠습니다.


- 팀장님처럼 일본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요. 일본에서 취업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

일본 게임회사에서 일하려면 아무래도 일본어 실력이 필수겠죠? 회화 능력 이외에도, 개발관련 용어를 일본어로 구사할 수 있다면 무척이나 좋을 것 같아요. 한국 개발자 분들의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기에, 개발관련 용어를 일본어로 구사하실 줄 아시는 분들을 적극적으로 모셔오고 싶습니다. (웃음)



Q7. 마지막 질문입니다. 김보민 팀장님의 꿈, 또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아버지가 하는 일을 꾸준하게 보면서 자랐어요. 그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제 꿈은 일본과 한국을 잇는 다리가 되는 것, 이것 하나였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분야였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어릴 때부터 꿈꾸어왔던 일을 하고 있고 있는 지금이 무척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더욱 노력해서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그런 게임을 제공하는 데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김보민 팀장과의 인터뷰는 전세계 게임 시장의 선두를 달리는 일본 게임산업의 저력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의 게임산업은 한국 문화콘텐츠 수출 1순위를 달리는 효자 산업으로 꼽히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게임산업은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동시에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수립하여 한국의 게임산업 역시 전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사진 = KLab 제공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한국콘텐츠진흥원 취•창업지원실 서포터즈기자단 최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