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레이터 : 17세기 영국, 아이들을 납치해 기형적인 괴물로 만든 뒤 귀족들의 놀잇감으로 팔던 인신 매매단 콤프라치코스가 성행한다. 어린 소년 ‘그윈플렌’ 역시 기이하게 찢긴 입을 갖게 되어, 평생 웃을 수 밖에 없는 얼굴로 살아가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위험에 처하게 된 콤프라치코스는 ‘그윈플렌’을 폭풍우가 몰아치는 해안에 버리고 떠난다. 그러다 추위 속에 헤매던 ‘그윈플렌’은 얼어 죽은 여자의 품에 안겨있는 아기 ‘데아’를 만나게 되고, 떠돌이 약장수 ‘우르수스’에게 도움을 받게 된다. 눈 먼 ‘데아’와 기이한 입을 가진 ‘그윈플렌’은 우르수스와 함께 유랑극단에서 공연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윈플렌’이 귀족 출신이었다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 들의 삶에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1. 영감의 시작 메인 디자인
전문가 :<웃는 남자>라는 작품을 디자인하면서 제가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디자인에 적용을 했던 부분이 ‘상처’라는 건데요. 대본에 보면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는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빅토르 위고가 쓴 말인데요.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만들어진다’ 라는 말인데 그 문장이 사실 이 작품 전체를 대변한다 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작품 안에는 두 가지 부류의 인물 세계가 명확하게 존재하는데요. 하나는 가난한 자들, 하나는 부자들이죠. 재미있는 연결 고리를 찾았던 부분이 뭐였냐면 가난한 자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상처들을 서로 드러내고 서로 보듬어주고 서로 따뜻하게 감싸주면서 서로 위안을 주는 반면에 부자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상처들을 혹시나 남에게 들킬 까봐 두꺼운 메이크업을 한다든지 아주 화려하고 큰 옷을 입는다든지 등을 통해서 그 상처를 가려내는데 급급합니다. 그래서 <웃는 남자> 디자인의 시작은 거기에서 모티브를 얻게 돼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시선이 머무는 무대디자인 Point 7가지
① 상처와 터널
사실 디자이너들에게 프리셋은 굉장히 고민되는 장면입니다. 왜냐하면 관객 분들이 극장에 들어서서 30분 동안 바라보게 되는 무대인데요. 사실 이 프리셋 무대는 너무 많은 작품의 직접적인 정보는 전달하지 않되, 관객들이 이 작품 안에 몰입할 수 있는, 이 작품을 이해하는, 혹은 디자인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연결 고리 정도의 힌트를 남겨놓게 되는데요. <웃는 남자> 같은 경우에는 무수히 많은 상처들 안에 큰 붉은 상처가 존재하는데 그것이 관객들에게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사건들에 대한 힌트를 주게 되죠. 궁금증을 갖게 만들고요. 그래서 디자인을 보시면 프리셋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이 무수히 많은 상처들로 만들어진 큰 동그란 아치 형태의 무대를 접하게 되는데요. 하얀색 메인 막이 올라간 이후에도 무대는 상처들로 만들어진 터널의 형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그 접근 방법이 이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디자인 접근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중에 터널의 양 끝에 두 부류의 인간들이 존재한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쪽 끝에는 가난한 자들, 또 다른 끝에는 부유한 자들이 존재해서 서로의 세계를 바라보며 서로 각자의 다른 생각을 할 거란 생각을 했었는데요. ‘웃는 남자’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난한 자들은 그 터널을 만들고 있는 세계들이 직접적으로 표현이 되고 또 어떤 상처들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무대 위 상처들이 더 극명하게 강조되어 표현되어집니다. 하지만 부유한 자들의 세계로 넘어갔을 때는 철저하게 그 상처를 가리는 세트들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그 세트들은 아주 화려하고 색감적으로도 화려하지만 형태적으로도 화려하고 또 실제적인, 고증적인 디테일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난한 자들의 세계는 거친 상처들의 세계이지만 따뜻함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었고 부유한 자들의 세계는 원색적이고 강한 색감, 강한 디테일 등 과장되어져 있는 디테일들의 실제의 고증적인 세트들이 등장하지만 그 공간들은 굉장히 차갑고 낯선 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② 바다, 넘실대는 파도
프롤로그의 장면 중에 바다 위에 배가 표류하거나 혹은 배가 정박해 있거나 혹은 배가 난파되는 장면, 그러니까 바다를 표현하는 방법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고 창작자들과 많은 회의를 했습니다. 그 과정 중에 저희가 천을 활용해서 바다를 표현하자라는 결론에 다다랐고 그러면 어떻게 천을 활용해서 장면을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 중에 저희는 수십 가지의 천을 테스트하고 어떤 천을 활용할 것인지 또 그 천을 어떤 방법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실제적인 테스트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실제 비어있는 극장을 대관해서 그 극장 안에서 실제와 같은 시스템을 구성해놓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하고 결론적으로 여러분이 공연에서 보신 그 천을 선택하게 되고 그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실제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특별한 비법이 있다면?
