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작 : (2006)101번째 프로포즈. (2007)쩐의 전쟁. (2008)바람의 화원. (2011)뿌리 깊은 나무
반갑습니다, 장태유 PD입니다. 저도 일을 하면서 이렇게 뵙게 된 것은 처음입니다. 정말 영광이고요. 드라마를 너무 감동적으로 봐서 물어볼 것들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얘기하고 싶은 게 많을 것 같이요. 워낙 촬영이 바쁜 게 드라마 현장이라 잠을 못 주무시면서 작업 하셨을 텐데 요즘 쉬고는 계세요?
드라마 끝나고 나면 이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아무생각도 안 해도 되는 시기가 한 번 씩 오거든요 일 년에 한번 씩, 한 달이나 두 달 정도는 내려놓는 시간을 갖습니다.
질문 : 장태유 PD에게 뿌리깊은 나무란?
아무래도 작업이 끝났을 때 좀 쉬면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시는 것 같은데 지금 되돌아보면 뿌리 깊은 나무는 어떤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작품을 연출자로서 또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떨어져서 나를 보면요,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작품 이었던 것 같아요. 카지노 간다고 좋은 패가 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느낌이 있어요. 한 장 한 장 떨어질 때마다 맞추기 힘든 그런 패가 나온 느낌.
워낙 뿌리 깊은 나무는 만들기 전부터 하게 되었던 작품이고 SBS방송사에서도 거대한 프로젝트였는데...기존의 사극과는 달랐던 것 같아요. 문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이전 사극에서 볼 수 없었고 이것을 어떻게 끌고 갈지 사람들이 궁금해 했는데 처음에 시놉시스를 보고 어떤 느낌이었나요?
바람의 화원 후 사극을 안 하려고 했어요. 워낙 자신 없는 분야기도 하고, 사극은 많은 지식을 요구하거든요. 근데 원작소설을 보니까 상당히 참신한 시각을 가지고, 짧은 시간을 다루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깊이 있는 지식 없이 이 사건과 스토리를 갖고 다루면 해낼 수 있겠다 싶은 마음도 들고 일단 재미있게 봤어요. 한글 창제 이야기를 미스테리 스릴러 같이 풀어낸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고요. 이정명 작가님은 재능이 있으신 것 같아요.
한편으로 보통 사극은 액션이나 멜로가 '뿌리깊은 나무'보다 많이 들어 있는 거 같아요. 물론 '뿌리깊은 나무'도 액션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중간 중간 고수대결이 나오는 정도고 사극에서 분량을 위한 장면이 굉장히 없고, 토론이나 지식에 대한 것이 주가 되는 것이 대본에 많은데 연출에 대한 고민은 없었는지,
원래 원작이나 시놉시스를 보면 그런 게 나오지 않아요. 10분짜리 장면이 나올 거라오 아무도 상상 못했죠, 하다 보니까 그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사람들이 들어주니까 작가님이 쓰신 것 같아요. 시청률이 떨어지거나 했으면 안 썼겠죠, 근데 이번 작품은 특이하게 소재가 주제와 묘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었어요., 뒤늦게 대본 나오고 안거죠 . 중반 부 쯤에. 초반에는 긴 씬이라 해보자해서 송중기씨가 한 부분.
한석규씨와 윤제문씨가 했던 토론이나 곳곳에 토론장면이 많이 배치가 되었는데, 사실 아시겠지만 드라마에서 제일 재미없는 게 앉아서 대화하는 거거든요, 근데 뿌리 깊은 나무는 그런 장면이 화제가 되었던 장면인 것 같아요.
편집 촬영 면에서 이걸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느냐, 연출자로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대본에서 점점 분량이 늘었다면 이걸 어떻게 끌고 가야할까 편집에서 다른 사극과 다른 부분이 있었을 것 같거든요, 어떠셨어요.
(자막)
뿌리 깊은 나무의 연출전략
일반적으로 겪어보지 못한 토론 씬들이 많았어요. 왜냐면 세종대왕은 백성을 위해 한ㅇ글을 만든다는 분명한 명분이 있잖아요, 근데 정기준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명분이 약한거예요. 옛날 최만리 같은 사람이 반대를 했겠지만 이 사건의 주동자라고 할 수는 없고, 소설도 그렇지 않아요. 최만리의 음모처럼 보이지만 딴 사람이었다, 그리고 심종수가 범인인데 그것도 작게 보였고, 결론적으로 사대부 전체의 반대로 한글 창제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고, 그것을 드라마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뿌리 깊은 나무의 인물 구성인데, 아무리 그래도 요즘 사람들이 봤을 때 이해가 안돼서 그때 분위기를 반영해도 안 되는 부분이라 그러다 보니 내가 항상 작가에게 부탁했던 게, 정기준의 정당성 부족하다, 그래서 정당성 강화가 필요하다, 라는 이야기에서 토론 씬이 나오는 거 에요.
그렇다고 정기준이 이도를 이겨버리면 말이 안 되잖아요. 이도는 이도대로 논리가 있어야 하니까 서로 논리 게임을 하는 거 에요 100본 토론처럼 되는 거죠. 한 두마디로 끝나지 않는 씬이 되는 거 에요.
아무래도 토론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캐릭터의 입장을 얘기하면서 캐릭터들이 깊어지는 부분이 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이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고, 또 정치인 특히 엘리트라 불리는 사람들은 정기준을 지지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정도까지 인물들이 명분을 만들어 주는 작품이 흔치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명장면으로 꼽는 이도와 정기준의 토론장면은 정말 대화로 드라마에 중요한 부분이 이루어지는데, 그 장면은 정적이면서도 편집이네 마지막에 서로 무사들이 인질을 잡는 부분에서 풀어가는 방식을 연출하려면 굉장히 복잡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정륜암이라는 장소도 그렇고... 그 장면에서의 제작과정을 얘기해 주신다면.
