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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한창완입니다. 요즘 각종 지면, 영상, 인터넷 기반 매체 등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만화, TV, 게임 플랫폼에도 각종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을 통해 매체가 변함에 따라 과연, 어떻게 캐릭터 플랫폼과 콘텐츠가 발전했는지 알아가 보겠습니다. 또한 이러한 발전과 더불어 국내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무엇인지 저와 함께 살펴보죠.
대표적인 캐릭터 플랫폼에는 만화, 극장, TV, 인터넷, 모바일, 게임 등이 있습니다. 먼저, 만화를 살펴볼까요? 만화로 대표되는 지면 플랫폼의 경우 1909년 신문만화인 ‘삽화’로 시작하여, 1967년 최초의 단행본 ‘토끼와 원숭이’ 출간 이후 잡지만화와 단행본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만화방을 중심으로 각종 인기 캐릭터들이 탄생했죠.
하지만, IMF을 맞이하면서 만화책을 구입하는 것이 아닌, 빌려보는 대여점이 늘어나면서 만화 경쟁구조가 파괴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인터넷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만화의 판도가 바뀌게 됩니다. 바로, 웹툰이라는 장르가 생성된 것인데요. 국내 만화시장의 대부분은 웹툰 콘텐츠가 차지하게 되었죠. 이와 함께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시작으로 학습만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각종 캐릭터상품 뿐 아니라 다양한 OSMU를 통해 산업의 활성화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플랫폼은 극장입니다. 국내 애니메이션은 1956년 광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극장에 등장한 후, 1967년에는 최초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인 ‘홍길동’을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70년대에는 정부차원의 아동영화제작 장려로 ‘로보트 태권V’ 시리즈,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시리즈 등,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활발하게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작품의 잇따른 실패로 현재는 제작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죠.
한편, TV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1987년 ‘떠돌이 까치’를 시작으로 ‘달려라 하니’, ‘아기공룡 둘리’ 등 다양한 작품이 제작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 캐릭터들 또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 제작되었죠. 하지만 점차 TV 애니메이션에 수입애니메이션이 증가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정부에서는 1998년 국산애니메이션 TV 의무방영제, 2005년 애니메이션 총량제 등을 시행하여 국산애니메이션의 양적 확대를 도모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뽀롱뽀롱 뽀로로’와 같은 유아애니메이션과 ‘변신자동차 또봇’이 시작한 완구애니메이션, ‘빼꼼’ 과 ‘라바’와 같은 초단편 애니메이션 시장 등으로 구분되며 다양한 콘텐츠들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서는 어떻게 캐릭터 산업이 발전해 왔을까요? 인터넷은 1999년 시행된 ‘국민 정보화 교육 종합계획’과 인터넷 PC보급 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성장했는데요. 편리한 인터넷 사용으로 웹 콘텐츠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플래시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었고 졸라맨, 마시마로, 뿌까 등의 캐릭터가 탄생했습니다. 또한, 플래시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이모티콘과 아바타 등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로 본격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은 1997년 PCS의 보급과 함께 대중화되었습니다. 이때 모바일 게임 서비스, 배경화면 서비스, 이모티콘, 움직이는 이미지 메시지 등 다양한 캐릭터 콘텐츠가 서비스되는데요. 2009년 국내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모바일 콘텐츠의 수는 극대화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특히 ‘카카오 프렌즈’, ‘라인 프렌즈’ 등의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 캐릭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게임 플랫폼 또한 빠질 수 없는데요. 이는 1999년 ‘라그나로크’, 2003년 ‘메이플 스토리’ 등 게임의 인기와 함께,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은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과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로 제작되었죠. 특히 전 국민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장되었는데요. 이와 더불어 2012년 출시된 모바일 게임 ‘애니팡’이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또한 모바일 게임 캐릭터 역시 다양한 콘텐츠와 상품으로 활용되었죠.
캐릭터 플랫폼이 변화함에 따라 유통환경 또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팬시부터 살펴볼까요? 1976년 팬시 양판점인 ‘선물의 집’이 생기면서 팬시 산업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소득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상품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산 캐릭터 라이징이 시작되었죠. 바른손, 아트박스, 모닝글로리가 1980년대 초중반에 생겨나 국내 캐릭터 산업을 선도했으며, 1980년대에 롯데월드의 ‘로티와 로리’ 등 종합 테마파크의 캐릭터들이 탄생했습니다.
이런 성황에도 불구하고 1997년 IMF 경제위기로 인해 캐릭터 산업이 위기를 맞이했는데요.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미니홈피, 블로그, 채팅, 게임 등에서 아바타가 온라인상의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각광받는 것과 동시에, 마시마로 등의 플래시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 산업은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또 2000년대 초반에 대형할인마트가 급속하게 유통망을 장악하며 양판점 체제가 부활했습니다. 2004년에 개장한 ‘딸기가 좋아’를 비롯하여 캐릭터별 특화 매장이 확대되면서 캐릭터의 개성을 특화하고 브랜드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추세가 강화되었죠.
