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이야기 게시판 뷰 페이지
[(주)매직영상 ] 전홍덕 창작애니메니션기획자 인터뷰 Hit. 3411 2009-11-11

현재 애니메이션 기획 및 제작회사에서 대표를 맡고 있으며, 창작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때문에 폭력성이 없는 역사, 명작 위주로 기획을 합니다. 또 이렇게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주로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되고 있죠.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은 3단계, 기획-제작-마무리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획단계에서는 기획자, 시나리오작가, 연출자 또는 감독들이 모여 기획회의와 시장조사를 통해 적합한 아이템을 찾는 작업을 합니다.
제작단계에서는 실제 그림에 움직임을 주는 작업을 합니다. 아직까지 TV방송물은 2D로 많이 제작하기 때문에 원화원들이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을 스캔한 다음, 동화작업과 컴퓨터로 색을 입히는 작업 등을 거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집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성우를 섭외해 더빙을 하고, 배경음악 선곡과 편집 등 관련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죠. 특히 기획자는 첫 번째 기획단계에서 아이템을 선정하고, 기획서를 작성해서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방송계약을 추진하죠. 그렇기 때문에 사무실보다는 외부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은 편입니다.

일단 그림을 잘 그려야 해요. 그래서 데생 실력과 미적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죠. 그리고 애니메이션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관련 공부를 통해 기획에 대한 기본을 다지는 것도 필요해요. 특히 요즘은 다시 공부를 하다 보니, 기획자에게는 철학, 문화, 역사와 같은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공부할 기회가 많을 때 인문학에 대한 공부도 함께 해두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거겠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배우는 속도도 빠르고 일을 오랫동안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 같이 일하는 분들도 다들 어렸을 때부터 만화에 푹 빠져 지낸 분들이 대부분인걸 보면... (웃음) 애니메이션 관련 회사들의 대부분은 나이나 학력보다는 실력을 중시하는 편이에요. 자신의 작품을 모은 포트폴리오를 잘 준비해두면 취업할 때 유리합니다.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준비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온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즐길 수 있다는 거에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면 이쪽과 관련된 일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역사는 짧지만 신기술 쪽인 플래시 애니메이션, 3D애니메이션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알아주거든요. 최근 정부의 지원도 활성화되고 있고 작품 수출도 많아지고 있어 이 직업의 전망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만화를 많이 좋아했어요. 태권V, 마루치 아라치, 황금박쥐 등 잘 알려진 만화들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되었어요. 20년 전쯤의 일인데, 처음에는 교회 주보지에 4컷짜리 짧은 만화를 그리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그 후에 동화단계부터 원화, 감독, 제작 등의 단계를 거쳐, 지금의 회사를 차리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컴퓨터 한 대로 시작을 했었답니다.

요즘은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처럼 어릴 때부터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잖아요?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 가려면 공부도 잘 해야 하고요.(웃음) 하지만,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저 역시 그림은 계속 그렸지만, 학업은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사이버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2008년부터는 대학원에서 애니메이션 관련된 이론들, 주로 역사나 인물 등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공부를 미루지 않으려고요.
아이들은 어릴 때 보았던 애니메이션을 통해 꿈을 키워나갑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이렇게 제가 하는 일이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보람입니다. 또 제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데, 친구들과 제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같이 봤다고 하면 정말 마음이 뿌듯하죠.
그리고 단순히 하청을 받아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힘든 여건 속에서도 창작활동을 한다는 점도 보람이에요. 얼마 전에는 일본 애니메이션회사 관계자가 기획사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깜짝 놀라더라고요. 창작품을 이렇게 다작(多作) 하는 곳은 처음 봤다고 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