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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한국 사회를 담는다! 최규석 웹툰작가 1 : 송곳, 장편 웹툰이 만들어지기까지
안녕하세요. 만화가 최규석입니다.
웹툰, 그리고 드라마
처음에는 그래도 되는가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했었는데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왕좌의 게임도 소설이 완결되지 않았는데 드라마가 먼저 완결된 상황이다. 그런 얘기를 해가지고 그냥 그걸 듣고 큰 문제가 아닌가? 하고 처음에는 그렇게 해서 해도 되나 보다 했는데 막상 드라마가 완결이 되고 남은 만화를 그려야 되는 상황이 오니까 힘들긴 하더라고요. 드라마가 먼저 완결됐다고 하는 게 독자들의 어떤 궁금증? 그리고 작품을 이어오면서 가지고 왔던 에너지가 소진되는 느낌? 그래서 드라마 끝난 뒤에 연재를 약간 좀 김이 새는 느낌으로 연재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목을 가지고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을 했었어요. 사실 기획 초창기부터 몇 년 동안 가제 상태로만 머물러 있었고 제목을 설정을 못했었는데 운전하다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데 순간적으로 나랑 인터뷰했던 분들의 선정? 이런 것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꼿꼿하고 날카롭고 그와 반대로 다치기 쉽고 그런 이미지들이 떠오르면서 뭔가 꼿꼿하고 날카로운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송곳이 떠올랐죠. 어감도 좋고
콘티를 책 형식으로 만드는 나의 작업과정
연습장에다가 그냥 한 페이지, 한 페이지씩 연필로 그리는 식이예요. ‘송곳’연재 초기에는 혼자 다 하다가 중반쯤 들어서면서부터 배경하고 기본 색까지는 어시스턴트를 구해서 썼죠. 보통 콘티를 맡기는 경우는 스토리 작가가 따로 있는 경우, 예를 들어 스토리 작가가 만화스토리를 써오던 사람이면 콘티를 짤 줄 아니까 콘티형식의 시나리오를 넘기는 경우의 작가들이 그렇게 분업을 하죠. 시나리오를 스스로 쓰는 작가들은 당연히 콘티부터 다 직접 하죠.
웹툰 주제를 노동운동 이야기로 잡은 이유
일단 사회문제를 다루는 이유는 제가 이제 어쨌든 만화창작을 염두에 두는 어린 청소년 시절부터 대중문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것, 빼고 넘어가는 부분에 불만들이 있었어요. 실제로 어른들도 청소년들이 즐기는 대중문화에 대해서 폄하를 많이 하죠. 가볍고 어떤 철학도 없고 세상에 대한 시선 이런 것도 없고, 청소년들이 즐기는 문화에 계속 폄하를 하는데 보통의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그런 말은 무시를 하고 그냥 넘어가죠. 넘어가는데 저 같은 경우는 모범생이어서 어른들의 그 욕을 그대로 받아들였죠. 아 내가 보고 있는 이런 것들이 참 문제가 많구나 내가 한다면 다른걸 해봐야지 라고 하면서 그런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즐겨보는 취향이 형성이 됐다고 봐요.노동문제를 다룬 거는 사회적인 소재들 중에서 비중으로 보면 굉장히 큰 비중이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월급을 받으면서 살아가야 되는 인간들이고 90% 이상이겠죠? 자기 몸을 움직여서, 자기가 일을 해서, 자기 삶을 유지해야 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고 노동운동은 그것과 이제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이고요. 이렇게 큰 영역이 대중문화 영역에서 빠져있다고 하는 것 이게 저는 좀 균형이 안 맞는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 시선에 대한 부담도 물론 좀 있긴 한데, 그렇죠. 인터뷰를 할 때도 사회면 같은 인터뷰를 문화면 보다는 만화가로써 봐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요. 그런데 그것보다도 더 큰 부담감, 부담? 그걸 부담이라기보다는 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있죠. 보통 이런 종류의 작품을 하면 독자 분들은 걱정을 많이 하세요. 