그렇게 긴 씬은 아무 애정을 갖고 봐도 힘들어요. 시청자들은 어떻겠어요. 딴청하기가 훨씬 쉽죠. 주의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를 구사했는데, 첫 번째 연출전략으로 장소를 이색적인 장소로 골랐어요. 경치보는 맛이라도 좀 있게. 분위기 있는 장소에 들이 있으면 중요한 얘기를 하러 온 것 같잖아요, 그리고 두 번째로 연출전략으로 여러 컷을 찍어서 앵글을 다각화 시켰어요. 그렇지 않으면 참고보기 힘들거든요. 사이즈 변화도 많이 줬죠. 중요한 얘기를 할 때는 좀 더 사이즈의 변화를 주었죠, 사이즈를 세분화 시킨 거 에요. 제 나름대로. 사람마다 사이즈가 있거든요. 눈으로 들어가거나 입으로 들어가거나. 문제는 빠져 나오는 거였어요. 어디에서 사이즈를 빠져 나와야 되느냐가 고민 이더라구요, 그래서 배우들이랑 약속을 해요, 얼마나 더 찍을 거냐, 배우들이 물어봐요. 여기서 이만큼 더 찍을 거다. 배우들이 그럼 계산을 하고 연기를 하더라고요. 잘못하면 튀니까. 그리고 세 번째로 음악에 신경을 썼어요. 장면이 길어서 음악을 쭉 깔 수가 없어요. 웬만한 배경음악으로는 덮이지가 않아요. 분명이 음악을 넣다 빼야 되는데 어디어 어떻게 할지 음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주의 깊게 보신 분들은 알텐데, '뿌리깊은 나무'의 음악은 일반 음악이랑 달라요, 이도 쪽과 정기준 쪽이 분리되어 있어요. 멜로와 멜로 아닌 게 분리돼 있고. 약간 영화적인 느낌을 주기위해 변주를 많이 쓰고, 메인 테마를 변주를 주는 거죠. 그럼 익숙한 느낌인데 다르게 들리는 거죠. 그리고 곡을 들으면 청음과 끝을 들으면 같은 곡인가 싶을 정도로 그런 곡들을 많이 만들어 놨어요. 처음에. 그리고 자연의 소리 같은 게 음악처럼 들리게 하고. 그런 소리가 중요한 드라마라고 생각했거든요.
소리를 말로 표현해서 글자로 만드는 거기 때문에 말은 작가가 쓰지만 소리는 현장이고 효과음이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의 시각화를 보여주기 위해서 음악도 약간 그렇게 만들자고 했어요. 마치 난타 공연처럼, 어거스트 러쉬를 보면 도시의 소음을 음악으로 듣잖아요. 그런 느낌을 보여주려고 반촌이 처음 등장할 때 약간 음악처럼 들리게 했어요. 놀라는 거죠.
그런 것들을 구체화 시킨 거고, 시각적으로. 무의식적으로 그런 것을 건드리려 애르를 썼고 작가가 또 요구를 많이 했어요. 작곡을 세 번이나 했어요. 제가 느끼기에도 정제되고 정규적인 리듬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반촌, 밀본, 궁에서의 음악이 배경마다 정말 소리부터 비쥬얼이 하나로 설명되지 않았나. 어떻게 보면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연출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그런 부분들에서는 지금 보시는 분들이라도 다시 보시면 새로운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만약 창작을 할 생각이 있다면 이런 디테일한 부분을 현장에서 작업하는 부분이 얼마나 신경을 쓰는 지 알 수 있을 것 같구요, 근데 정륜암 같은 공간은 말하신 것처럼 재미있는 공간이라고 하셨잖아요, 장소 헌팅, 이런게 어려웠을 텐데요.
(자막)
'뿌리깊은 나무' 정륜암에서 역사를 쓰다
대본에 정륜암이라고 나오고, 평평한 바위면 됨 이렇게 써있 어요. 거기가 원래 밀본들 앞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부분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걸 찾아서 헤맸죠. 근데 높은 산위에 있거나 냇가에 있는데 산은 올라갈 수 없고, 냇가는 너무 낮아서. 그래서 정말 천운으로 저희가 등산 길에 있는 흔들바위 같은 큰 바위를 찾았어요. 그런 돌이 있더라구요. 근데 그 주변이 숲 속이어서 여건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그 일대를 허락받아서 벌초를 한 거 에요. 선비들이 설 만큼의 공간을 초토화 시킨거죠 한마디로. 정말 이런얘기 하면 안 되는데. 그리고 그 장소가 작가가 보기에 좋은지 또 쓰셨더라고요. 나중에는 서로 목에 칼을 겨누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이 100페이지가 나온 거 에요. 저도 입이 벌어졌어요. 다들 기절했죠. 중간 중간 다른 씬이 들어가서 여러 씬 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 씬이었어요. 그래서 그걸 3일에 걸쳐 찍었어요. 이틀 동안 대화하는거 찍고 하루동안 액션 찍고 그랬어요. 나중에는 , 대화하는데 상대방 어깨를 걸고 상대방 바스트를 찍는 것을 오버 숄더 샷이라 하는데, 저는 오버 숄더 샷을 좋아하거든요. 근데 나중에는 그게 안 되더라구요. 현장감도 좋은데 계속 해는 덜어지고 더블액션 다 튀고 정말 편집이 안 되는 거 에요. 너무 길어서 어디서부터 자시 가야 할지 모르고, 스크립터가 기록을 못하고 촬영감독 졸고 밤새도록 같은 자리에 앉아서 찍은걸 또 찍는 느낌이 드는 거 에요. 셋팅이 별로 안 바뀌니까 배우도 스텝도 정말 힘들었어요. 그때는 카메라를 두 대 썼어요.