공연을 보신 분들은 아마 아시겠지만 총 4개의 레이어의 천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음악과 안무가 포함되기 때문에 어느 장면에서는 실제로 배우가 그 천을 조정했습니다. 왜냐하면 배우가 갖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리듬감과 표현감은 사실은 크루가 대체할 수 없는 장면들도 있었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관객 분들께서는 굉장히 자연스럽고 음악과 혹은 그 무대 위에 존재하고 있는 배와 하나 되어서 움직이는 파도를 느끼셨다면 그건 아마 배우 분들과 스텝들이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기 때문일 겁니다.
③ 만남과 시작, 길
프롤로그 장면을 보면 처음에 콤프라치코스들이 배를 타고 ‘그윈플렌’을 남겨두고 떠나게 되고 콤프라치코스들이 탄 배들이 거친 폭풍을 만나면서 바다 위를 헤매게 되고 결국 난파된 배속에 그들은 자결을 하게 되고, 그 다음에 버려진 ‘그윈플렌’이 눈길을 걸으면서 어디론가 향해 가는 길에서 ‘데아’라는 아이, 죽은 어미 품에 있는 ‘데아’라는 아이를 만나게 되고 만나게 된 그 둘이 또 다른 길을 걸으면서 ‘우르수스’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 프롤로그라는 장면 안에서 표현되어져야 되는 것은 이 인물들의 배경들이 표현되어져야 되는 것은 물론이고 디자인적으로도 관객에게 이 이야기가 이런 컨테이너 안에 포함돼서 전달될 계획입니다 라는 인트로덕션이고 관객들에게 이 작품과 디자인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줘야 되는 장면들이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까 말씀 드린 무대의 상처로 만들어진 세계들이 단순히 고정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하면서 길을 만들기도 하고요, 만들어진 길이 펼쳐지기도 하고 혹은 카메라 아이리스처럼 좁히기도 하고 혹은 펼치기도 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많은 장면들을 서포트하고 있습니다.
④ 원색적이고 강렬한 부자들의 세계
‘가든파티’라는 장면은 극 초반에 존재하고요, 그 장면이 부유한 자들의 세계를 처음으로 관객에게 소개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들이 선택되어질 수 있지만 제가 고민했던 거는 가장 분명하게 그들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강렬한 무언가가 필요했었습니다. 근데 이 작품 안에 표현된 장소와 대사와 음악 안에 표현되고 있는 장면에 대한 묘사는 ‘가든파티’였고 제가 표현해야할 것은 아마 ‘가든’이었겠죠.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표현될 수 있는 부자들의 인위적인 혹은 강렬한 상처를 가리기 위한 그 세트는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하였고 여러분이 공연 때 보신 초록색의 강렬한 세트들로 공간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부유한 자들의 세계의 표현은 2막 1장으로 보시면 그윈플렌이 부유한 자들의 세계에 들어와서 처음 눈을 뜨는, 아침에 눈을 뜨는 장면인데요. 그 장면은 관객에게 있어서 그윈플렌이 성 안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줘야 하는 장면이었고요. 그 다음에 그윈플렌이 아침에 눈을 뜨며 부른 노래였기 때문에 그에게도 생소한 이 공간에 대한 묘사가 필요했을 거고 그게 관객에게 전달되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연을 보시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침대가 존재하는데 사실 그 침대의 매트리스 부분에는 트램폴린이라고 하죠? 점프를 하는데 도움을 주는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만큼 굉장히 낯선 공간 안에 그윈플렌, 그렇지만 화려하고 그 전의 삶과 대비되는, 형태의 과장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목적을 갖고 침대와 그 장면들을 디자인하였습니다.
