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향 포맷 기획_01차시
안녕하십니까? 저는 SBS 예능 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일중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SBS 예능본부에서 만든 SBS 자회사인 포맷티스트라는 글로벌 포맷 에이전시에서 근무를 겸직을 하고 또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글로벌향 포맷 기획의 주안점과 특이점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글로벌향 포맷 기획의 수요가 과연 있는가? 하는 부분부터 이야기를 해야 될 거 같습니다. 이 강의를 들으시려는 분들은 글로벌향 포맷 기획과 제가 설정해 놓은 구도대로 국내용 포맷 기획인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 또 그런 차이가 시장은 존재하는 것인지부터 관심들을 가지시게 될 텐데요.
일단 국내시장 상황부터 설명해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국내에서는 포맷을 만들어 내는 아이디어의 최초 창작자들이 IP를 그동안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지배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들의 아이디어는 작가가 냈습니다. 작가들의 최초 발제를 시작으로 해서 수없이 많은 스텝들, 출연진들의 아이디어들이 혼합돼서 완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사람이 IP를 주장하기에는 쉽지 않다. 게다가 아이디어를 실질적으로 실행해준 자금은 제작비는 방송국이 댔기 때문에 방송국이 IP를 다 소유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특히 지난 한 5년 사이에 국내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뜨거운 시장을 맞이하게 되었죠. 여러분도 알다시피 중국 시장일 텐데요. 중국 시장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포맷 수출의 혁혁한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포맷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그러면 내가 최초에 냈던 아이디어의 가치를 어떻게 존중받을 수 있을까? 이런 문제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요.
그것이 포맷을 만드는 크레이터에게도 내가 그동안 만들었던 국내용 예능 프로그램들을 위한 작업과 내가 만들어낸 아이디어들이 중국이나 유럽이나 미국 같은 데에서 그렇게 멋진 성과들을 내는데 저런 성과들로 이어지게 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만들 때부터 어떤 변화를 줘야 하는지에 대해서 서서히 인식을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 거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킵핑 포인트가 등장합니다. 트리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큰 트리거인데요. 가 2018년부터 시작해서 2019년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죠. 이 어마어마한 성공에서 어마어마함에 사이즈에 여러분이 공감하셔야 이 강의를 듣는 의미가 있을 거 같아요.
2019년에 글로벌 포맷 마켓 시장 리서치 기관인데요. 영국 맨체스터에 기반을 둔 K7 Media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지난 30년간 가장 많이 가장 널리 팔린 포맷 리스트를 발표하는데요. 2019년에는 가 1등을 했습니다. 지금 BTS가 Dynamite로 빌보드 차드에서 1등을 했다고 해서 대통령도 축하하는 정도인데 거의 그런 실적에 버금가는 대단한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는 그래서 국내 포맷시장에 별 관심이 없는 분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뉴스가 됐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의 크레이터는 전혀 IP를 소유하지 못하고 다른 형태로 보상을 받았지만 다른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본다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에 과연 글로벌 포맷 시장의 사이즈가 어느 정도인지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이슈 같은 것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죠.
국내 예능 프로그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상황이 아직 지지부진합니다. 지지부진하기보다는 국내용으로 계속해서 진전되겠죠. 예컨대 우리나라의 예능 프로그램은 일반인이 나와서는 크게 시청률을 획득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조건 유명한 MC들 유명한 배우나 가수들 그들로부터 모든 기획이 출발하는 상황이 지배적인데요.
