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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로서 그림책을 만나다 위탁 : 이유경 / 담당 : 박은정 2018-11-07

문화 콘텐츠로서 그림책을 만나다

세계로 향하는 우리의 그림책, 그림 작가!



<K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IBBY의 한국위원회) 회장 임정진 작가.

이번 오픈특강 자리를 빌어 미래 그림책 작가들에게 유익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림책을 알리려는 노력도 만들었던 노력만큼 해야 합니다.”



동화작가이자 K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IBBY의 한국위원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임정진 작가의 말이다.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콘텐츠의 질 못지않게 홍보의 중요성도 강조하던 그녀였다. 저술뿐만 아니라 해외 강연, 전시회 참가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한 문화 활동을 펼치는 원로 작가의 강연에 장내를 가득 메운 120여 명의 청중들은 눈은 반짝이며 집중했다.



지난 10월 30일의 오픈특강은 ‘문화 콘텐츠로서 그림책을 만나다’를 주제로 창의인재 동반사업의 플랫폼 기관인 한국작은도서관협회에서 주최했으며, 총 3부로 나뉘어 3시간 동안 진행됐다.


1부에서는 임정진 KBBY 회장이 연사로 나서 ‘한국 그림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고, 2부는 재즈피아니스트이자 그림책 음악 작업, 소설 집필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어등경 작가의 무대로 꾸며졌다. 3부에서는 임정진 작가와 그녀의 저서 <연탄집>의 그림 작가인 지경애 작가가 함께 북토크를 진행했다. 창의인재 동반사업의 멘토로 활동 중인 김혜진 그림책 평론가가 사회를 맡았다.

  


이날의 오픈특강에는 창의인재 동반사업의 멘토와 멘티 20여 명을 비롯한 사전 신청자들로 자리가 빈틈없이 꽉 찼다. 특강의 시작에 앞서 정기원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 심미숙 두근두근그림책연구소 소장, 서정우 고양반딧불도서관 관장, 김경이 송파푸른도서관 관장 등이 소개되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임정진 회장은 1부에서 국내 그림책 작가들의 다양한 창작 활동과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의 사례들을 자료 화면으로 제시하며 청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창의인재 동반사업의 멘티를 비롯한 100여 명의 청중들이 처음부터 특강에 몰입할 수 있던 이유였다. 임 회장의 강연은 전 세계 70여 회원국들이 어린이 책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려는 단체, KBBY 기관 소개를 비롯해 ▲지역 도서관의 그림책 수업, 전시 등의 사례 ▲1인 창작극 워크숍, 해외 진출 등의 사례 ▲2018 볼로냐국제도서전 한국 그림책 3권 수상 이력 ▲그림책 연구 활동의 중요성 등 풍성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방탄소년단은 그림책 작가들에게도 정말 고마운 존재예요.”

    


임정진 회장은 해외에서 부는 한류 열풍이 외국인들의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그림책 작가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BBY는 해외에서 한글 교육용 도서로 쓰일 그림책 지원 사업과 현지 도서관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작가들 중에는 개인 자격으로 자발적으로 해외의 한글학교를 찾아 그림책 강의를 하거나 수출 판로를 획득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림책 시장에 대한 국내 인식의 한계로 인해 지원이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라 아쉽습니다.

동남아의 열악한 사정으로 베트남 한글학교 등에

막상 그림책을 지원하려 해도 배송비 문제로 보내지 못하거나,

기업의 후원이 도서관 설립에만 그치고

책 구매는 뒤따르지 않아 안타까울 때도 있어요.“


   

임 회장은 해외 선진국들처럼 국내 각 대학에도 아동문학 전문 인력이 늘어나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실제로 해외 유수의 도서전을 보면, 그림책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아동문학 전문 교수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데 비해 국내에는 학위자들이 시간 강사에 그치는 실정이라 전문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자기 책을 세상이 알아주기를 바라고만 있을 게 아니라,

스스로가 여러 경로를 통해 콘텐츠를 적극 알려야만 합니다.” 



그녀는 그림책 시장의 현황이라든지 개선 방향에 대한 거시적인 제안에 그치지 않고 작가 개개인을 향한 조언과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책은 고도의 문화 상품이므로 그만큼 해외 진출이 어려운 분야라며, 글과 그림의 작품성은 기본이고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은 필수라는 의미였다. 다양한 SNS 채널을 활용하거나 각종 도서전, 전시회에 적극 참여하라던 그녀의 조언은 실제로 본인이 앞장서서 행하고 있는 일들이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었다.