그런 거를 다각도로 찍는다고 두 번 찍으면 다음부터 그 사람이랑 일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편집이 안 돼요. 얼굴색도 변하고 연기도 틀려져서 연결이 안돼요. 그래서 두 대로 찍는 게 좋아요. 그런데도 3일이 걸려요. 왜 그러냐면 100페이지를 어떻게 다 외우겠어요. 장감독 좀 잘라줄 거지, 해서가요. 그럼 맞은 편 사람은 뭐해요. 맞은 편 사람이 이사람 찍는 만큼 대사를 해주는 거 에요. 근데 한석규씨나 윤제문씨 같은 경우 영화 쪽에서 오신 분들이라 언제나 열과 성의를 다해요. 성의껏 해야 리액션이 똑같이 나온다는걸 알기 때문에 상대방 쪽 찍을 때도 자기 쪽 찍을 때도 목청이 터지게 하니까 자기 쪽을 먼저 찍고 싶어 해요. 근데 현장에는 장유유서가 있어서 장혁씨가 손해를 많이 봤어요. 어떤 때는 나이가 어려서, 여자라서. 그래서 맨날 맨 끝에 촬영을 해서 목소리가 안나오거나, 눈물이 마르는 경우도 봤어요.
이도 죽이러 왔다가 못 죽이고 가는 장면을 보면 호기롭게 들어올 때와 이도 앞에서 대화할 때의 얼굴색이 많이 달라요, 왜냐면 둘이 있으면 이도 쪽을 먼저 찍어요. 선배니까. 장혁씨는 최선을 다해 울고 그러니까 얼굴이 다 망가지는 거 에요. 분장으로 해결이 안돼요. 저도 안타깝더라구요. 그런 현장에서 시청자들이 상상 못하는 과정인데 현장에서 3일 연속 촬영할 때 배우나 제작진이나 일도 그런 일이 없겠다 싶네요.
(자막)
'뿌리깊은 나무'
상상그 이상의 제작과정
좀 얼굴이 두꺼워야죠. 모른 척, 못 들은 척 힘든 척, 약 먹는 모습을 보여줘요. 아침, 저녁으로 한약 같은 걸 먹고, 힘든 표정 짓고 있으면 사람들이 말을 안 걸어요.
예전에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 그런 얘기가 있거든요. 잘나가는 연출가가 조연출때 얘기를 하면서 내용상 꽃밭이 필요한데 꽃이 없는 계절이었는데 꽃을 심었던 시절을 이야기 하더라구요. 꽃 심는 건 기본이죠. 뿌리 깊은 나무에서도 엔딩에 꽃 심었잖아요. 봄인 것처럼 하려고. 그런 건 그냥 가슴 아프지 않게 시킬 수 있는 일이에요.
연출 중 가장 힘들지 않았나 하는 게 공간마다 음악을 다르게 했다고 하셨잖아요. 궁이 나왔을 때, 반촌이 등장했을 때의 분위기를 시청자들도 느끼지 않았을까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다른 공간을 갖고 이야기들이 한회, 한 회 하나로 편집되는 것이 있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 드라마로 보는 건 궁. 반촌 이지만 대본후반에는 대본이 몇 회 뒤에 나오는데 그런 상황에서 감독님 한분이 모든 제작현장을 컨트롤 못하잖아요. 여러 촬영 팀이 찍은 걸 편집 하고 직접 가지 않은 현장도 컨트롤 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제작진들 사이에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지, 중요한 게 뭔지 궁금합니다.
공동 연출이라는 타이틀로 두 세 팀이 돌아요, 우리는 예외는 아니었어요. 12회부터 본격적으로 두 팀이 돌았는데 신경수 감독이 연출을 했고. 제가 주로 이도 쪽을 맡아서 했어요. 궁 세트 오픈세트 경복궁 수원화성 등은 주로 제가 찍고 신경수 감독은 반촌 들로 산으로 뛰어 다니는 강채윤 장면을 주로 찍었죠. 그리고 대본이 나오면 조율을 하는 거 에요. 특별히 내가 이렇게 해줬으면 하는 걸 얘기하고 다른 팀에서도 연락이 와요. 현장 상황이 안돼서 어떻게 하냐고... 아니면 작가는 그냥 썼는데 강채윤이나 연기자가 막걸리를 마신다거나 하면 그런 부분은 공동으로 협의 하에 하는 거 에요. 편집은 제가하지만, 편집실에서 하는 경우도 많아요., 중반부까지는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제가 삭제한 부분도 있었어요. 그때 배우와 약간 마찰이 있었던 경우도 있고 작가와 마찰이 있었던 경우도. 저는 끊임없이 편집 본을 작가에게 보냈어요. 저는 작가를 안보니까.. 전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 심종수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나타나는 장면이 있어요. 성삼문을 죽이라고 지시하는 부분. 대본을 보면 얼굴이 안보이고 부채만 보인다, 이렇게 나와요. 그래서 심종수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도담댁한테 지령을 내린 장면을 찍고 근데 편집 본을 작가에게 보냈는데 다시 찍어야 된대요. 심종수와 도담댁은 서로 아는 사이인데 왜 얼굴을 가리냐는 거 에요. 그래서 지문에 그렇다 하니 자세히 보라고 하는 거 에요. 부채를 든 손만 보인다. 얼굴을 찍지 말라는 거였어요. 시청자들에게만 안보이면 되는 거지 두 사람이 얼굴가리는 사이인건 이상하다. 다시 찍었어요. 처음에 작가의도를 못 읽어서 다시 찍은 게 꽤 많아요.
