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성희입니다. 웹모바일 플랫폼이 크게 증가한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 MCN 으로 대표되는 미디어 스타트업들과 방송사와 연예기획사 등 기존 사업자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럼 멀티 플랫폼 시대에 대응하여 콘텐츠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이에 대한 내용을 과제 중심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멀티 플랫폼 시대 콘텐츠 사업자의 첫 번째 과제는 크게 증가한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청자와 플랫폼으로부터 차별화된 인식을 확보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자산을 만들어야 합니다. 크리에이터를 모으고, 이들의 콘텐츠 제작과 법률적 지원을 해주는 협의의 MCN 사업만으로는 다양해진 플랫폼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크리에이터 만이 멀티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죠. 그래서 MCN이건 제작사 건 할 것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자산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협의의 MCN 사업을 해왔던 비디오 빌리지가 지난 2년 동안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바로 자사의 오리지널 채널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보이스 빌리지, 걸스 빌리지, 그리고 스튜디오 V 같은 자사 채널을 만들고 구독자를 늘려서 이를 수익의 원천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죠.
콘텐츠의 지명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에 잘 맞는 플랫폼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네이버의 손자회사 플레이리스트는 ‘연애 플레이리스트’, ‘옐로우’, ‘스노우’ 등을 페이스북을 통해 유통합니다. 네이버 투자를 통해 만들어졌지만 네이버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타깃 시청자가 모여 있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통시키고 있는 거죠. 그 이유는 콘텐츠 자체의 시청자를 늘려서 콘텐츠의 지적 재산권으로서의 자산 가치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콘텐츠의 지적재산권(IP) 가치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두어 팬덤을 확보하고 나면 이 가치를 확대해야 합니다. 이는 시청자와 접점을 최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 수가 적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랫폼에 콘텐츠를 최적화해 수익을 확대해야 하는 단계이죠. 동영상을 보기 위해 접속하는 유튜브와 동영상을 보겠다는 목적 없이 뉴스피드를 내리다 우연히 보게 만드는 페이스북에 맞는 콘텐츠는 다릅니다. 콘텐츠의 지적재산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페이스북에 집중했다면, 목적한 가치가 생긴 후에는 더 이상 페이스북에 연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작비를 지원해주거나 수익성이 높은 다른 동영상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것이 물론 그에 맞게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도 바꿔야겠죠.
자기 콘텐츠의 성격에 잘 맞는 플랫폼을 찾을 때는 최대한 다양한 플랫폼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방송사들도 자신의 채널에 웹모바일 콘텐츠를 편성하거나 웹모바일과 연계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웹모바일 플랫폼에서 먼저 공개를 하고 반응이 좋으면 TV방송 포맷에 맞게 재제작하여 공개하거나, 그대로 공개하는 일도 흔하죠. 또 반대로 TV방송 채널에서 먼저 공개를 하고 웹 모바일에 맞게 재편집하여 공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 받은 후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한 플랫폼은 굳이 웹모바일에 국한할 필요가 없습니다. TV방송과 웹모바일을 넘나들면서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고 수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지역적 경계를 넘기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합니다. 트레저헌터는 2015년 중국의 K Pop 걸그룹에 대한 수요를 간파하고 중국 플랫폼으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아 “KISS”라는 아이돌 쇼를 중국 판다TV에 유통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중국으로 송출하는 동시에 한국에서는 IPTV인 KT 올레TV로 송출하고, VOD는 SKT Hotzil[에스케이티 핫질] 플랫폼을 통해 유통했죠. 이런 식의 국경을 넘어서는 사업 전개가 필요합니다. 또 72초TV는 CJ E&M과 협력을 맺고 자신의 콘텐츠 포맷을 팔기 위해 세계적인 TV 프로그램 견본시인 MIPCOM, ATF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경을 넘어서 플랫폼을 확대하려는 노력은 협소한 시장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국내 사업자들이 반드시 해야 할 노력이라 하겠습니다.