특히 최근에 SBS 같은 경우는 <미운 우리 새끼>나 MBC 같은 경우는 <나 혼자 산다> 같은 포맷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 포맷들은 사실은 저희 포맷 전문가들이 봤을 때는 뼈대가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냥 너무너무 흥미롭고 너무너무 재미있는 연예인들의 아주 소소한 사생활 자체가 포맷이기 때문에 살만 있는 살만 있는 ‘뼈 없는 치킨’ 같은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그런데 뼈 없는 치킨은 국내에서는 잘 팔리고 시청률이 높지만, 그 뼈 없는 치킨을 다른 나라에서 그대로 수입해다가 먹을 수 없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포맷 산업은 특히 글로벌 포맷 산업은 뼈만을 가져다 팔아야 하는 시장이거든요. 그 뼈를 사다가 그 나라에 맞게 살을 붙여서 요리해내야 되는 그런 시장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희한하게도 뼈가 없는 포맷들만 시청률이 굉장히 높게 나오고 인기가 좋고 시청자들도 좋아해 주시고,
그러다 보니까 갈라파고스처럼 국내에서만 흥행이 되는 예능프로그램들로 가득 채워지게 된 거죠. 이런 상황에서 문제를 느낀 것은 저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계속해서 접하는 국내 포맷 관계자들이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사람들 위주로, 저를 포함해서 뼈대가 없는 상태로 한국 포맷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한국에서 <미운 우리 새끼>는 어마어마하게 히트를 쳤지만 그것은 유럽이나 미국시장으로 수출될 수 없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하게 됐죠. 그러면 이러지 말고 우리가 제작이나 기획단계에서부터 아예 해외를 목표로 한 해외를 무대로 생각하고 만드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자, 포맷들을 만들자 이런 움직임들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런 움직임들을 저는 글로벌향 포맷 제작의 움직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 강의를 제목인 국내용 포맷과 글로벌향 포맷은 발상부터 전개, 시장의 개념까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주시면 제가 강의를 듣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습니다.
글로벌향 포맷 기획에서 중점 되어야 할 개념들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특히 제가 ‘국내용.’이라고 하고, ‘글로벌향’이라고 용어를 한 글자씩 다르게 하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용은 글자 그대로 이미 방영이 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말하는 거죠. 그래서 그것은 용도가 뚜렷합니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을 기용해서 그들의 특성에서부터 출발한 포맷들을 거꾸로 발상해내면 되는 거거든요. 용도가 뚜렷하기 때문에 국내용이라고 제가 말씀드리고요.
글로벌향은 아직 제작되지 않은 페이퍼 포맷이죠. 그러니까 보통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들은 최초의 느슨한 기획에서부터 시작해서 점점 회차를 거듭할수록 여러 사람의 생각과 의도들이 모여지면서 특정 포맷으로 고착되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 지금 우리가 하려고 하는 글로벌향 포맷 기획은 제작을 하는 상황에서 병행하는 개념의 기획 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시작할 때부터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죠. 그래서 글로벌향입니다. 아직 용도가 불분명한 아이디어들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국내용 포맷은 만드는 제작과정에서 결과적으로 탄생한다는 성향. 그리고 글로벌향은 이 모든 것들을 최초부터 염두에 두고 발상하셔야 한다는 점.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개념의 차이고요.
이런 것들을 설명할 때 저희들이 몇 가지 용어들을 기획하는 분들한테 강조하고 요구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바로 Unique Selling Point라고 하는 USP라고 저희들이 줄여서 말합니다. 그다음에 트위스트. 또는 기믹, 뭐 이렇게 여러 가지 용어들을 쓰는데요, 먼저 USP부터 말씀을 드리면 ‘이 프로그램에서 USP가 뭐야’라는 질문을 아직 제작되지 않은 프로그램의 기획자가 들을 때 무엇을 떠올리셔야 하냐면 유사한 프로그램 중에서 이를테면 음악 오디션 쇼라던가, 뭐 연예인 관찰 리얼리티라던가, 데이팅 매칭 쇼 굉장히 많잖아요.
내 데이팅 쇼가 유사한 데이팅 쇼들과 굉장히 차별화되게, 누구라도 아 그건 완전히 다르다고 구분 짓게 하는 요소를 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구분이 지어져야만 별도의 상품으로 인식이 되어 다른 나라에 팔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Unique Selling Point라고 합니다. 이 USP가 없으면 비슷하게, ‘어 그런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예를 들어서 마스크를 쓰고 무대에서 자기를 감추고 노래를 한 다음에 나중에 그 사람이 누군지를 맞춘다. 이런 것들은 그 사람만 할 수 있는 발상은 아닌거든요. 근데, 그 발상을 는 마스크를 굉장히 특수하게 만든다거나 그들이 몇 회 이상 됐고, 경연에서 지면 마스크를 강제로 벗어야 한다. 몇 가지의 USP를 갖추었기 때문에 이전에 유사한 얼굴을 가리고 노래를 하고, 그 사람이 누군지를 맞추는 글로벌한 유사한 다른 쇼부터도 '아, 이건 다른 상품이다.'라는 인식을 가능하게 해줬던 것이죠.