보통 드라마 감독을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현장이냐 촬영이나 편집에 대한 통솔권을 가진 사람으로 이해하는데 요즘처럼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조율이라는 역할이 커지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저는 완전히 조종하는 식의 연출자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에서는. 작가의 요구를 현장에서 최대한 받아들이고 구현하려고 하면서 배우의 요구를 작가에게 전달하고 주고받는 축에 있었어요.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대본이 맘에 안들 수 있어요 이도도 그랬고 강채윤도 그랬구. 작가도 마찬가지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죠. 최대한 조율을 해가는 과정에 있어요. 많은 분들이 tv를 볼 때는 결과가 나온 것만 판단하지만 드라마 온에어나 그들이 사는세상을 보면 현실에서는 드라마 온에어처럼 소리치는 경우가 안 많지만 드라마나 작가나 배우의 것이 아니라 특히 이렇게 규모가 큰 작품일수록 함께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감독님이 큰 작품을 끌고 갈 때 조율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셨을 수밖에 없고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었을 텐데 감독님이 생각할 때 이 작품에서 리더십이라는 부분에서 작품을 어떻게 끌고 가셨다고 보세요.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는 게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경청하는 리더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작가와 너무나 표현하고 싶은 배우들이 많아서 끝까지 들어주는 거죠. 쉬은 일은 아니더라구요. 듣다보면 답이 있고 작품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니까요. 많은 부분을 묻어갔다고 해야 되나요. 제가 작가도 연출 마인드가 있고 배우도 연출 마인드가 있어요. 좀 전에 명장면 에서 이도가 죽은 광평대군을 보고 열연하는 장면 있죠. 이것은 철저히 한석규 씨의 장면이에요. 상상도 못했어요. 심지어 저건 신경수 PD가 찍은씬이에요. 제가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 저는 정륜암 장면으로 정신이 없어서 제가 10-20분 거리에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정륜암 씬을 너무 오래 찍어서.. 그때 한석규 씨를 내려 보내면서 이 장면은 한석규씨가 이렇게 찍을 거고 어떤 장면을 보고 그게 정말 슬펐다면서 그렇게 연기를 하고 싶다고 얘기했거든요 . 그걸 참고 찍어줄 사람이 저밖에 없다는 거 에요. 어떻게든 제가 찍으려고 했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어요. 저는 정륜암을 택했고 후배한테 한석규 씨의 요구사항을 커뮤니케이션을 했죠. 그래서 셋팅 준비를 쫙 한 거 에요. 이도만 가면되게. 4시 반에서 5시 반 사이에 찍은 거 에요. 기대도 안했어요. 잘나올지. 저거 편집하면서 제가 울었어요. 제가 찍은 게 아니라 그런지 남의 드라마 보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편집자들도 혼신의 힘을 자해서 편집을 했어요. 자를 데가 없는데 어떻게든 시간을 줄여야 했으니까요. 지금 보면 눈물이 안 나요 오리지널 5분짜리를 봐서...그것만 봐도 눈물이 나요.
감독님 지금 말씀하시면서도 상념에 젖은 것 같은데.. 드라마 한편을 만들어 나가는 것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라는 말 밖에 드릴수가 없는 것 같아요. 요즘 드라마 제작현장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왜 만들어졌는가도 감독님이 말씀에 주시고. 회원 분들의 인터넷 상 질문을 받았거든요. 굉장히 다른 각도에서 몇 개 감독님께 여쭤 보겠습니다.
(자막)
장태유 PD그에게 묻다
질문 :장미리 회원의 질문인데요 역사 인물중 가장 매력적이고 작품을 해보고 싶은 인물이 있으신지 혹은 발굴 되어지지 않은 인물 중 누군가가 있는지.
사극을 잘 하는 사람도 아니구요, 사실 생각을 안 해봤어요. 떠오르는 인물은 고선지장군이라고 있죠. 호주에서 제가들은 얘긴데 세계사에 나오는 우리나라 사람 중 한명이에요. 이때 정복했던 땅이 어마어마했다 하더라구요. 이거 봐 무식이 드러나잖아요.
사극을 잘 못 찍는다, 어렵다, 하시는데 바람의 화원 뿌리 깊은 나무는 비쥬얼적인 부분부터 새로운 작품들이라고들 하거든요. 바람의 화원도 미술을 소재로 하면서 미술을 응용한 비주얼이 독특하다 하는데 본인이 사극에 대해 어렵다 잘 모른다 하기 때문에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소가 뒤로 갔다가 쥐를 잡았다고 해서 쥐를잡는데 소를 쓰진 않잖아요. 저는 드라마로 그 스토리가 좋았기 때문에 뿌리 깊은 나무를 적극적으로 만들었고 바람의 화원은 그림이라는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거지 사극이라서 열심히 한 게 아니에요. 저는 화가의 머릿속이 어떻게 심상을 구체화 시키는지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조선시대 풍속이 아니라. 그걸 작가님이 기가 막힌 사연으로 엮어내는 거죠, 그런 걸 핵심 아이디어라고 한다면 그게 없이는 안했겠죠. 세종대왕에 대한 엄청난 관심으로 만든 건 아니에요. 작가는 정치적인 작품으로까지 이끌었죠. 그래서 화재가 되었겠죠. 올해 선거가 있으니 이걸 해야지 이렇게 기획을 했다면 잘 됐을지 모르겠어요. 이건 여러 가지가 맞아야 되는 거지 개인이 이렇게 저렇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면 시의성이나 이런 것보다 사람들의 머릿속 이 사람이 왜 그랬는가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단 건가요.