당신 그런 거해서 계속 먹고 살 수 있느냐 대중적인 곳에서 돈도 좀 많이 벌고 그렇게 해야 되지 않느냐 이런 식의 걱정들을 하시는데 오히려 대중적인 소재에서 성과를 얻으려면 정말로 잘해야 되요. 지금까지 수많은 연애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람들이 재미있다, 새롭다고 느낄만한 어떤 연애물을 만들려면 얼마나 뛰어나야 되겠습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은 사회 문제는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그걸 하나 골라내기만 하면 그 소재만으로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가 있고요. 어떤 이런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들을 대하는 독자들의 태도는 분명히 트렌디한 작품을 대할 때랑 달라진다. 트렌디한 걸 볼 때는 순수하게 자기 취향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돼요. 좀 보고 재미없으면 내 취향 아니네 하면서 바로 접을 수가 있습니다. 사회 문제를 다룬 거를 보게 되면 보다 재미없으면 접으면 괜히 좀 미안해지는 내가 이거 지금 보다 안보면 사회문제에서 시선을 돌리거나 눈을 감는 나쁜 사람이 되는 게 아닐까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분야는 이런 작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부분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거를 내가 믿고 안심을 해버리면 안 되는 거죠. 저 스스로 나는 계속 그런 것에 안주하지 않아야지 라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 내 몸이 어떻게 반쯤 끌려들어 가 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는 거죠. 그런 거에 대한 걱정은 많이 해요. 독자로써 대중문화를 즐기는 독자로써 이런 것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없다. 이런 게 하는 부분을 내가 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죠. 그리고 어쨌든 내가 막 엄청 트렌디하고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그런 코드를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낯선 소재를 가지고 어느 정도까지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있으니까 제가 이렇게 만들어서 대중문화 풀 안에 이걸 집어넣어놓으면 누군가 다른 사람은 또 그걸 보고 거기서 소재를 발굴할 수도 있겠죠. 캐릭터 하나 정도가 더 늘어나게 되는 거죠. 그 동안 쓸 수 있었던 캐릭터들 중에서 노동운동 활동가라던가 노조위원장이라던가 이런 종류의 캐릭터가 하나 더 선택지에 들어가는 거죠. 그런 기여를 할 수는 있다고 생각을 해요. 일단 지금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그리고 사회적 시선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하면 아무리 이게 픽션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제 주변에, 현실에 작품 내에, 이야기 작품 내에 인물과 일대일로 대응될만한 실존 인물들이 존재하게 되죠. 딱히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기에 사회 비판적 시선이 들어가 있으면 결국에는 누군가를 공격하는 이야기 일수밖에 없어요. 비판이라고 하는 게 그렇다 보니까 현실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마음 아프게 하는 이야기가 되는 거죠. 그런 부분을 좀 최대한 조심하려고 그래요. 내 이야기를 보고 누군가 가슴이 아플 텐데 자기 삶을 부정하는 이야기일수도 있고 자신을 호되게 비판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그렇죠. 그런데 그분들이 보고도 아 나를 비난하는 거구나 라고 믿더라도 사람이 나를 그래도 좀 알고 비판하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야 됩니다. 그렇지 않고 비판하는 쪽 독자들의 불만 이것만 계속해서 해소를 시켜주는 이런 종류의 작업으로 빠져들지 않게 조심하는 것 이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요.