2010년 이후에는 무선 인터넷 기반의 모바일 환경이 조성되면서 카카오 프렌즈, 라인 프렌즈 등 SNS 이모티콘 캐릭터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었습니다. 그럼, 에이전시는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1983년 ‘부부보이’를 출시와 함께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형 캐릭터 에이전시 사업이 시작되었는데요. 이후 1897년 국제저작권협회 가입과 함께 국내 캐릭터산업 발전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어 해외업체가 설립되었죠. 현재 국내 에이전시는 전문캐릭터 에이전시와 같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전문화된 소형에이전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캐릭터 산업은 크게 소비 트렌드, 사용 목적, 지원 정책에 따라 캐릭터가 발달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소비 트렌드를 기반으로 캐릭터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살펴볼까요? 1980년대 이전까지 캐릭터라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거리가 있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88올림픽의 ‘호돌이’를 기점으로 캐릭터의 공익성과 파급력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이는 생활환경이나 의식 수준이 상향 조정됨에 따라 물품을 사용하기 위한 일차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보고 즐기는 개념의 서비스적인 지출의 증가와 자기만의 독창성과 경험주의로 바뀌어 가고 있는 현실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2000년대 들어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이와 함께 폭발적으로 증대한 사이버문화 속 캐릭터 상품 시장이 동반 성장했습니다. 또한 웹에서 앱으로 디바이스가 변화하며 사람들의 문화형태도 점점 혼자 놀기의 문화가 심화되었는데요.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하는 키덜트 시장이 확대되었죠. 이에 따라, 릭터 시장이 아동에서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에 걸쳐 그 경제적 영향력을 뻗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사용목적에 따라서는 어떻게 변화되어 왔을까요? 첫 번째, 기업과 브랜드를 위한 캐릭터입니다. 이는 소통의 매개체로 소비자와 공감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으며, 친근함과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해줌으로써 소비자의 호감도를 상승시켜 제품구매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를 위해 기업들은 ‘뽀삐’, ‘물먹는 하마’, ‘씽씽이’ 등과 같이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를 제작하거나 상품에 캐릭터를 넣어 제작하여,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기존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한 캐릭터를 활용하여 각종 이벤트를 벌이거나 협업상품 등을 제작하여 다양한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죠. 두 번째는 스포츠 캐릭터입니다. 프로 스포츠의 캐릭터는 주로,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사용되는데요. 1994년에 들어 머천다이징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공공 캐릭터는 특정 지역, 기관, 단체, 조직, 행사 등의 구성원이 공유하거나 지향하는 상징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비영리적 캐릭터입니다. 지역행정용 공공 캐릭터가 가장 많이 개발되었으며 행사나 기관용 공공 캐릭터도 필요성이 인식되면서 개발과 활용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1988년에 제작된 ‘호돌이’와 1993년 엑스포 캐릭터인 ‘꿈돌이’는 대표적인 행사용 공공 캐릭터로 꼽히고 있는데요. 최근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는 활발한 SNS 활동과 이슈로 지역의 이미지가 제고되면서 지자체 캐릭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또한 ‘포돌이’는 대표적인 공공기관용 캐릭터로 최근 다시 개정되면서 애니메이션 방영, 어린이용 콘텐츠 제작 등에 활용되어 친근한 이미지의 경찰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역 및 각종 기관에서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캐릭터를 활용하여 캠페인성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는데요. 서울시 버스와 협업하여 디자인한 ‘꼬마버스 타요’, 교통안전 관련 캠페인에 활용되는 ‘로보카 폴리’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한편, 캐릭터는 지원정책에 따라서도 변화해 왔는데요. 캐릭터산업지원의 주무부서와 정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02년부터 현재까지 캐릭터산업 진흥을 위한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여 3차에 걸쳐 추진하고 있습니다. 캐릭터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은 2003~2007년 1차 계획을 통해 캐릭터 산업 기반 확인 및 확대 견인하고, 2009~2013년 2차 계획은 캐릭터 가치사슬 간 전략적 연계를 유도하고, 매출규모 확대 및 해외시작 개척 시스템 개선했습니다. 그리고 2015∼2019 3차 계획은 성숙된 캐릭터산업을 기반으로 캐릭터산업 고도성장 기반 강화를 목표로 하여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OSMU, One Source multi Use! 즉,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하는 전략을 말하는데요. 주로 국내 캐릭터는 중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해 중점적으로 OSMU를 통해 발달하고 있습니다. 2002년 ‘중국제 16차 전국대표대회’에서의 ‘문화산업’개념이 제시되면서부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에 대한 산업적 가치를 인지하고 적극적인 산업 활성화와 규모증대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현재 중국에는 레드로버, 오콘, 아이코닉스, 퍼니플럭스 등의 업체가 중국시장과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뽀로로’와 ‘슈퍼윙즈’등의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이밖에도 중국 내 인기 있는 국산 캐릭터로는 ‘뿌까’, ‘마시마로’, ‘빼꼼’, ‘아기종벌레 포포’, ‘뚱이’, ‘라바’ 등이 있으며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 저와 함께 플랫폼별로 변화된 캐릭터와 소비자 트렌드, 사용목적, 지원정책에 따른 캐릭터 발달 경로를 쭉 살펴보았는데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많이 달라져왔지만 한 가지 변함 없는 것은 여러분의 곁에 언제나 함께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캐릭터란, 사람들이 꿈꾸는 대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니깐요. 지금까지 한창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