그렇죠. 사극을 잘 한다는 건 역사의식이 투철하고 역사에 대한 맥을 꽤 뚫고 내가 연산군을 한다면 왜 이 사람이 이렇게 되었는데 다른 시각을 갖고 있어야지 않겠어요. 테종에 대한 것을 누가 용을 밭톱을 보았나,로 다시 한다면 다른 걸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구요. 그게 없이 사극을 한다면 망하는 거죠.
질문 :픽션을 주로 만들 이유와 주안을 두는 부분은?
이 질문하고 연결되는 것 같은데요. 김태진 회원님의 질문입니다. 픽션을 주로 만드시게 된 이유와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픽션을 주로 하게 된 것은 사실 드라마라는 것은 가짜잖아요. 글도 가짜고 연기도 가짜죠. 그게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게 연출이고. 근데 진짜만큼 힘이 있는 게 없거든요. 진정성이 그래서 중요 한 건데. 진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오는 스포츠 드라마나 다큐 이런 것은 진실성만으로 힘을 갖고 감동을 주거든요. 근데 지어낸 이야기가 감동을 주기는 힘들어요. 가짜 라는게 보여서. 그리고 웬만한 지어낸 이야기 구성안들이 많이 까발려져서. 사실 우리나라처럼 드라마 많이 만드는 곳이 별로 없잖아요. 사실에서 가져오는 게 가장 좋아요 .뭐든지. 이젠 방법이 없어요, 제일 좋은 방법은 3사가 합의하고 드라마 편수를 줄이는 거죠. 그런데 무한경쟁 속에서 그럴 수 없으니 계속 ㅂ만들어야 한다면 사실에서 가져오는 거고 기가 막히게 픽션이랑 조합을 시킨 원작을 본 거죠. 수많은 픽션이나 아이디어가 있을 텐데 그 중 두 개를 보고 주로 라는 말을 쓰는 건 과한 표현이 아닌가 싶어요.
지금 말씀하신 부분이 창작자로서 창조를 꿈꾸시는 분들에게 중요한 발언이 아닌가 싶고요. 만드시는 방향성이 사극이어서가 아니라 보다 흥미로운 사람이나 이야기라면 흥미를 둔 사람이나 소재가 있으신가요?
저는 우리나라 흔하지 않은 장르를 많이 만들어 보고 싶어요. SF이런거 있죠. 이런 시리즈물이나 생활 시트콤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진짜 같은 거 오피스처럼. 왜 그런 거 안만드는 지 모르겠어요. 만들면 잘 될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한 두명 만 만들잖아요. 안 되는 사람은 해도 안 되고 안하고. 그러니까 혼자 하는 거 에요. 그러니까 발전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좋은 분야이고 예능 프로그램 이상의 효자상품이 될 수 있는데 제가 개척하고 싶은 거죠. SF도 마찬가지. 자꾸 해야 특수 분장 이런 게 생겨내고 로봇 공학이 발전해야 SF가 발전 할 수 잇 미니어처 기술도 필요해야 생기는 거 에요. 우리나라에 그런 사람 없는 게 아니고 안 필요로 하니까 안 만드는 거 에요. 왜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질문 :컨텐츠 기획자가 되려고 노력중인 청년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조흥신 회원님이 질문했습니다. 콘텐츠 기획자가 되려고 노력중인 청년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여기 계신 분들이 주로 그런 분들이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컨텐츠 기획자라면 일단 기존의 컨텐츠에 뭐가 있는지 봐야겠죠. 기본적인 얘긴데, 영화든 드라마든 뉴스든 꾸준히 보면서 요즘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이 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외국 것도 봐야 해요.재미 없어도. 왜냐면 유사하면 문제가 생기고 유사하지 않으면 경쟁력이거든요. 미국 것도 봐야하는데 왜냐면 K POP이 물꼬를 텄는데 미국. 유럽시장도 나갈 것 가아요. 미국에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고 드라마도 시간문제라 봐요. 뭐든 나가고 있으니 추세도 봐야하고 현재 상태에서 차별화되는 점을 찾아 예측을 하려면 황당한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중국이 달라지고 있잖아요. 근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문을 닫고 있기도 해요 일본도 그렇고. 그렇게 대단한 산업적 위치를 차지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산업을 이끌어가는 원천 동력이 약한 것 아니겠어요. 핸드폰을 만들었는데 왜 만들겠어요. 시장이 있으니 만드는 거 에요. 콘텐츠도 시장이 없으면 만들 필요가 없어요. 현재 해외 판권이 전체 매출의 1/10도 안 돼요. 누가 그 시장에 특화된 상품을 만들겠어요. 그러니까 국제성, 경쟁력이 없어요. 우연히 던진 게 꽂히길 바라는 거죠. 이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작년에 재작년이군요. 미국에 살아봤는데 미국도 콘텐츠 시장이 포화되어서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 헤매고 있어요. 