사실 이 USP라는 개념을 기획자들은, 특히 우리 국내용 프로그램들을 제작하던 기획자들은 그렇게 주안점을 두고 생각하실 필요가 없는 개념이었어요. 왜냐면 셀링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 이것은 마케팅하는 사람들끼리의 용어였거든요. 포맷을 사고 파는 사람들끼리 '이 포맷은 이런 주요한 USP가 있어.'라는 것을 설명할 때 쓰는 개념이었는데, 지금 우리가 이것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글로벌향'포맷은 대부분의 경우에 아직 제작되지 않은 페이퍼 포맷 형태입니다.
즉,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 단계인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기획 단계부터 셀링 포인트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유니크한.
근데 예를 들어서 <런닝맨>이나 <아빠 어디가> 같은 글로벌 포맷 히트작들은 이미 방송이 제작 완료된 것들을 뽑은 것이었고, 그것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완성된 포맷과 그 포맷이 거둔 트랙레코드라고하는데요, 시청률 실적 같은 것들을 다 감안해서 판단하기 때문에 Unique Selling Point를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었죠. 근데 페이퍼 포맷에서는 내가 이런 유니크한 다른 장점이 있기 때문에 너는 이것을 사야만 될 거야. 베끼지 말고.’라고 설명하는 데 쓰이는 용어가 됐기 때문에 기획하는 분들도 생각을 많이 하셔야 합니다.
두 번째는 트위스트인데요, 트위스트는 평범하고 무난한 흐름에 어떤 발상에서 뭐 하나가 확 달라져서 '아, 이건 도저히 이거를 비슷하게 했다가는 따라했다라는 얘기밖에 못 하겠구나. 이것은 내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 프로그램만의 특징이다.'라는 것을 뜻해요.
가장 대표적으로 제가 많이 설명할 때마다 드는 사례는 이라는 지금도 방영이 되는, 미국의 메이크업 솔루션 쇼인데요. 신체와 외모에 자신없는 사람들이 일정 기간 아주 특수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서 백조처럼 이렇게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하는 과정을 다루는 솔루션 쇼인데, 이 쇼에서는 너무 유명한 트위스트가 등장합니다. 그게 바로 출연자가 수개월간 트레이닝도 하고 성형수술도 받고 최고의 스타일리스트에게 도움을 받아 옷도 바꾸고 하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절대 자기 얼굴을 볼 수가 없어요. 자기 얼굴을 비출 수 있는 콤팩트디스크, 유리창, 거울이나 모든 종류의 내 신체가 반영되는 내 신체가 투영되는 오브젝트들을 전부 가린다는 아주 재미있는 설정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한 6개월쯤 뒤에 다른 사람들은 다 본, 자신만 못 본 자신의 변화된 신체를 전신거울을 통해서 무대 위에서 딱 만날 때의 그 감동. 그런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에 있어서 의 트위스트는 굉장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발상이었죠. '네 변한 모습을 너만 보지마.'라고 얘기하는 것, 바로 이런 발상들을 기획단계에서부터 페이퍼 포맷에 설명하고 삽입해놓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로컬용과 글로벌향 포맷의 차이점을 짚어보고 있는데요, 조금 더 깊게 한 단계 더 들어 보겠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부터 말씀을 드려 볼게요. 우리 로컬용 포맷은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높은 시청률을 따내는 일입니다. 시청률이 높아야 제작 지속 가능성도 높아지고요, 그래야 광고도 많이 붙고요, 그렇게 되야 제작비도 계속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방송국에서는 1년이고, 2년이고, 10년이고, 심지어 20년, 30년간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할 수가 있죠. 그래서 이런 국내용 포맷들은 뭔가 대단히 큰 변화를 싫어합니다. 아시다시피 <전국노래자랑>은 30년간 포맷이 전혀 변화가 없죠. 그렇게 시청률을 높게 기록하도록 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만들어지는 것과 전혀 다르게 글로벌향 포맷은 새로운 가치를 지향합니다.
그게 바로 ‘시즌 판매량'을 여러 번 획득하는 일에 주안점을 둔다는 점인데요.