취재대상 선정과 접근법
일단은 자기가 전혀 모르는 영역을 그려야 되는 거잖아요. 기사나 어떤 지식으로는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실제 움직이는, 활동하는 환경에 대해서는 거의 피부에 와 닿게 알고 있는 영역은 거의 없는 거죠. 회사에서 사람들이 해고 당한다는 건 알지만 실제 그 회사에서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어떤 환경에서 뭔가를 느끼고 행동을 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죠. 그거를 자기가 피부로 느끼고 경험한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뭔가 알 것 같다. 내가 여기를 한번 다니다가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이 읽어야 됩니다. 처음에는 일단 관련한 문언 물론 여기도 어느 정도 원칙은 있죠.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으로 큰 것은 어떤 역사라던가 큰 흐름 역사라던가 그리고 이론, 이런 쪽으로 전체를 조망하는 이런 종류의 책들을 많이 읽고 그리고 부분으로 들어가면은 하나의 사건 위주의 이런 글이라던가 그리고 또 경험을 한 사람들의 수기에 가까운 짤막짤막한 글 이런 것들까지 이제는 쭉 읽어야 되죠. 그렇게 하면 이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어떤 감정들이나 이런 것들이 좀 더 만져지는 느낌이 들죠. 내가 아는 사람들의 삶 같은 그런 느낌이 들죠. 일단 제일 처음에는 언론에 노동운동 관련해서 대중적인 글쓰기를 가장 많이 하시는 분. 그런 분을 만나서 그분을 허브로 이용을 하는 거죠. 어쨌든 아까 얘기했던 전체 그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일 것이고 이런 분들이 그런 분들, 내가 원하는 어떤 이야기 내가 원하는 인물들이 어디에 계시는지 웬만하면 다 아시죠. 그런 어떤 신뢰받는 인물 한 분을 통하게 되면은 섭외하기도 좀 편해지는 부분이 있고요. 나만의 노하우라고 할만한 게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허브가 될만한 부분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그러려면은 그 영역에서 글 쓰는 사람들 그 영역에서 사회적 발언을 열심히 하시는 분들 이런 분들을 쭉 한번 훑어봐야 되죠. 그래서 어떤 분이 적합할지 알아내야 되고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는 이제 쓸데없이 막 자기 얘기를 많이 하시는 사람들 만나면 굉장히 피곤하잖아요. 근데 인터뷰를 할 때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게 굉장히 큰 복이죠. 특별히 묻지 않아도 자기 얘기를 끝없이 해주시는 분들이 있죠. 그런 분들을 만날 때 감사하게 여기고 하시고 싶은 말씀을 다 하실 수 있게끔 끝까지 들어줘야죠. 생활인들 같은 경우에는 기자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만한 말들도 많이 하시죠. 내가 그날 어디를 가서 뭘 먹고 어디를 나갔는데 어떤 놈을 만났다가 어떻게 실랑이를 하게 되고 이런 얘기들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해요. 그런 막상 자기가 어떤 이론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뭔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려보면은 막상 그리려고 하다 보면은 그릴 수 있는 그림이 하나도 없다는 걸 그때야 느끼는 경우가 되게 많습니다. 그렇게 자기 삶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정말 수다스럽게 풀어내는 분들 이런 분들을 만나면 굉장히 큰 복인 거죠. 그분들을 만났을 때 계속 붙잡아야 됩니다. 그리고 한번 만나고 다른 분을 또 만나야지 이렇게 되기보다는 그런 분 한번 만나고 그분 지속적으로 계속 찾아가서 계속 만나고 이렇게 하면은 상당히 많은 걸 얻을 수 있죠. 그게 어느 정도 섞여있는데 그런 분들을 만나면서 다음 취재 방향이 결정되기도 하고 그런데 어쨌든 작가로써 이제 시나리오를 쓸 때는 이 감정 다음에 저 감정이 와야 된다는 이 흐름을 작가는 가지고 있죠. 그래서 작가는 이 다음에 자기가 끄집어 내야 될 감정이 뭔지를 이미 알고 있죠. 그러면은 나에게는 이 감정이 필요하단 말이에요. 인터뷰를 하면 그분들은 그걸 자기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근데 공부를 통해서 이런 캐릭터가 이런 환경에서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상황을 경험하면서 이런 감정도 느낄 수 있겠다는 걸 스스로 상상할 수가 있죠. 그리고 그게 와야 다음 이야기가 되는 거고, 그 부분을 물어봐야 되는 거죠. 그 부분을 내가 요구를 하면 그걸 기억을 떠올려서 ‘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때 내가 아주 큰 이런 감정을 느꼈다’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죠.
