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버프 스튜디오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도형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마이 오아시스의 포스트모템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마이 오아시스를 개발하면서 어떤 점을 잘 했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마이 오아시스를 개발하게 된 시기는 회사가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회사의 유일한 프로젝트였던 게임이 국내 런칭을 했는데 성과가 안 좋았고, 글로벌 런칭 전에 리뉴얼을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회사의 유일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혹시나 이 프로젝트가 안될 경우를 대비할 플랜 B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플랜 B를 준비하면서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어떤 게임이 모바일에서 적합한 게임일지, 어떤 게임이 모바일 게임 유저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지, 어떤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이런 고민을 했고, 기존의 이런 요건에 맞는 게임들을 찾아 분석을 했습니다.
그 결과 그런 게임들에게는 공통된 요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것은 바로 소재, 플레이 메커니즘, 그래픽 중 최소 1가지 이상은 엣지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게임을 엣지 게임이라고 명칭을 했는데요. 이 엣지 요소가 많을 수록 만들긴 어렵지만 좋은 성과를 거둘 확률은 더 커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 사람들과 함께 조금 전 설명 드렸던 엣지 게임에 대해 공유를 했고 처음으로 적용을 하게 된 게임이 마이 오아시스였습니다. 마이 오아시스는 2개 부분에서 엣지를 주었는데 바로 소재와 그래픽입니다. 소재는 힐링이며, 그래픽은 아름다운 로우 폴리곤 아트를 지향했습니다. 힐링의 경우 기존 게임들 중에서 힐링이 서브 요소로 들어간 게임은 여럿 있지만 마이 오아시스처럼 힐링을 메인으로 내세운 게임은 유일했습니다.
두 번째로 잘된 점은 애셋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개발 환경을 살펴보면 인턴 기획자와 메인 개발이 처음였던 프로그래머에 3D 그래픽 디자이너가 회사 내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빠른 개발이 필요한 상황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대한 애셋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애셋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다보니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금방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기준으로 빠르게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사용했던 애셋들에 대해 조금 더 설명 드리겠습니다. 먼저 로우폴리 메쉬 제너레이터라는 애셋입니다. 이 애셋은 폴리곤이 많은 매쉬를 줄여주는 툴입니다. 저희 같은 경우 게임내에 동물들이 많이 등장해야 하는데 구매할 수 있는 로우폴리곤 동물들의 애셋은 몇 개 없어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솔루션이 이것이었습니다. 폴리곤이 많은 동물들은 스토어에 애셋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 애셋들을 구매하여 이 툴로 한번 깎아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다음은 프리쳅 페인터2라는 애셋인데요. 이 툴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레벨 디자인 툴을 따로 만들 시간이 없었기에 좀더 맵을 손쉽게 레벨 디자인 할 수 있는 것이 필요 했습니다. 이 애셋은 프리펩의 크기, 방향 조절, 배치 등이 가능하였기에 마이 오아시스의 맵 에디터로 사용했습니다. 세 번째는 버텍스 페인터 툴이라는 애셋인데 마이 오아시스의 경우 다양한 리소스 애셋을 활용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색감을 통일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프리펩을 원하는 색상으로 색칠할 수 있는 툴이 필요했는데 이 애셋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 툴을 활용하여 서로 다른 애셋들을 통일된 색감으로 재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심플 웨이포인트 시스템이라는 애셋인데요. 이 애셋의 경우 빠른 개발을 위해 구매한 애셋입니다. 마이 오아시스에서는 동물들이 돌아다녀야 하는데 자체적으로 구현도 가능하긴 했지만 개발시간 단축을 위해 이 애셋을 구매하여 웨이포인트를 쉽게 만들 수 있는 툴로 활용했습니다. 현재는 추가 기능이 더 필요하여 이 애셋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잘된 점으로 보는 것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마이 오아시스의 경우 런칭까지 개발기간이 약 6개월 정도 소요 되었는데요. 2017년 6월 말에 국내에 런칭을 했습니다. 그런데 출시 2시간 경과.. 저 빨간 동그라미를 보시면 갑자기 그래프가 치고 올라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처음엔 2시간 만에 저렇게 다운로드가 많다니 대박 난건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아무래도 이상했습니다. 알고 보니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다운로드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런칭 전에 오픈 베타 테스트를 했었는데 그 버전이 유출되어서 중국의 여기 저기에 퍼지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중국의 경우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서비스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많이 당황스러웠고 이대로 끝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다르게 생각 해봤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을 어떤 커뮤니티에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시면서 베스트 글에 올라가면서 더욱 더 많은 분들이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게임 웹진에도 기사가 나면서 덕분에 많은 유저 분들이 다운로드 받으시고,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당시 유저 분들이 정말 많은 위로와 응원의 리뷰들을 남겨주셨는데요. 하나만 읽어 보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중국으로부터 해킹당했다고 들었습니다. 개발자와 대표님들 힘내세요. 그리고 게임 너무 재미있네요. 어떻게 보면 이걸 계기로 입소문에 필요한 씨앗이 뿌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죠.
그럼 이제 아쉬웠던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클리커라는 플레이 방식입니다. 마이 오아시스를 개발할 당시 누구나 쉽게 게임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플레이 방식을 가진 클리커 장르가 이에 적합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유저 분들이 힐링을 기대하고 왔는데 탭을 많이 하는 플레이 방식은 힐링과 서로 궁합이 맞이 않는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탭 외에도 방치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수단이 있긴 했지만 탭에 비해 효율이 더 낮음으로써 생긴 문제였습니다.
두 번째는 부족한 콘텐츠였습니다. 런칭 당시 회사가 무척 어려웠던 시기였기 때문에 기획 상에 있었던 상당 부분을 개발하지 못한 채 거의 기본만 갖춘 채 런칭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로 인해 콘텐츠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이 부분은 런칭 후에도 쉽게 보완할 수 없었습니다. 세 번째는 업데이트를 고려하지 않은 개발입니다. 아무래도 경험이 많지 않던 분들이 개발을 했고, 개발 기간도 짧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준비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 후폭풍이 나중에 밀려와서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는 늦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라이브를 염두 해서 설계가 잘 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정리해보면 첫 번째 엣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임에 어느 한 부분이라도 특별함이 없다면 하루에도 수없이 나오는 게임에 묻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애셋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빠른 개발이 가능합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진 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커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애셋 활용을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게임을 개발하거나 서비스 하다 보면 위기의 순간들이 종종 오는데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면 위기가 기회가 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게임은 그 게임이 어떤 게임이냐에 따라 그 게임과 어울리는 플레이 방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설계 시부터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면 추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소비 속도는 예상보다 항상 빠르게 소비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어느 정도의 콘테츠를 준비해서 런칭할 지 그리고 어떻게 콘텐츠를 업데이트 할지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이상으로 마이 오아시스 포스트모템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글로벌 시장과 모바일 게임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고민끝에 탄생한 '마이 오아시스'의 포스트모템을 통해 게임 개발 시 성공 노하우와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본다.
02. 강사 소개
김도형 (버프스튜디오 대표)
03. 강사 이력
- 1998년부터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 게임 개발 시작 - 2002년부터 게임 기획자로 전향 - 주요 경력 회사 : 태울 엔터테인먼트, 액토즈 소프트, 엔씨 소프트,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 2014년 9월 버프스튜디오 창업 - 대표작 : 용사는 진행중, 마이 오아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