⑤ 가난한 자들의 위로 워터댄스
대본에는 ‘강가’ 라는 설명이 되어있긴 한데요. 실제 물을 쓴다는 생각, 쓰고 싶다는 생각을 제가 연출자나 다른 스태프들에게 전달했을 때 모두 다 되게 당황하고 놀랬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물을 무대에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었겠죠. 근데 무대 위의 공간에서 물을 쓰는 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극장에 대한 충분한 물에 대한 보강을 한 이후에 무대 세트를 설치를 해야 될 거고 혹시나 샐 수 있는 어떤 것에 대비해서 말이죠. 혹은 혹여나 원치 않게 물이 샜을 경우에는 그것에 대한 모든 변상도 제작자에게는 하나의 고민거리였을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물을 그 장면에서 썼으면 좋겠다 라는 강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이유는 그 장면 자체의 목적 때문입니다. 그 장면의 목적은 데아 라는 아이가 약간의 상처겠죠? 상처 받은 데아 라는 아이를 같은 주변인들이 달래주는 장면인데 그 장면을 효과적으로 달래주기 위해서는 음악이 갖고 있는 에너지도 있지만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물의 특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은 발로 차거나 손으로 던지거나 등등의 어떤 행동에도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전달되는데요. 물이 갖고 있는 에너지 또 물 위에서 춤을 추는 에너지가 상처 받은 데아를 위로하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 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⑥ 두 세계를 연결하려는 노력
전체 작품을 보면 엔딩 장면의 바로 직전 장면에 상원 장면이 있는데요. 상원에서 ‘그윈플렌’은 부유한 자들에게 외치죠. 노래를 하면서 눈을 뜨라고 여러분이 편협한 시각과 시선을 가지고 있는데 이 세계에 모두가 공존하기 위해서 여러분이 눈을 떠라 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는데 그게 사실은 이 작품이 관객에게 전달하는 사회적인 메시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사실 ‘그윈플렌’은 중간지점에 존재하게 되는 거죠.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들의 중간 지점에서 그 두 세계를 연결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때문에 무대를 보시면 무대를 가로로 정 중앙을 나눠서 아래 부분은 부유한 자들의 붉은색 컵으로 만들어진 여러 레이어의 세트가 존재하고 그 위로는 상처의 세트가 노출이 됩니다. 두 지점이 같이 만나게 되는데 더 재미있는 건 그윈플렌이 그들에게 눈을 뜨라는 노래를 할 때는 무대 뒤에 보시면 동그란 천장 형의 스카이라이트가 무대 중심으로 내려오면서, 영상으로죠, 영상으로 내려오면서 눈동자의 형태를 만들어냅니다. 아마 이걸 눈치 챈 관객분도 계실 거고 눈치 못 챈 분들도 계실 텐데 어쨌든 저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 장면에서 분명했었습니다.
⑦ 처음과 같은 끝 피날레
마지막 장면은 실제로도 가장 마지막에 결정이 됐는데요. 왜냐하면 굉장히 어려운 장면으로 모두가 다 생각하고 있었고 그만큼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모든 디자인이 완성이 돼 갈 즈음에 늘 회의를 거듭하면서 늘 회의 끝에는 마지막 장면에 대한 여지를 남겨놓고 회의가 끝이 났었는데요. 저 역시도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프롤로그 시작에서의 물은 천으로 표현되었었는데 마지막에서의 물은 실제로 표현될 것인지 혹은 천으로 연극적으로 표현할 것인지의 고민에서 시작해서 결론은 후자의 선택을 하게 되었죠.
