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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나레이션) : 정필원
이야기를 짜다보면 캐릭터를 얼마나 입체적으로 짜느냐에 따라서 사실은 작가가 플롯을 정해주지 않아도 캐릭터들끼리 알아서 이야기를 만드는 경우가 있거든요. 캐릭터가 얼마나 확실하고 얼마나 서로가 다른 지점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 그런 경우가 생기신다면 굉장한 희열을 느끼실텐데 만화라는게 캐릭터가 다른 매체에 비해서 독창적이고 다른 면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들이 자기들이 알아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분명히 언젠가는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부분이 만화의 매력이니까 그러한 매력을 마음껏 느끼시면서 작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막)
정필원 작가
작품 : 네이버 웹툰 ‘패밀리맨’ (2009~2013), 네이버 웹툰 ‘지상 최악의 소년’ (2011~2012), 단편 코끼리 애교 ‘더 후크’(2011), 미디어 다음 ‘마음이 만드는 것’(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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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작가가 한국만화를 말하다. - ‘패밀리 맨, 지상 최악의 소년’의 정필원 작가
질문(자막) : 연재작가가 된 계기는? (01:14)
답변
만화과 재학중에 파란닷컴과 다음에 아마추어 코너에 단편을 하나 올렸었는데 그걸 좋게 봐주셔서 연재 제의가 들어왔었어요. 그런데 그때 학생신분이다 보니까 연재를 못하고 있다가 그것이 인연이 닿아서 ‘파란’이 아닌 ‘다음’쪽에 첫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질문(자막) :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하는 것과 독학으로 수련하는 것의 장단점은? (01:38)
답변
일단은 물론 개인적인 입장이겠지만 장점이라면 저와 같은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거죠. 그래서 만약에 만화과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다른 직업이나 다른 과를 선택했을 거고 지속적으로 만화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그만뒀을수도 있을텐데 그런 차원에서는 환경이 저희를 계속 만화를 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장점이 있죠. 반면에 단점은 전공분야에 대한 분야만 하다보니까 다른 방면에 대한 공부를 하기가 쉽지 않았고 마음도 잘 가지 않다보니까 그림이나 기능적인 면에서 있어서는 서로 경쟁하고 공부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지만, 시나리오라든가, 물론 수업에도 있긴 하지만 만화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전공분야, 전공을 하고 계신분들이 그런 것까지 감안을 하시면서 공부를 하시면 자기가 만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다방면의 분야에 공부를 하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질문(자막) : 선호하는 작품의 작가나 롤 모델이 있는지, 그리고 캐릭터 표현 시 신경 쓰는 부분은? (02:38)
답변
일단 좋아하는 선배작가들의 작품은 워낙 많지만 캐릭터에 있어서 롤모델을 삼고 있는 작품은 딱히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저만의 그림체를 갖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다양한 스토리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그림체를 갖기를 원하는 성향이 있어서 하나의 캐릭터에 집중하기 보다, 예를 들어 진지한 스토리가 나왔을 때 진지한 스토리에 어울리는 캐릭터, 가벼운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그에 따른 캐릭터, 제 경우에는 다양한 캐릭터, 다양한 그림체, 여러 가지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케이스에요. 그래서 스토리에 맞느 그림체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그림체를 연습을 하죠.
캐릭터를 만들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성격인데 두가지 경우가 있는데 캐릭터 성격이 얼굴에 그대로 들어나는 경우, 또 하나는 캐릭터의 성격과 얼굴이 정반대인 경우. 사실은 정반대인 경우라면 더 재미를 유발할 수 있죠. 반전의 묘미가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캐릭터의 성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캐릭터의 표현에 있어서는 성격이 어떤 식의 감정표현을 하느냐, 표정이나 이런 것들이 표정뿐만 아니라 동세나 움직임 자체도 그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표정이나 코스츔 아니면 동작같은 것을 상세하게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질문(자막) : [패밀리맨], [지상 최악의 소년] 작품에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04:11)
답변
어떠한 팬 분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지상 최악의 소년’을 보시고 이것은 마이너스에서 제로가 되는 이야기이다. 저는 사실 제 메시지를 정확하게 구체적인 개념으로 정리하고 있지 못하던 차에 그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캐릭터가 ‘0’에서 플러스로 갈 수도 있지만, 아주 비참하거나 혹은 자신의 슬픔을 못이기는 상태의 마이너스에서 이제 시작할 수 있는 제로의 단계로 가기 위한 과정을 그리는 경우였던 것 같애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이. 플러스 되는 행복보다 마이너스였던 사람이 제로의 순간에 서서 이제는 행복을 시작할 수 있는 단계가 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끝나는 것. 그러니까 그 이후의 과정은 사실 누구나 개인마다 다를테고 그래서 그 시작점을 끝에 두고 그 사람의 작품이 끝났을 때 캐릭터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게끔 만들어 주는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던 것 같애요.
그냥 성향이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행복하고 충만한 상태의 캐릭터보다 뭔가 비어있고 부족한 상태의 캐릭터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애요. 그리고 그게 더 감정이입하기에도 좋고 사람들이 보기에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보니까, 그런데 좀 더 극적으로 마이너스인 캐릭터들을 선호하는 편인데 글쎄요. 그것은 제가 앞으로 작품을 해나가면서 ‘내가 왜 그런 캐릭터를 선호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일 것 같아요.