송곳의 캐릭터와 흥행전략
대충 어떤 인물이다라는 틀은 좀 가지고 시작을 하게 되죠. 어쩌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종류의 인물이어야 된다. 매력을 가진 인물 된다는 게 있으니까 구고신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좀 이렇게 동경할 수 있는 이런 인물로 처음에 설정을 했었고요. 그리고 이수인 같은 경우는 물론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용감하기는 하지만은 공감할 수 있는 나랑 비슷하다, 자기가 동일시를 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인물로 생각을 했었죠. 처음에 이제 구고신 캐릭터를 잡을 때는 책에서 얻은 부분이 되게 많아요. 뭐 미국에 옛날에 노동 운동가들 이런 사람들의 책 같은걸 보면서 느꼈던 것들 그리고 한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이런 분들의 책들에서 느꼈던 내가 보면서 감동을 했던 지점들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는 인물, 그런 인물로 설정을 했죠. 그래서 거의 책에서 기본 틀이 다 만들어졌고요. 말투라던가 디테일한 설정들 이런 것들을 취재해서 실제 사람들을 만나면서 붙여진 부분들이 있죠. 그리고 이수인 캐릭터 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어떤 인물이어야 되는가에 대해서 전혀 상상을 못했어요. 전혀 상상을 못하고 그리고 ‘송곳’ 초기에는 어쨌든 구고신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그런 기획이었기 때문에 그냥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짜자라고 생각을 했고 그러다가 이수인 모델이 되는 분을 만났죠. 다행히 그분은 그림이 되게끔 말을 잘 하시는 분이었고 그분이 가지고 있던 캐릭터 성이 내가 구고신과 함께 등장할만한 어떤 젊은 캐릭터가 가졌으면 좋겠다고 하는 속성들을 많이 가지고 계셨어요. 육사출신이라던가 그리고 굉장히 차가운 캐릭터라고 하는 거 이런 몇 가지 지점들이 마음에 들었죠. 가장 얄팍한 전략은 이제 멋있는 캐릭터를 쓴다는 것. 이게 얄팍하고요. 저는 그전까지의 작품은 멋있는 캐릭터가 별로 없어요. 평범하거나 찌질하거나 이런 캐릭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걸 되게 좋아하는데 좀 더 대중적인 서사에서는 동경할만한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는 게 더 유리하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그 비율을 실제 사회에 존재하는 미남의 비율을 지금까진 작품에서 지켜왔었는데 거의 등장하지 않았죠. 거의 등장하지 않다가 이번에는 등장을 한 거고요. 그리고 성격적으로도 친구로 삼고 싶다거나 저런 분이 내 주변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캐릭터 구고신 같은 캐릭터죠. 이제 작품 구조로 볼 때는 초반에 사람들이 살면서 누구나 경험해봤을 만한 상황들을 굉장히 많이 집어넣었어요. 저도 이제 노동운동이라고 하는 이 소재가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초반에는 학교 얘기, 군대 얘기 이런 것들을 많이 깔았죠. 그리고 어떤 인물들 간의 갈등과 대립 이런 것도 액션을 시킬 때 사람들은 모르잖아요. 이런 종류의 갈등을 겪어본 적이 없으니까 나는 널 자르고 싶어, 왜 날 잘라? 하는 종류의 갈등은 보통 겪어본 적이 없으니까 저도 겪어본 적이 없고요. 그래서 좀 억지로 헤어지려고 하는 연인 같은 느낌을 차용을 했어요. 독자 분들은 못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수산과장이 황준철을 쳐내려고 했다는 것을 황준철이 알게 되고 그러면서 수산과장하고 황준철이 부딪치는 과정들 여기 보면은 거의 연애 이야기랑 비슷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 자연스럽게 자기가 노동 문제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보지만 실제로 전달받게 되는 감정은 연애 경험의 감정을 건드려서 따라가게 되는 이런 게 가능하지 않나 생각을 했었죠. 그런 장치들을 많이 썼어요. 