예컨대 글로벌향 포맷은 한 시즌이 예를 들어서 200회, 300회, 1년, 2년 계속 가는 것을 오히려 원하지 않습니다. 12회면 12회. 16회면 16회. 한 시즌을 딱 사도록 해서 시즌 1이 성공을 하게 하면 그 성공을 한 저력을 바탕으로 시즌 2의 재구매가 이어지도록 해야 되고요, 당연히 시즌 1과 시즌 2의 성공을 이유로 가격은 굉장히 달라지겠죠. 그렇게 해서 시즌 3는 더 높은 가격으로, 시즌 4는 더 높은 가격으로 이렇게 시즌이 거듭될수록 거래가 다시 이루어지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글로벌향 포맷은 여러 번 업그레이드된 시즌을 사람들이 구매하게 하는가’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시즌이) 반복되어도 같은 재미가 나올 수 있는 구조적인 어떤 스트럭쳐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에 굉장히 집착합니다.
시청률 지향과는 다른 점이죠. 시청률 지향은 오히려 느슨한 구조일수록 출연자가 유명한 사람이 등장해서 다시 시청률의 반등 점을 만들어주고 하는 방식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한 구조를 좋아해요. 근데 시즌 판매량은 튼튼한 구조일수록 좋아합니다. 여러 번 반복돼도 계속 시청자들이 비슷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하니까요.
이런 기본적인 관점의 차이를 알아두셔야 되고요.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와 글로벌향 포맷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가 너무나 제가 보기엔 ‘너무나’라는 부사를 붙여도 될 만큼 연예인 사생활에 경도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어요. 우리 시청자들이.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여러 가지 배경들이 있겠습니다만, 만들기 가장 쉽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연예인들이 또 자신들의 사생활을 일정 부분 시청자들에게 들어냄으로써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것에 대해서 관대하다는 우리나라 연예인들의 특성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외국인들이 봤을 때는 깜짝 놀랄 자신들의 사생활까지 카메라 앞에 노출하는 것에 있어서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의외로 거부감이 별로 없습니다. 뭐 머릿속, 내장 속, 심지어는 자신들의 집 구석구석 그다음에 자신들의 병력, 모든 것들을 오픈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포맷들이 인기가 좋은데 비해서 이런 경우는 포맷 시장에서는 사실 상품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해당 연예인이 그 나라에 있지 않은 한 그 나라에서는 이 포맷을 살 이유가 절대 없으니까요. 그리고 어느 나라에나 이런 희한한 연예인들은 다 있어서, 이를테면 미국에서 킴카사디안 같은 독특한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것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독하기도 하지만, 굳이 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한국의 관찰 리얼리티쇼 포맷을 구매해서 제작해야 할 필요는 전혀 없거든요.
따라서 연예인 사생활 관찰 포맷은 포맷 시장에서는 상품성이 가장 낮은 상품에 속한다. 반대로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이나 미주시장에서는 리얼리티 쇼가 많이 발달돼있죠? 그런 리얼리티쇼 시장이 굉장히 크게 형성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일반인 누구라도 (리얼리티쇼에) 출연을 해서 이런 독특한 룰에 의해 서로 경쟁을 하다 보면 거의 매회 색다르고 더 높은 강도의 재미들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 출연 구조의 포맷들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도 역시 다양한 문화적 배경들이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배경은 아무래도 인구수인 것 같아요. 유럽은 유럽 전역을 한 문화권으로 본다고 하면 1억 명, 2억 명 가까운 일반인 출연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것이고, 미국도 2억에 가깝고요, 일본도 1억이 넘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주로 '나는 어느 먼 지방에서 왔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출연을 해서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갈 수 있고, 그렇게 독특한 캐릭터의 사람들에게 아주 신기한 룰을 가미함으로써 그들을 자극하기만 하면 흥미로운 장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일반인 출연 구조 포맷들이 해외 시장에서는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죠.
자,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대단히 좁은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재미있는 사람들도 일반인 출연이 가능한 리얼리티쇼나 포맷에 출연을 했다가, 최근에도 그런 사례가 많습니다만, 몇 년 전에 잘못 올린 SNS글이라던가 몇 년 전에 어딘가에 잘못 찍혔던 모습이라거나, 최근에 몇몇 사생활의 사소한 문제들 같은 것들이 확 커지면서 하차를 하는 경우도 많고 그렇죠. 그래서 일반인 출연이 가능한 리얼리티쇼의 개발과 제작이 우리나라는 상당히 좀 더디고 느린 편입니다. 이 현상은 앞으로도 크게 바뀔 것 같지 않아요.
