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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기자단] ‘무한도전’을 브랜드로 만든 사람 김태호PD를 만나다. Hit. 14001 2017-12-28

'무한도전'을 브랜드로 만든 사람 김태호 PD를 만나다



콘텐츠플러스 9회차
- ‘무한도전’을 브랜드로 만든 사람 김태호PD를 만나다.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한국 대표 예능프로그램하면 생각나는 프로그램, 바로 ‘무한도전’입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이 있기 전에,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이라는 이름이 있었는데요.


2005년 4월 시작한 무모한 도전은 시청률 4%로 한 달 만에 폐지설이 나왔고, 그해 10월 무리한 도전으로 이름을 바꿔 방송했지만 이 또한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6년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했고, 2017년 현재까지 그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8일, 무한도전의 시작과 현재를 이끌고 있는 김태호PD의 강연이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있었는데요. 김태호PD의 강연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자로서의 생각과 무한도전의 방향성에 대하여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PD의 고민


2005년에 무한도전이 처음 시작했을 때만해도 예능콘텐츠를 만드는 곳이 방송3사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김태호PD도 예능을 만드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에 예능PD라는 자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모바일로 TV프로그램을 더 많이 보는 시대입니다.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골라보곤 하는데요. 하지만 편성시간이 정해져있는 지상파의 경우, 한정된 시간 내에 해당 분량을 촬영, 편집해야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한도전도 매주 약 100분 분량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요. 김태호PD 또한 이러한 제작 환경에 대한 한계와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주 무한도전을 시청하는 시청자를 생각하며 다양한 변화를 고민하고 제안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더했습니다.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 그리고 무한도전


무한도전의 첫 시작인 무모한 도전의 기획 의도는 ‘2%부족한 평균이하인 사람들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기획 의도는 구체적이지 않았지만, 김태호PD는 이러한 기획의도에 맞게 캐릭터를 구축 해 갔습니다.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을 거쳐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이 되고 멤버가 구축되면서, ‘멤버를 기준으로 방송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는데요. 티격태격하는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 예기치 않게 만들어지는 돌발 상황,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세트에서 게임을 하는 등 현장에서 약속되지 않은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김태호PD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 무한도전은 ‘현장성’과 멤버의 ‘리얼함’을 살린 코너를 기획하여 카메라에 담았고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10년 이상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무한도전이지만 그에 앞서 무모하고 무리한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무한도전 멤버들과 제작진의 교집합


리얼한 멤버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 제작진은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 방송했던 YES or NO 기획의 경우, 40여 가지의 경우의 수를 모두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멤버들이 어떤 변수로 행동할지 예측하고 준비해 놓으면 더 재밌는 그림이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멤버들과 제작진이 함께 해온 시간이 많아질수록 예측 가능한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당시엔 40여 가지의 변수가 있다고 해도 제작진의 생각을 뛰어넘는 것들이 튀어나왔지만, 지금은 예측 가능한 상황이 많아지곤 한다는데요. 멤버들과 제작진의 교집합이 커질수록, 더 중요해지는 건 ‘소통’이라고 합니다. 서로의 생각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오히려 서로로부터 예측 불가능한 지점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


무한도전은 이제 하나의 예능프로그램을 넘어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 뿐 아니라 각각의 멤버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2009년, 김태호PD는 무한도전 사진전을 기획하면서 사진전과 함께 팝업스토어를 열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 검증이 되지 않았을 때라 내부적으로 호응이 많진 않았지만,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 상품을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팝업스토어에서 나온 매출만 약 4억이었다고 하는데요. (물론 지금의 무한도전 브랜드 상품은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후, 김태호PD는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하여 할 수 있는 ‘공적인 것‘에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달력 모델 특집과 가요제 특집을 진행했고, 달력과 음원 판매 수익을 기부했습니다. 

 

김태호PD는 무한도전을 통해 ‘어떻게 하면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하여 고민했는데요. 그러다 찾은 답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예능프로그램도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무한도전을 만들었고, 진정성과 책임감이 더해져 지금의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무한도전의 변화와 발전


지금의 무한도전이 있기까지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제작 시스템의 변화부터 소재에 대한 변화까지, 김태호PD가 고민했던 것들을 강연에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1) 2대에서 8대의 카메라로

2005년 당시에는 예능프로그램을 카메라 2대로 촬영했다고 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MC를 주축으로 MC가 말을 걸어주어야 다른 멤버들이 말을 하고, 또 카메라에 나올 수 있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카메라가 말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멤버의 리액션을 담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멤버별로 카메라를 배치하는 등 카메라의 수가 많아졌습니다. 

현재 예능프로그램을 생각해보면, 멤버들끼리 언제든지 대화가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꼭 메인이 아니더라도 리액션을 통해 캐릭터가 생성되기도 했습니다.

 

2) 자막

카메라의 수가 많아지고, 리액션이 많아질수록 대화가 부딪히는 지점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디오가 시끄러워져, 시청자의 집중력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그때부터 전략적으로 자막을 넣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중요한 말은 말풍선 자막으로, 진행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갈 때는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상황자막으로 집중력을 높였습니다. 또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감성자막을 넣기도 하고, 시청자의 마음으로 쓰는 궁서자막까지 자막의 종류가 늘어났습니다. 

 

3) 클리셰 깨기

예능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소재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10년이 넘게 방송되고 있는 무한도전의 경우, 새로운 소재를 찾는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렵기도 할텐데요. 


김태호PD는 ‘예능에서 하면 안되는 것들을 해보는 것’을 시도했습니다. 실패와 성공은 그 다음문제이고, 일단 스타트를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둔 것인데요. 


이러한 마음가짐이 추격전이라는 장르, 장기 프로젝트,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슈 정면돌파 특집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


“시청자 중심”의 제작시스템과 콘텐츠의 변화


김태호PD는 지금까지 무한도전을 돌아보며, 시청자의 니즈를 섣불리 판단하고 진행했을 때 결과가 좋지 않았고, 계속 궁금증을 가지고 도전했을 때 오히려 결과가 좋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앞으로도 ‘시청자가 무엇을 원할까?’를 고민하겠다는 김태호PD. 

이것이 시청자가 무한도전을 믿고 보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 콘텐츠플러스 김태호PD의 사(思)생활 강의 현장 @최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