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수: 네, 그 지상파와 종편과 그리고 이제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온라인 쪽에서 하고 계신데, 각각의 매체 변화에 따라서 예능 프로그램에 어떤 문법이라든지 약간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여운혁 : 네, 정말 많이 느꼈어요. 종편 JTBC때는 사실은 워낙 하드웨어 쪽으로 기반이 안 되어 있었고, 시청자들 인식이 없었던 상태였지만 기본적으로 방송 예능 프로그램 틀 안에서 환경이 힘들어진 거지 만든 방법이나 이런 게 특별히 변화된 건 없거든요, 만들어야 되는.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이 보는 거고, 처음에 환경이 안 좋아서 힘든 거지. 제가 이제 ‘빅픽처’를 해보니까 아, 이게 방식이 달라져야 되겠구나. 그리고 워낙 제가 릴렉스하게 찍어서 그런지 막 말을 편하게 하다 보니 방송을 간접광고 이런 게 도저히 통과가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확 틀어버린 경우인데, 호흡이나 이런 게 완전히 기존 예능하고는 다른 것 같아요. 쭉 예를 들어서, 광수씨 몰카 부분이 지상파에서 쭉 지켜보는 맛이 있는데 여기서 웹 예능에서는 짧게 짧게 끊어지면 그 안에서 다 해결을 봐야 하는 그 호흡이 들어가야 하고요. 사실 쭉 지켜봤으면 보는 재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쑥 떨어지는 거 보고 완전히 다르구나(생각했어요.) 그리고 시즌2도 조금 있으면 시작할 것 같은데 더 잘할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해보니까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홍경수 : 길이는 어느 정도?
여운혁 : 길이는 6~7분 정도가 제일 적당한 것 같아요. 화장실에서 잠깐, 전철에서 잠깐. 그 정도 길이. 길이의 문제가 제일 큰 것 같아요. 모바일로 몇 10분을 보지는 않더라고요. 많이 느꼈어요. 예능을 하기엔 더 좋아진 환경 같아요.
홍경수 : 어떻게 보면 약간 너무나 과감한 어떤 변화를 하고 계신데, 거기에 대한 어떤 특별한 개인적인 생각이 있으신지?
여운혁 : 사람이 어떤 선택을 내릴 때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선택을 내리지는 않는 것 같아요. 나이를 먹을수록 레이어가 복잡해 지는데, 다 설명 드릴 수 없는 것 같아서 가는 데마다 하는 말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돈은 많이 받았니? 그 대답이 먹히면 어, 돈은 많이 받았어. 예를 들어서, 선택을 하는데 뭐 자유롭게 하고 싶지 않고 싶어서 갔어요. 그게 맞아요. 사실은 여러 가지가 다 있는 건데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자전거를 타는 순간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 안 굴리고 있으면 떨어질 것 같은 느낌? 아마 제가 채널(방송국)에 있었으면 못 했던 생각들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못했던 생각들을. 조금 힘이 든 건 있는데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훨씬 더 생명력을 연장 시키는 과정이 아닌가.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홍경수 : 알겠습니다. 토크 프로그램들 굉장히 많이 하셨잖아요?
여운혁 : 네.
홍경수 : 어떻게 보면 예능 토크에 한 획을 그으셨다고 볼 수 있는데 토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게 어떤 것인지?
여운혁 : 나온 사람들이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 양반 생각이 옳든 그르든 그리고 그 말이 집에서 보는 시청자가 그걸로 인해서 대화가 시작 되는, 예를 들어서 남녀 문제에 관한 이슈가 나왔을 때 부부끼리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보면서 얘기를 하게 할 수 있나? 근데 온라인은 좀 다른 것 같아요. 혼자 보고 재미있어야 해요. 이걸 보고서 야, 너 이거 봤어? 이러면서 이걸 얘기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은 혼자 보고 혼자 재미있을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같아요.
홍경수 : 한 명에 그 수용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그런 게 있으면 된다는 그런 얘기인 것 같아요.