멀티 플랫폼 시대 콘텐츠 사업자의 두 번째 과제는 바로 광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일입니다. 광고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자에게 언제나 가장 중요한 수익원입니다. 웹모바일, 특히 모바일 동영상 광고는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한국의 광고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영역이죠.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타게팅입니다. TV방송과 달리 웹모바일 플랫폼에서는 특정 콘텐츠를 찾아보는 ‘능동적 소비’보다는 목적 없이 콘텐츠를 보게 되는 ‘수동적 소비’가 주로 이루어 집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웹모바일 콘텐츠들은 타깃 시청자 층이 아주 분명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 콘텐츠 사업자들은 이용자 정보와 이용패턴을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웹모바일 플랫폼의 강점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콘텐츠를 보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거죠. 따라서 자신의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 누구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가지고 광고주를 설득하면 광고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기존 종합 광고 대행사와는 차별화된 방법으로 광고주 리포트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좋습니다. 인터뷰 영상으로 유명한 <셀러브> 같은 회사는 광고 집행 결과를 영상으로 제작해 광고주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 웹모바일 콘텐츠 사업자들은 기존 TV방송보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강점을 잘 살려 광고주와 일상적으로 소통하면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비디오 빌리지는 오리지널 채널을 만들면서 채널 성격에 맞는 광고주를 채널 스폰서로 영입하는 등 새로운 광고 형식을 개발하였습니다. 72초TV, 와이낫 같은 제작사들도 광고주를 먼저 확보한 후 광고주의 요구에 맞는 시리즈를 기획 제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광고주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광고 효과를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아예 상품 판매와 연계된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블랭크 TV나 우먼스톡처럼 아예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영상을 만들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유통하는 사업자 말고도 트레저헌터, 비디오 빌리지 같은 사업자들도 부분적으로 이런 시도를 하고 있죠. 72초 TV도 패션,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화를 염두에 둔 웹드라마 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사업자들은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익원을 다양화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에는 팬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 팬덤을 수익원으로 연결시킬 방법을 찾아야하죠. 그 대표적인 것이 유료 판매 입니다. 잘 모르는 콘텐츠를 돈 내고 살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팬이 되고 나면 결제를 하고라도 보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전지적 짝사랑 시점” 시즌 1, 2로 인기 몰이를 한 와이낫은 시즌 3에서는 유료 판매를 먼저 한 후 무료로 푸는 전략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또 충성스런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72초TV는 2018년부터는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콘텐츠 유통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유튜브나 옥수수 등 영상 감상에 적합한 유료 판매를 먼저 한 후 무료화하여 광고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유통할 전망입니다.
팬덤을 활용하는 두 번째 방법은 연관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입니다. OST 음원 판매, 웹툰이나 에세이로 바꿔서 출판하거나 콘텐츠 캐릭터가 담긴 문구나 패션 소품 등을 만들어 콘텐츠 팬들에게 판매하는 겁니다. 와이낫 스튜디오는 “전짝시” OST 음원 판매, 에세이 북 출간 등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팬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하는 다양한 상품 군에 라이선싱을 하는 겁니다. 초등학생 팬이 많은 트레저헌터와 샌드박스는 제과, 문구, 완구 등 다양한 상품에 양띵, 악어, 도띠, 잠뜰 등의 캐릭터를 라이선싱하여 수익을 냅니다. 또 20대와 30대 팬이 많은 72초 TV는 마이크로 브루어리 더 부스와 제휴해서 “칠십이초 Rye IPA”라는 맥주를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상품 군과 연계하여 수익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해야 하죠.
사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노력들은 다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어려워도 해야 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성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덤비기 보다는 실패하더라도 데이터를 남긴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한 번 해보는 자세가 바람직하죠. 또 단기적 수익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조직에 역량을 축적을 목표로 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콘텐츠 사업자들은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수익 모델을 확보하고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각사는 자사의 강점이 무엇인지 잘 찾아내어 이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광고 모델 이외의 수익 모델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콘텐츠 사업자들의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다양한 광고 형태 발굴, 직접 상품 판매 연계, 콘텐츠 유료 판매, 인접 시장으로의 확대 등 멀티 플랫폼 시대에 대응하여 콘텐츠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아봅니다.
02. 강사 소개
임성희 (SM엔터테인먼트 본부장)
03. 강사 이력
- SM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 동영상 사업 본부 본부장 - SK Planet 신규사업개발실 - SK Telecom New Media 사업 전략실 - SK 경영경제연구소 정보통신연구실 컨버젼스연구팀 수석연구원 - ㈜인포허브 사업본부장/상무 - ㈜동아닷컴 기획팀장
- 한국 미디어 산업의 변화와 과제(공저, 2010, 커뮤니케이션 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