  

1부가 끝난 뒤, 쉬는 시간에도 오픈특강의 열기는 뜨거웠다. 청중들은 무대 앞에 놓인 KBBY 관련 자료와 해외 그림책 등을 볼 수 있었다. 긴 시간 강연을 진행한 임정진 회장도 쉬지 않고 자료를 직접 설명하며 열정을 쏟았다. 또한 한국작은도서관협회는 오픈특강의 사전 신청자들에게 그림책 1권씩을 증정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림 작가의 작품에 맞는 음원을 매달 발매하고 있는 어등경 피아니스트.>



이어진 2부는 조금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그림과 영상, 글과 음악’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어등경 재즈피아니스트가 연단에 올랐는데, 시작을 디지털 피아노 연주로 한 것. 그는 2018년 ‘월간 책소리’라는 음원 발매를 통해 한 달에 한곡씩 그림 작가의 작품에 맞는 음악을 작곡했고, 직접 소설을 써서 출간하는 등 작가로도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콘텐츠 크리에이터였다.

    

장내에는 어등경 재즈피아니스트의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졌다. 그가 쓴 소설 <고양이가 가고 싶은 곳>에 수록한 곡 외에도 <forest>, <그래도 괜찮아> 등의 자작곡을 연주한 그는 직접 촬영한 사진과 영상 화면을 보여주며 아티스트의 면모를 뽐냈다. 그는 마지막 곡으로 3부에 등장할 임정진 작가(글)와 지경애 작가(그림)의 그림책 <연탄집>의 OST 음악을 연주하고 무대에서 내려와 큰 박수를 받았다.


<3부 북토크에 나선 임정진 작가(좌), 지경애 작가(우).>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서는 세 명의 인사가 자리에 앉은 채 북토크를 진행했다. 앞서 1, 2부 특강의 사회를 맡았던 그림책 평론가이자 창의인재 동반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혜진 멘토가 모더레이터로 나섰고, 그림책 <연탄집>의 글 작가 임정진, 그림 작가 지경애 두 저자가 나란히 앉아 청중과 소통했다.


북토크는 자연스레 글, 그림 작가의 협업과 작업 방식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됐다. 청중들의 사전 질문과 현장에서 받은 질문들을 작가들이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작가들과 사회자는 '그림책 창작에 필요한 핵심 사항', '그림책을 만들 때 중요한 점', '해외 출판 방법, '해외 출판 시 주의할 점' 등의 질문에 대해 저마다의 답변을 덧붙이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제 안에 무엇이 있는지 스스로를 잘 살펴요. 나로부터 출발하는 거죠”



지경애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해 순수 예술의 길을 걷다가 몇 년 전부터 그림책의 세계에 빠져든 신진 작가였다. 그림 작업의 영감을 어디서 받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위와 같이 답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삶에 큰 변화를 겪었고, 자연스레 아이들의 그림책에 관심을 가졌다는 그녀는 그렇게 내적인 성찰을 통한 작품 활동을 강조했다. 여전히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손수 그림 작업을 한다는 그녀의 작가 정신이 묻어나는 답변이었다.



“전 이 바닥에서 30년을 하다 보니 더 이상 내 안에서 꺼낼 게 없어요.(청중 웃음)

그래서 더 열심히 밖에서 찾느라 바쁩니다.

여러 전시나 행사를 다니며 경험을 축적하다 보면

이게 다 쌓이면서 무언가로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집에만 있으면 절대 이야기가 안 나옵니다.

여러분,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찾으세요”


토크를 유쾌하게 이어가는 임정진 작가의 답변에 청중들은 한바탕 웃음을 쏟아내기도 했다. 사회자 김혜진 멘토는 임정진 작가가 국내고 해외고 가리지 않고 늘 바쁘게 다니는 이유가 있었노라며, 덕분에 젊은 작가들에게도 보다 많은 활동의 기회가 열리는 게 아니겠냐고 덕담을 건넸다.


음악과 그림과 지혜가 가득했던 ‘문화 콘텐츠로서 그림책을 만나다’ 오픈특강은 마지막까지 화기애애했다. 북토크의 마지막까지 임정진 작가는 당부를 곁들였다. 작품 활동은 예술의 영역이되, 책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건 어디까지나 경제 행위이므로 이 둘을 조화롭게 연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이날의 오픈특강은 그림책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게 해 준 자리였다. 보다 많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그림책 시장의 장밋빛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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