그러면 과연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라는 결론에 도달하는데요. 대본에는 ‘데아와 그윈플렌이 바다로 걸어 들어간다, 데아와 그윈플렌의 주변에 있는 물이 회오리를 치며 하늘로 솟는다, 그 거대한 물기둥 안에 데아와 그윈플렌이 존재한다’ 였었는데 사실은 이걸 무대 위에서 표현하는 길은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사실 정서적인 접근을 해서 과연 이 둘이 물로 들어가는 정서가 관객에게 어떻게 표현되어야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을 때는 아마 스펙터클의 개념보다는 훨씬 더 조용하고 정서적으로 이 둘의 마지막이 어떻게 보면 또 다른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존재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했었고 때문에 여러분이 무대 위에서 보신 넘실거리는 천은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서 찾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천은 아니었었고 해외에서 구해온 천인데 그 천도 계획대로 운영이 되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극장을 또 대관을 했습니다. 사실은 쉬운 결정은 아닌데 제작자의 큰 결심으로 극장을 대관해서 천 만을 테스트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여러분이 보시는 것처럼 마치 천이 물결 안에 움직이는 혹은 슬로우비디오 같은 효과를 내는 천이었는데 때문에 정서적으로 마지막 장면에 표현하고 싶던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무대 뒤 이야기
Q. 다른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무대 디자인이 있다면?
제가 2017년에 디자인을 했던 <햄릿 얼라이브> 라는 뮤지컬 안에서 햄릿 선왕이죠. 선왕이 유령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유령이 햄릿을 어딘가로 불러내고 불러낸 그 공간에 햄릿의 아버지 유령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아버지와 아들이 만나게 되는데 그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실은 무대 전체의 개념이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무대 자체는 거울 미로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실제로 수십 개의 거울이 무대 뒤에 다양한 각도로 존재했고 저희도 마찬가지고 스태프들도 마찬가지고 배우들도 리허설 중에 이게 거울인지 아닌지 헷갈려서 부딪힐 정도로 굉장히 헷갈린 공간이 무대 뒤에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장면을 만약에 보신다면 아버지가 여기에도 나타나고 저기에도 나타나고, 어쨌든 실제 인물이 아니라 유령이라는 표현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요. 사실 그 보다 더 중요한 정서는 미로 안에 갇혀버린 햄릿이었습니다. 햄릿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될지 전혀 길을 잃은 채 헤매고 있는 그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부각을 시키기 위한 선택들이었고요, 그게 결국에는 아버지의 등장이라든지 혹은 또 많은 다양한 장면에서 그 표현이 굉장히 성공적으로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디자인의 시작은 미로였었고 그 미로 안에 길을 잃고 갇혀버린 인물을 생각하면서 그 디자인에 접근을 시작했었죠.
Q. 사실적인 묘사, 정서적 묘사의 선택 기준은?
사실적인 묘사나 고증을 해야 되는 작품이 존재하고요, 혹은 정서적으로 표현을 했을 때 그 작품의 이야기가 더 잘 전달될 수 있겠다 라는 판단을 하게 되는 작품이 존재하는데, 혹은 사실적인 묘사와 정서적인 묘사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 선택은 이 작품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이후에 결정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분석을 하면서 과연 어떤 환경을 디자인 했을 때 이 작품의 인물이 설득력을 갖고, 이 작품 안에 사건들이 설득력을 갖고 또 그 설득력을 가진 환경이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는지... 정서적인 표현 혹은 사실적인 표현 그 이전에 과연 관객에 이 이야기, 이 인물들이 잘 전달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선택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모든 작품이 정서적일 수는 없고요, 모든 작품이 또 사실적일 필요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디자인의 접근을 꼭 사실적인 선택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폭이 넓어질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하면 디자인의 다양성을 만들어 내는데 또 매 작품 다른 내가 아닌, 내가 드러나는 디자인이 아니라 작품이 드러나는 디자인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에필로그]
지금까지 어떻게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얘기를 드렸었는데요.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공연을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 일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내가 바라보는 이 작품을 관객에 공유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품에 접근하게 되면 아마 여러분은 더 따뜻한 감정, 가슴 속에 차오르는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것을 더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부족할 수도 있지만 제가 잠시나마 나눈 말씀들이 여러분의 또 다른 시각을 발견하고 또 다른 형태의 공연을 만들어내는 조그마한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공연이, 특히 우리나라의 공연이 더욱 더 다양해져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혹은 가장 다양한 공연을 만드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게 제 소망입니다. 지금까지 무대 디자이너 오필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웃는 남자> 무대 디자인을 살펴보며, 무대 디자이너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을 따라가 보고자 한다.
02. 강사 소개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03. 강사 이력
- 뮤지컬 <해를 품은 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드라큘라>, <햄릿 : 얼라이브>, <광화문 연가>, <마타하리>, <웃는 남자> 등 무대 디자인 - 연극 <월남스키부대>, <베키 쇼> 등 무대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