여운혁 : 네, 방송은 보면서 같이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보면서 불편하지 않아야 되는데 온라인으로 하는 건 어떤 한 사람이 재미있을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그게 좀 다른 것 같아요. 토크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하여튼 솔직하게 애기할 수 있는 분위기와 그 사람이 그런 얘기를 했을 때 피해보지 않게 하는 편집.
홍경수 : 이번에 새로 이적을 하셔서 만든 프로그램이 두 가지죠? 그런가요?
여운혁 : 새로 만든 건 ‘빅픽처’죠?
홍경수 : 그 눈덩이..?
여운혁 : 아 눈덩이는 처음에 그냥 종신이하고 헨리 같은 친구가 음악프로그램을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만 하고, 실질적인 연출은 SM 이예지PD가 많이 했기 때문에 그 처음한 얘기고 사실 첫 촬영 외에는 거의 관여하지를 못 했어요. 관여를 못했고, 그걸로는 저 같은 경우는 그 프로그램이 조금 더 그 프로그램이 제가 만들었으면 조금 더 사악해졌을 거에요. 아무래도 이예지PD가 만들어서 예쁜데, 제가 만들었으면 미스틱이 더 SM을 이용해 먹으려는 그런 게 더 그런 코미디가 더 강렬해졌을 것 같고, 그러면 여성들한테 욕을 먹었겠죠? SM팬들한테. 눈덩이 같은 경우는 재미있었어요. 마크란 친구를 새로 알게 되어서.
홍경수 : 그 ‘빅픽처’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더 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처음에 그 만들려고 하셨던 프로그램의 그림은 어떤 것 이였나요?
여운혁 : 진짜 관찰을 하고 싶었죠. 요즘 관찰 프로그램도 워낙 많잖아요? 근데 그 다 카메라 앞에서 아무리 봐도 카메라 앞에 있는 돌고 있는 것 가지고 100% 관찰이라고 할 수 없는데, 광수라는 친구가 워낙 주위에서 평이 좋아서 진짜 관찰을 해보자 ‘트루먼쇼’처럼. 하는데 이게 상황이 쉽지가 않더라고요. 스케줄도 속이기가 쉽지 않고 하하나 종국이나 잘 못 속이고 불편해 하니까 사실 중간에 접은 거죠.
홍경수 : 어떻게 보면 유통 채널로는 네이버 티비에 나오고
여운혁 : 애초부터 네이버랑 할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네이버에 밖에 못 나갈 것 같으니까 그쪽을 더 강화시킨 거죠. 저는 제 장점 중에 하나는요. 피봇을 잘해요. 피봇을 잘하는 편이기 때문에 아 이거 여기서 접자 빨리 접자 하면서 프로그램 막 내린 경우도 많아서 사람들은 프로그램 하는 것 마다 잘된다고 하는데 망한 프로그램이 더 많습니다. 근데 전 잘 망하죠. 뚝.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하지만 어떤 프로그램은 꼭 살려야겠다 마음 먹으면 저는 예를 들어서 아는 형님 같은 것도 처음에 황금어장도 처음부터 잘 된 건 아니고요. 이건 꼭 살려야겠다. 무슨 수를, 용을 써서라도 살리는데 이건 했는데 내가 해보니까 막상 아니다 싶으면 전 바로.. 보통 PD들은 자기가 한, 나온 그거에 대한 애정이 많기 때문에 끝까지 그걸 어떻게 막 해보려고 하는데 끝까지 해봐서 될 것 보다 안 될 것을 구별을 해야 되는데 그러면 망해도 타격이 없거든요. 제가 스스로 내리면, 제가 스스로 내리면 대미지가 없어요. 근데 남이 결정하게 하면 그게 대미지 거든요 그게. 아니다 싶으면 제가 내립니다. 저는.