저도 지금은 사실은 끌리는 것이지 논리적으로 제가 왜 그런 캐릭터들을 만드는지를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질문(자막) : 웹에서 연재하는 것, 특히 독자의 쌍방향 별점, 댓글 시스템의 장단점은? (05:54)
답변
장점은 사실 명확한데 예전에 출판만화 쪽 작가분이 웹툰으로 오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출판만화 할 때는 내 만화를 누가 보고 있는지 전혀 몰랐대요. 팬레터가 오는 것도 아니고 ‘편집자와 나만 보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까지 들었었다고 하셨는데 웹툰으로 넘어오면서 댓글이라는 것이 달리다 보니까 내 만화를 보는 사람들이 여기 존재하고 있는 거죠. 댓글에. 그게 사실 작가들한테는 ‘내 만화를 누가 보고 있나’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길 원하고, 그런것들이 굉장한 응원이 되다보니까 그런 시스템에 있어서는 분명한 장점이긴 하지만, 사실 그게 좋은 리플도 있을테고 악플도 있을테도 정확하게 내 만화의 단점을 꼬집어서 정확하게 분석하는 리플도 있을테고. 그런 것들이 다 상호작용을 해주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악플이나 좀 작가의 정신에 해가되는 뭔가 리플들을 봤을 때는 아무래도 연재 시기와 겹치다 보니까 연재 패턴에 조금 영향을 줄 순 있죠. 그게 개인차가 있어서 영향을 많이 받으시는 분들은 정말로 연재를 못할 정도의 흔히 말하는 멘탈붕괴가 오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익숙해진 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 연재하시는 분들은 그 리플에 상당한 충격을 받으시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진 분들은 나름 초연한 상태에서 연재를 하시거나 아니면 아예 안 보시거나. 아니면 다 꼼꼼히 체크하시거나. 여러 가지 케이스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리플은 사실 여기 질문해주신 것에서 쌍방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사실 쌍방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제 만화를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긴 하지만 제가 또 거기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것은 아니잖아요. 서로가 정해진 위치에서 그냥 자신들의 의견을 내는 것, 그래서 리플이 쌍방향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지 않을까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질문(자막) : 작화 작품진행의 노하우와 작화 진행 시 신경 쓰는 부분은? (08:01)
답변
글쎄 노하우는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그리는게 노하우라면 노하우겠지만, 모든 작가분들이 그러실 거라 생각하고, 주안점을 두는 것은 캐릭터의 일관성, 같은 캐릭터가 여러 각도에서 그려질 텐데, 그게 같은 사람으로 머리모양으로 이런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형태가 같은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게 그리는 것에 주안점을 많이 두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배경과의 어울림, 배경도 하나의 캐릭터처럼 다룰 수 있는. 예전에 강도화 작가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배경도 하나의 캐릭터다’ 그 말에 공감을 많이 하는데 그래서 배경 하나도 감정을 실을 수 있고, 풍경을 어떻게 묘사하냐에 따라서 만화의 많이 달라지다보니까 캐릭터이 일관성과 배경에 감정을 싣는 그런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질문(자막) : 만화 지망생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작품은? (08:57)
답변
다들 많이들 공감하실 텐데 저는 ‘아키다’라는 작품을 보면서 예전에 정식으로 발매되기 전에 해적판으로 보면서 ‘굉장한 만화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작가님이 하신 말씀 중에 저한테도 아직 유효한 것이 무엇이냐면 ‘만화 연출이냐는 것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얼마나 적은 컷으로 이야기 하느냐다’ 그러니까 만화라는 것을 경제적으로 연출해서 많은 이야기를 사실은 열컷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두컷에 한다면 그것만큼 효율적인 것은 없고 사실 그 효율적인 것을 위해서 실험을 해야 되고 아이디어가 들어가고 그런 과정이 ‘아카다’라는 책에 여실히 들어가 있거든요.
특히나 액션 연출에 있어서는 여전히 현존하는 만화가들중에 최고라고 생각하고요. 그 명제처럼 무수한 많은 이야기를 경제적인 컷 안에 넣을 수 있는 연출을 배울 수 있는 만화는 여전히 ‘아키라’. 그래서 모든 만화가들의 교과서처럼 생각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 같애요.
질문(자막) : 선배로서 예비 만화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는? (10:05)
답변
경험이라는 것이 사실은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데서 오기보다 무엇인가를 끝냈을 때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구나 시작은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완성했을 때 그 경험치라는 것이 생기고 그게 점점 쌓일 수 있을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준비하시는 과정 중에 습작을 많이 하실 텐데 그 습작들을, 예를들면 열페이에 완성해야 할 원고를 처음에 한 두페이지만 하고 끝낼게 아니라 열페이지를 다 완성해서 그것이 딴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하던 마음에 들지 않던 간에 어떻게든 끝 마무리를 지으면 그것이 자신의 경험치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뭐든 시작했으면 마무리를 지어서 그것이 자신에게 경험치가 될 수 있는 그런 습작의 단계를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자막) : 현업 만화가로서 자신의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10:56)
답변
제가 아까 대학교 전공 관련된 학과에서의 장단점을 말씀드렸을때도 비슷한 맥락인데 너무 만화를 좋아하고, 사실 만화가들 대부분이 좋아하던 취미가 직업이 된 경우잖아요. 그러다보니까 거기에만 너무 빠져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정치, 사회 문제라든가 역사, 아니면 신화나 이런 만화 이외의 공부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작가생활을 오래하기 위해서도 다방면의 공부, 역사 관련된 것이나 이야기라는 게 어쨌든 원형이 신화쪽에 있다 보니까 신화와 관련된 것들, 그런 것들의 공부를 좀 이제 체계적으로 해볼까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정치, 사회에 있어서는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어야 현실과 호흡할 수 있는 만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분야에 대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