자. 그래서 여기서 문젠데, 우리는 한국에서는 굉장히 각광을 받고 있지만 해외 마켓 바이어들은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프로그램만 만들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건 갈라파고스가 되겠다는 것을 뜻하는 거고, 실제로 그런 식으로 해서 초창기 포맷시장에서 굉장히 강자였다가 지금은 상당히 약자 쪽으로 분류되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은 갈라파고스처럼 자기들끼리 재미있고 자기들끼리 선호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계속 제작하다 보니까 한 1~20년 전에 그들이 글로벌 포맷 시장에서 누렸던 굉장한 지위를 지금은 굉장히 사실 상당히 우리 한국 같은 나라한테 빼앗기게 되었죠. 일본이 가지고 있던 마켓쇼를 한국에 빼앗아 온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이 구조의 차이를 인지하고 그래서 ‘우리가 기획 단계부터 서구의 큰 시장에, 미국이나 유럽 같은 큰 시장의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을 만한 포맷을 글로벌향으로 만들어보자.’라는 인식 때문이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같은 것을 일본사람들은 만들기 쉽지 않은 반면에 한국에서는 계속해서 이런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보고요, 이 강의가 그런 데에 도움을 조금이라도 드릴 수 있으면 참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네 로컬용과 글로벌향 포맷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았고요. 자 그렇다면, 글로벌향 포맷의 패키징과 피칭은 어떻게 되는 것이고, 과연 유통의 전망은 어느 정도인지 이걸 알아보겠습니다.
글로벌향 포맷은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만, 제작되기 전의 상품입니다. (글로벌향 포맷은) 제작되기 전 형태의 아이디어를 정리해 놓은 것이고, 그것을 최대한 제작 직전에 제작비를 투자할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제작을 결심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여러 가지 형태로 패키징이 되는데요, 이런 것들을 통칭해서 '페이퍼포맷'이라고 시장에서는 부릅니다. ‘종이로 된 기획서’라고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아요. 페이퍼포맷을 그동안의 글로벌 포맷 시장에서 사고파는 일은 없진 않았습니다. 없진 않았는데, 시장성은 정말 낮았죠. 앞으로도 아마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전세계 어느 나라든 수억 원, 작게는 몇 천만 원부터 크게는 수억 원씩 회당 제작비를 투자해서 제작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고하는 방송사나 제작사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방송사나 제작사도 아이디어를 최초에 종이에서부터 시작해서 제작으로 이어지는 제작경로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 최초의 아이디어를 자기네들이 만들거나 자기들이 신뢰할 수 있는 그 나라의 파트너들이 만드는 것을 선호하지. 동양의, 한국에서 만들어낸 어떤 아이디어를 사서, 돈 주고 사서 거기에 수 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하겠다고 결심하게 하는 것은 엄청난 설득의 경로를 필요로 하게 합니다.