홍경수 : 그때는 책에서도 얘기하셨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하는 데에 있어서 약간의 거리 두기와 관찰 그걸 굉장히 강조하셨던 것 같은데,
여운혁 : 그건 지금도 저의 스스로도 객관화 시키려고, 객관화라기 보다는 이렇게 주어진 타자화 시키는 연습을 해요.
홍경수 : 참 쉽지 않은..
여운혁 : 연습을 해야지 되는 것 같아요.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홍경수 : 연습을 해야지 되는 것. 그리고 어떤 조직에 속하기 보다는 조직에 속해있는 나가 아니고 어떤 내 개인으로서의 나에 대한 개념도 굉장히 강하신 것 같은데
여운혁 : 강한 사람이죠. 강한 사람인 것 같아요. 이게 인생관이 나오는데 근본적으로 사람은 죽는다 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뭐 나와서 밥을 굶는 것도 아니고, 힘든 일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라는 게 제 가치관이기 때문에, 힘들다 그래서 사실은 힘든 일 하시는 분들 많아요. 진짜 힘들게 사시는 분들 많은데, 그 분들 생각하면 좀 해피한 환경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조직에 의지해서 원래부터 없었기 때문에 그러려면 공무원 했어야 해요. 공무원 외에는 그런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홍경수 : 그래서 계속 미디어 환경 변화에 가장 앞선 파도를 타신 것처럼
여운혁 : 그러다가 빠지면 흘려 내려가는 거고.
홍경수 : 그 한국의 미디어 환경이 굉장히 크게 변화하고 있잖아요? 거기에서 앞으로의 굳이 꼭 얘기를 여쭤보자면 떠나오신 지상파와 종편과 또 이제 그런 온라인 플랫폼의 그 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할 것 같은지?
여운혁 : 예를 들어서 티비가 나올 때 라디오가 다 망한다고 그랬거든요. 그리고 티비가 나왔을 때 영화도 다 망한다고 그랬어요. 근데 영화시장은 더 커졌잖아요. 티비 시장도 더 커지고, 라디오도 뭐. 제가 알기론 지상파 지금 라디오에 대해서 꾸준히 흑자 내고 있는 것은 라디오 밖에 없을 거에요 아마. 이쪽 시장에서 모바일이 더 커지겠지만 모바일이나 온라인 이쪽이 더 커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그 티비나 매체들이 망하지 않는다고 봐요. 더 힘들게 일을 해야 할 상황이 오겠지만 거기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뭔가 살아남으려고 서로 연합도 할 것이고, 어떻게든 살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이 어느 쪽에 일을 하고 싶어하냐 저는 점점 모바일로 가지 않을까? 항상 세상은 젊은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바뀌어 왔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기존에 채널보다는 점점 모바일 쪽으로 스스로 원하게 될 것이고, 거기서 돈을 버는 친구들이 나오고 그러면 더 커지지 않을까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한다고 사실은 나이 먹은 사람들이 판을 짜놓지만 흐름을 바꾸는 건 저는 항상 젊은이 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젊은이 들이 원하는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홍경수 : 예능 PD로서 가장 즐거운 보람이나 행복은 뭔가요?
여운혁 : 사실 녹화 잘 됐을 때가 제일 좋아요. 딱 끝났을 때. 편집 시사가 기분 좋게 딱 떨어졌을 때 그때가. PD로써는 그렇죠 그때는 뭐 기분이 좋죠 다. 이 웃는 게 진짜 웃는 거하고, 웃어주는 거하고는 제일 잘 느끼거든요. 진짜 웃었을 때 이렇게 녹화장에서 출렁해요. 동시에 꽝 웃으면. 그럴 땐 기분이 좋죠.
홍경수 : 네, 여운혁 PD님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여운혁 PD가 만든 예능 프로그램들이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고, 플랫폼 변화에 따른 예능 프로그램 차이, 여운혁 표 토크 예능의 포인트를 알아봅니다.
02. 강사 소개
여운혁 (PD)
03. 강사 이력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영상사업부문 사장 - 연출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 <황금어장>, JTBC <썰전>, <아는형님>, 미스틱 <빅픽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