미국 사람이 우리 드라마를 보더라구요. FPX TV이런데 보면 국장들을 만났는데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있어요. 그런데 제가 제 작품을 갖다 줬더니 여러 문제점을 지적 하더라구요. 얼마 전 아이리스 정태원 대표도 왔다 갔다면서. 우리는 보따리 장사처럼 일하고 있어요, 콘텐츠 진흥원 같은 곳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지금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하니까 안 터지는 겁니다. 제가 로또로 돈 벌겠다고 생각 해 보세요. 제가 직업이 나쁘지 않은데 로또로 인생 역전한다고 해보세요. 그럼 로또가 맞죠. 미국에 아시에 콘텐츠가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 20%있어요. 미국 인구 0%가 히스페닉이고, 미국 채널 20%히스패닉어로 방송해요. 그중에서 또 일부가 중국어 일본이 이렇게 되어있는데 우리나라가 막 적정 시간대를 사서 들어가거나 CJ같은 대기업에서 하나의 채널을 사서 들어가고 있어요, CGV가 들어간 것도 얼마 안됐죠. 내가 있던 2010년도에 LA에서 문을 열었으니까. 미국의 극장을. 인구 분포가 바뀐다는 건요. 시청자의 시청패턴이 바뀌는 거 에요. 왜 미국이 저물어가는 해고 중국이 뜨는 해고.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래도 한 50년은 가지 않겠어요. 그걸 누가 이어받겠어요. 중국이 이어받는다 해도 미국이 갑자기 브라질같이 되겠냐고요. 왜냐면 미국은 그냥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은 나라가 아니라 마켓이에요. 슈퍼마켓이죠. 거대한 시장. 인종의 전 시장이고 다들 돈 벌러 왔어요. 전 세계에서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자기직업을 갖고 사는 사람이 전 인구 절반도 안돼요. 특히 제가 있었던 LA는 뭐 나보다 더 늦게 온 사람들이 많아요. 호주에서 온 세 달도 안 된 사람한테 미국 생활에 대해 가르치고. 무슨 말이냐면 그 정도로 사람들이 박람회장 같은 분위기가 있어요. 배낭여행족도 있고 돈 벌러 왔다 가는 사람도 있고.
블루 컬러 히스페닉 인구가 많아지면서 영어만큼 스페인어도 많이 쓰고 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컨텐츠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굉장히 동양적인 컨텐츠를 이해하고 원하는 층들이 나타난 거 에요. 남미사람들은 동양인들이랑 정서가 비슷해요 결혼해서 시어머니 눈치보고 시집살이도 해요. 가족적인 정서가 있어요. 위기의 주부들 보면 스페인 주부 가브리엘 나오잖아요. 시어머니 눈치보고 그래요. 그래서 우리나라 드라마를 본다니까요 그 사람들은. 근데 그대로는 안보죠 피부색이 다르니까 그래서 리메이크 하구요. 굉장히 비슷한 구조가 많아요. 남미 드라마 막장은 우리나라보다 더해요. 비슷한 코드가 있기 때문에 수출도 하고 리메이크도 하고 주고받는 구조가 많아요. 우리가 미국1/5를 잠식한다, 생각해보세요. 빅5에 들어가는 거죠. 그런 마인드로 접근을 하면 그쪽에 원작을 주거나 리메이크 아이디어를 주거나 여러 가지로 비즈니스 구상을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히트했다고 버리면 안돼요. 다른 나라에서는 본적 없는 거니까. 그런 게 많으니까 다시 만들고.. 다시 만들고..미국사람들은 철저히 비즈니스 적이라 영화 과 수업을 많이 들었는데 돈이 되지 않는 아이디어에 길게 얘기 안 해요. 그들만의 욕먹을 태도이기도 하면서 배우점이죠. 정직하잖아요. 사업 쪽으로만 보자구요. 미국 드라마 그렇게 많은데 같은 주인공이 별로 없어요. 왜 그럴까요. 이걸 알면 답을 찾을 수 있어요. 목표를 찾을 수 있어요.한 작품으로 녹아나기 때문이에요 잘되면 시즌2-7까지 가요. 에드윈 정이라는 한국계 프로듀서를 만났는데 시즌7까지 안가면 성공했다고 안 봐요. 시즌5까지 가면 중박 시즌 1-3면 망한 거 에요. 시즌 7까지 갔다고 해봐요. 개인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수 천 만불을 벌기 때문에. 누가 뼈빠지게 또 촬영하겠어요. 말리부 해변에 누워서 인생을 즐기는 거죠. 그런 사람들이 자선사업도 하고. 하나에 목숨 걸어요. 콘텐츠를 만들 때 목숨거세요. 잘되면 시즌2-7을 만드세요. 잘되면 조지 루카스 되는 거고 안되면.. 안된 경우는 못 본 것 같아요.
조금 다른 얘긴데 예술 영화로 유명하신 감독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해요. 자기목표는 자신에게 돈을 투자한 자들에게 손해 보지 않게 하는거다. 나온 결과물로 감동을 주고 감성을 건드리지만 만드는 과정은 시장적인 부분을 철저히 파고들지 않으면 만들고 싶은 것 못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저희도 기사를 쓰면서 시장을 분석하라는 얘기를 하는데, 시장분석 없이 만들고 싶다거나 자기 딴에는 사람들이 봐주겠지 하는 것은 로또의 확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이런 저런 갈등도 있을 것이고 어려운 부분드링 있을텐데 어떤 마음으로 해결을 하는지.