그래서 쉽지는 않은데요,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근에 아까 서두에 말씀드렸던 여러 시장의 분위기 변화로 인해서 이제는 한국산 페이퍼포맷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페이퍼포맷은 어떻게 구성이 될까요? 제일 먼저 피치덱이라 부르는 페이퍼포맷 그 자체, 우리가 서면으로 혹은 디지털파일로 받아볼 수 있는 PPT(파워포인트)로 만들어진 설명 자료를 기본으로 합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예능작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서면으로 설명할 때 HWP같은 텍스트 위주로 많이 아는 제작 결정자들, 주로 프로듀서들이죠? 프로듀서들에게 피칭하기 위해서 HWP 파일의 기획서들을 많이 만드는데요, 일단 텍스트 위주보다는 사진이나 영상이나 여러 가지 그래픽이 섞인 피치덱을 많이 만드는 편입니다. 피치덱을 전문적으로 만들어주시는 분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고요, 그리고 피치덱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아직 방송으로 제작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PPT, 설명서 보다는 영상으로 보는 것을 선호하는 구매자들을 위해서 만드는 자료가 바로 '트레일러'입니다. 이 트레일러는 사실 기존에 방송 제작된 포맷 같은 경우는 해당 PD가 티저광고, 티저 같은 것들을 모아서 만들기도 하니까 그게 제작이 어렵지는 않은 편인데요, 글로벌향 포맷 기획에서 트레일러는 가장 어려운 제작 자료 중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방송) 제작이 아직 안됐기 때문이죠. 영상이 없습니다. 영상이 없는데 어떻게 영상을 만들까요? 그래서 기존에 구매해서 살 수 있는 PPT 자료화면들, 그리고 기존에 유사한 쇼의 화면들을 살짝 같이 묶어서 만들기도 합니다. 보통 트레일러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는 상업적인 용도를 띄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기의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 쓰이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가 그렇게 엄격하게 적용되지는 않아서 보통 이런 식으로 PPT 자료화면이나 기존에 있는 프로그램들의 화면들을 또는 간단한 것들은 직접 찍어 (트레일러)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또 최근에 물론 제가 하고 있는 회사에서 고려하고 있는 방식인데요, 이것은 유튜브에 채널 하나를 개설해서 그 채널에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아이디어를, 지금 저랑 이렇게 얘기하는 방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또는 다양한 그래픽이나 일러스트 같은 것들, 유튜브에서 선호되는 툴들이 많이 있죠? 그것들을 활용해서 직접 피칭하게 하는 채널들도 곧 등장을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트레일러는 사실 폐쇄적인 경로를 통해서 유통되거든요? 근데 유튜브라는 공간은 아시다시피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고 이런 식의 포맷 아이디어를 발상해 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튜브 채널) 구독만 해서 아이디어를 일주일에 하나씩, 혹은 2주일에 하나씩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이 돼서 저희들도 지금 고려를 하고 있는데, 누구라도 당연히 저작권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죠? 그런데 저희 마켓에서는 이런 경우를 ‘카피래프트’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글로벌마켓의 쇼케이스 같은데 포맷 아이디어를 발표함으로써 오히려 마켓 쇼케이스 자리에 모였던 사람들끼리는 오히려 '아 저 유명한 회사에서 이 유명한 자리에 이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저 아이디어를 했기 때문에 베낄 수가 없다.'라는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저희들은 카피래프트 효과라고 하는데요, 그렇게 쇼케이스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것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유튜브를 통해서 아예 구독자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피칭하게 함으로써, 구독자 중에서는 당연히 기획자들도 있겠지만, 동료 기획자들 뿐만 아니라 구매를 원하는 바이어들까지도 대상에 넣어서 그들로 하여금 많이, 우리 아이디어를 접하게 하는 방식으로 피칭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대행해주겠다는 에이전트들도 한국에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고요, 또 이런 에이전트 필요 없이 우리 해외 제작사들과의 개인적인 관계, 또는 여러가지 네트워크를 통한 비즈니스 관계를 통해서 유통이 되기도 하고요, 아까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밉티비, 밉컴 같은 글로벌 마켓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하는 쇼케이스 등을 통해서 포맷 아이디어들을 여러 가지 피칭 패키지를 통해서 발표하는 사례도 최근에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 아이디어를 미국에 사는, 유럽에 사는 어떤 제작사, 프로듀서에게 피칭하는게 과연 가능한 일이야? 그런 일이 난 도저히 상상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전혀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일반적인 일이 됐고요, 이미 그런 자리를 선점해가는 여러분들의 경쟁자들도 많고요, 또한 그런 여러분과 여러분들의 경쟁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글로벌 마켓의 유통 담당자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다시피 가 거의 한국 포맷에 대한 주목도와 관심도를 BTS급으로 올려놨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얼마든지 이런 시장에 접근 가능하시니까, 관심을 두고 이런 시장에 진출하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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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이 강좌에 대해서
글로벌향 콘텐츠에 맞춰 포맷이 매년 업데이트 되고 있어 이에 따라 글로벌향 포맷 작법에 대한 스탠다드 강좌에 대한 필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맞춘 글로벌향 포맷 기획 시 개념 및 주의사항에 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02. 강사 소개
김일중 (SBS PD)
03. 강사 이력
-SBS 예능본부 프로듀서 - FormatEast Creative Lab
<글로벌 TV포맷시장의 균질화 현상 연구-차세대 히트포맷의 방향제시를 중심으로> 2018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석사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