특수한 이야기를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보편적인 감정들을 계속 건드려야 되죠. 그래서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장치를 계속 고안을 해서 집어넣어야 돼요. 그래서 여기저기 좀 많이 흩어져 있습니다. 그런 것처럼 특수한 사람들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처한 상황을 그릴 때 작가는 어떻게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봤을 만한 어떤 다른 감정과 이걸 치환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을 계속 고민을 해야 돼요. 그런 것들을 많이 썼고 그래서 어느 정도는 독자를 끌고 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웹툰의 대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초기 시나리오 작업을 하게 되면 어떤 종류의 말이 들어갈 것이라고 하고 그 실제의 말이 무엇인가는 최후의 순간까지 결정이 잘 안돼요. 작업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점점 짧아지긴 짧아지죠. 배치도 조금씩 바뀌고 그러면 마지막 순간에 가면 초기에 써놨던 시나리오에 있는 어휘 단어 같은 건 하나도 안 남아있거든요. 다 바뀌게 돼요. 그러니까 긴 말을 요약한다고 해서 이런 종류의 대사가 되는 건 아니거든요.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 전혀 다른 짧은 말 이게 무엇일까? 처음에는 입장이라던가 구체적인 어떤 처지 이런 다양한 말들을 쓰면서 문장을 계속 만들게 되죠. 그러면서 이 긴 문장을 한 단어로 고치면 뭐지? 그런 단어가 있을까? 계속 곱씹고, 곱씹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입장이란 말이, 입장이라는 게 뭐야? 서있는 것이잖아. 아 서는 곳이라고 바꾸는 게 더 말이 좋다. 그러니까 여기서도 이제는 입장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이렇게 하면 말이 전혀 달라요.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냥 풍경이라는 말도 쓰지 않고 입장이 바뀌면 생각도 달라지는 거지라고 하면 그냥 일상 언어에요. 보통 사람들이 평소에 하는 말입니다. 입장이 바뀌면 입장이 다르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지라고 하는 거는 평소에 하는 말인데 평소에 하는 말을 어휘만 바꾼 거나 똑같아요. 서는데 가 바뀌니까 풍경이 달라지는 거야 라는 거나 입장 따라서 다른 말 하는 거지 역지사지해봐 뭐 이런 식의 말이랑 똑같은 말이에요. 그래서 그런 말을 쓰게 되면 그냥 이 신은 큰 의미를 주지 않고 흘러가버리게 되죠. 흘러가버리는 그 신을 붙잡아야 돼요. 그러니까 똑같은 말도 신선하게 들리게끔 만드는 어떤 뭔가가 필요한 거죠. 장치가, 그래서 그걸 서는 곳, 그리고 서는 곳이 바뀌면 눈에 보이는 게 달라질 수밖에 없죠? 그거를 이렇게 조금 다른 말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죠.
최규석 작가의 작업 과정과 송곳을 통해 웹툰의 주제 선정, 자료수집 방법, 매력있는 캐릭터 만들기, 의미있는 웹툰 대사 만들기 등에 대해 살펴봅니다.
- <송곳> 네이버 웹툰 연재
-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만화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
- 제8회 부천만화대상 수상
- 독자만화대상 인디부문 신인상 수상
-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 대통령상 수상
- 동아 LG 국제 만화 페스티발 극화부문 대상 수상
- 서울문화사 신인만화 공모전 성인지부문 금상 수상
[저서]
- 송곳(2015, 창비)
- 습지 생태보고서(2012, 거북이북스)
- 울기엔 좀 애매한(2010, 사계절출판사)
-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2009, 길찾기)
- 100℃(2009, 창비)
- 대한민국 원주민(2008, 창비)
연계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