서신애 회원님이 이런 질문을 주셨는데요.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이런 저런 갈등도 있을 것이고 어려운 부분들이 있을텐데 어떤 마음으로 해결을 하는지.
연출자 지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말씀 드리자면, 작가, 배우, 제작자와의 문제, 방송국에 있다면 방송국과의 관계 이런 거겠죠. 기본적으로 스텝들은 마음이 안 맞으면 같이 일 안할 수 있어요, 근데 작가는 쉽게 못 바꿔요. 내가 작품을 하기 위해 들어왔는데 글을 쓴 기획한 작가를 어떻게 바꿔요, 내가 보기에 이 길로 가면 좋겠다 싶어도 작가가 이 길로 가고 싶다면 작가 말을 따라줘야 해요. 그걸 배웠어요. 옛날에는 억지로 끌고 갈려고 했어요. 싸우기도 하고 그랬는데 결과가 같이 망하게 되더라구요. 애를 쓰면 애를 쓴 만큼 망해요 돈을 더 쓰니까. 배우도 마찬가지에요 작가랑 합의를 봐서 대본이 좋게 나왔는데 우리는 분명 연기 이렇게 할 줄 알고 썼거든요 합의해서. 그런데 배우가 이렇게 돌아가고 싶어 해요. 그때는 배우 말을 들어주세요. 왜냐면 배우 뜻대로 해줌으로써 내가 진짜로 원하는 순간에 제 말을 들어줘요. 서로 윈윈 해야 해요. A부터Z까지 제 맘대로 못해요. 배우가 90번 맘대로 하고 내가 10번 맘대로 할 수 있어도 들어주는 게 좋아요 핵심적인 것 놓치지 않으면 돼요 . 정기준이 이기고 싶은 거야. 이야기를 그렇게 바꿀 수 없잖아. 그런 것만 안 놓치면 돼요. 저 때문에만 촬영이 늦어지는 건 아니었어요. 배우들이 다시 찍고 싶어 해요. 뿌리 깊은 나무는 가수 마스터 테잎처럼 찍었어요. 제가 NG내서 다시 찍은 것도 있지만 배우들이 다시 연기하고 싶어해요. 이대로 방송나가면 안 된다. 좀 전에 찍은 거랑 다르다. 어제 찍은 거랑 다르다, 까먹었다등...여러 이유로 수도 없이 찍었어요, 엄청난 편집이 들어갔죠, 이렇게 편집이 어려운 드라마는 처음이었어요, 깜??? 놀랄만한 재밌는 진실이 많이 있었어요.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한편의 드라마 연출이 세상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에서도 상생이다 공생이다 하는데 감독님처럼만 해도 해결되지 않을까, 윈윈이라는거 자체가 보기엔 이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예를 듣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정해진 질문은 여기까지인 것 같고요 계신 분들에게 질문을 듣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뿌리깊은 나무'에 임금이 욕쟁이로 그려졌는데 그로인해 권위적인 모습을 못 나타냈다는 아쉬움은 없는지요.
그게 아쉬운 게 아니라 의도였어요. 그니까 기존 사극은 임금을 권위자로 묘사하는데 우리는 인간으로 묘사하고 싶어서 자막도 세종이라고 잘 안 넣고 이름도 이도라 했어요.
질문 : '뿌리깊은 나무'는 작가가 공동 작가였잖아요. 이 경우 장점과 단점이 궁금합니다.
작가를 공동으로 하면요. 제가 구상한 건 아니고요. 두 분이 원래 친했어요. 옛날 대장금 때부터 알았대요. 두분이 같이 하신지 좀 됐더라구요. 선덕여왕도 같이 하셨고.
이건 제가 부연설명 드린다면 김영현, 박상연 작가님은 창작자 집단이라고 할까요. 작가집단을 이끌고 있어요. 그래서 로열 패밀리도 어느정도 작품에 참여하셨고 창작 방향 자체가 바뀌어진 거 아닌가. 그니까 많은 분들이 중지를 모아 여러 사람의 생각을 합쳐서 새로운 방향으로 가는 것 같고, 해외나 특히 영화에서는 일반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작가신가요 그렇다면 작가들의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아까 말한 미국의 예를 들어보면, 프리즌 브레이크 많이 들어본 작품인데 이게 같은 작가가 썼다는 게 믿어지나요. 같은 작가 집단이에요. 5명으로 이루어진. 그중 셋째가 코리아나 어메리칸이었어요. 인터뷰를 하니 그렇게 일한지 꽤 됐다는 거 에요. 만화도 그래요. 심슨이라던가, 다 작가 집단이 있어요. 20년동안 롱런 히트를 하고 있잖아요. 제가 말하는 건 그런 게 필요하다는 거 에요. 다국적으로 글로벌하게 확실한 컨텐츠를 만들려면 혼자서 못합니다. 그냥 한두 작품 히트 할 수는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세 작품이상 히트하기 어렵구요 정말 극소수가 돼야 하는데, 그거 되려고 꿈꾸는 거, 저는 무모하다고 생각해요 시대도 바뀌었구요. 제가 지금 쌀집을 운영한다고 제일제당을 만들 수 없잖아요. 김수현 작가님처럼 될 수 없어요. 시대가 만들어준 것도 있어요, 이제 다음 시대 추세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형태를 갖춰야 해요. 그게 집단 창작제라고 하고, 김영헌, 박상연 작가님이 선구자라고 생각해요.
질문 : 저는 드라마 연출자 지망생입니다. 최근 드라마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프로듀서와 연출자 또한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있어서 프로듀서와 연출자를 선택할 때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요.
장르마다 다른데요. 장르라는 건 예능 교양 드라마 라디오. 그리고 언어의 구분이 필요한데 연출자를 영어로 하면 프로듀서 에요. 실제로 현장에 나가면 감독 조연출은 조감독 프로듀서라고 나온 사람은 제작사에서 나온 라인피디, 돈 관리를 주로 하고 계약을 하고. 막 세분화 돼 있어요. 그것에 대해 내가 알아야 해요.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이 뭔지.
콘텐츠로 돈을 벌고 산업화 시키겠다 하면 제작자 마인드로 하는 거고요, 그런 프로두서도 있죠. 마케팅 프로듀서. 나는 상업예술에서 상업보다 예술 쪽에 관심이 많다고 하면 감독이 되는 거 에요.
질문 : 요즘은 프로덕션에서 이미 기획되어서 방송국 연출가, 피디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기획 단계부터 하고 싶은데 어떤 걸 해야 될까요.
그거 고민 안 해도 돼요. 본인이 원하는 게 있으면 준비해서 하면 돼요. 애매하지만 확실히 정해드릴게요 그냥 본인이 원하는 게 오랫동안 준비해서 글로 썼다가 글을 잘 쓰는 작가에게 맡기거나 본인이 직접 대본을 쓰면 돼요. 본인이 직접 쓴 걸 연출한 피디도 있잖아요. 영화감독 중에서도 홍상수 김기덕 감독 외에는 자기가 쓴 걸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왜냐면 그렇게 하라면 3년 4년에 한 번씩 해야 해요. 그게 산업입니까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은 예술가죠. 3,4년에 한번 씩 월급 받아도 괜찮아요? 산업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내가 기획이 안 돼 있을 때는 연출력만 이용해 좋은 기획을 하는 거 에요. 그러다 내가 갖고 있는 건 기회가 되면 하면 돼요. 하고 싶은 게 없는 게 문제지 하고 싶은 거 못하게 하진 않아요. 내가 원하는 때 하게 되지 않을 뿐이에요. 기회를 만들어야죠. 저도 처음부터 연출한 거 아니에요 조연출, 생활, 예능, 교양, 드라마 다했어요.
이 부분에서는 제가 보충을 하자면 많은 감독 작가얘기를 많이 듣는데 어떤 경우에서는 기획이 앞서는 경우 감독의 의지 배우 중심의 드라마가 있습니다.. 그니까 그거에 대해 이것부터 이것 저것 다 해보고 싶은데 냉정하게 생각하면 본인 영향력이나 능력에 따라 작품마다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자기가 선택하는 거 에요. 인생은 청을 탁할 때도 탁을 택할 때도 기획물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질문 : 우리나라만은 독특한 소재를 반응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화를 만드는 방법은 세 가지예요.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그 저 사장님이 박찬욱, 봉준호 감독 같은 사람 밑에서 10년 동안 영화를 공부해서 인정받고 사람들의지지 속에서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2020년 쯤에 제작하는 거죠. 입소문도 내야해요 SNS도 이용해서...두번째는요, 좋은 시나리오 빨리 쓰시는 거 에요. 기본적으로 모든 콘텐츠는 끝에 산업자가 붙고요. 말할 때는 상업 예술이라고 해요. 상업이라는 말이 먼저 들어가는 이유가 돈이 없이는 안 되거든요. 남의 돈 들어가는 거지 집 팔아서 하는 건 아니거든요. 비즈니스 적으로 모델이 돼야 해요. 남의 돈을 쓰는데 합리적이지 안으면 사기꾼이죠. 좋은 시나리오 남들이 투자할만한 시나리오를 만드세요. 세 번째 가장 안 좋은 방법인데 자기 돈으로 만드는 겁니다. 시나리오를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잘 되면 좋은 거죠. 그런 사람들 많더라구요.
정말 가고 싶은 길이 있다면 조정을 할 수도 있는 거고. 그에 따른 선택을 하는 것이 창작자의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정말 창작자만이 할 수 있는 얘기를 재미있게 해주신 장태유 감독님께 박수부탁 드립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기억하시죠?
이번 특강은 '뿌리깊은 나무'를 연출한 장태유 프로듀서께 드라마의 기획에서 제작까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직접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10Asia 강명석 편집장님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특강을 통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재미있는 뒷 이야기들과 주옥같은 조언들을 만나봅니다.
콘텐츠 기획을 꿈꾸는 여러분이 드라마 제작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02. 강사 소개
장태유 프로듀서
03. 강사 이력
[장태유] - SBS 프로듀서
작품으로는 '별에서 온 그대'(2013~2014), '뿌리깊은 나무'(2011), '바람의 화원'(2008), '쩐의 전쟁'(2007), '101번째 프러포즈'(2006), '불량주부'(2005) 등이 있음 수상 경력으로는 제27회 한국PD대상 TV드라마 부문 작품상(2015), 제27회 그리메상 드라마부문 연출상(2014), 제3회 대전드라마페스티벌 연출상(2014),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방송영상그랑프리부문 대통령상(2012), 제6회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연출상(2012), 제48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2012),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2011), 제16회 상하이 TV페스티벌 아시안 TV시리즈 특별상(2010), 제36회 한국방송대상 작품상(2009), 제35회 한국방송대상 TV연출상(2008) 등이 있음.
- 2011 한글 발전 유공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 2010 제16회 상하이 TV페스티벌 아시안 TV - 2008 제35회 한국방송대상 TV연출상
연계과정
1강 방송영상 콘텐츠의 다문화 수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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