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버프 스튜디오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도형입니다. 포스트모템이란 어느 하나의 결과물을 통해 좋은 점과 부족한 점을 분석하여 다음 일의 지표로 삼는 일을 말하는데요. 1인 개발로 성공을 거두었던 모바일 게임 ‘용사는 진행중‘의 포스트모템을 통해 어떤 점을 잘 했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용사는 진행중을 개발하면서 잘된 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개발 방향입니다. 처음으로 모바일 게임을 혼자서 개발할 시기에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했던 캐주얼 게임이 있었는데 플라피 버드와 2048 이라는 게임이었습니다. 그 정도면 혼자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간단한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3개의 게임을 만들었는데요. 결과는 전부 합해서 36.91 달러.. 약 4만원 정도 되는 금액이었습니다.
그런 결과를 받아보니 이렇게 심플한 캐주얼 게임은 로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게임은 조금 더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민한 결과 4가지 정도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엔딩이 있는 게임이면서 최소 1시간 이상 플레이 할 수 있고, 모바일에서 쉽게 플레이 가능하며 RPG를 캐주얼하게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이렇게 개발을 시작하기에 앞서 어떤 게임을 만들지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세운 것이 잘된 점 중 하나입니다. 다음은 꾸준한 개발 시간을 확보한 점입니다. 당시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개발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녁시간에는 야근이나 약속이 있을 때가 많으니 개발 시간을 꾸준하게 확보하지 못할 것 같아 아침에 2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서 개발을 했습니다. 아침형 인간은 아니었기에 쉽진 않았지만 그렇게 꾸준하게 개발을 하다 보니 개발 완료까지 걸린 기간은 약 3개월 정도였습니다.
그 다음은 그래픽 리소스 관련된 부분입니다. 앞서 얘기 드린 것처럼 용사는 진행중은 혼자서 개발하고 있었는데 기획과 프로그래밍은 가능했지만 그래픽은 제가 전혀 할 수 없는 분야였습니다. 그래서 그래픽은 어떻게 할까 고민해보니 3가지 정도의 해결책이 있었습니다. 외주, 지인 도움 요청, 리소스 구매 였는데 외주 맡기는 것과 그래픽 작업 가능한 지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마지막 방법인 그래픽 리소스 구매가 남았습니다.
만들고자 했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특정한 부분만이 아니라 맵, 아이템, 몬스터 등 통합된 리소스가 필요했습니다. 그런 리소스를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만들고자 하는 게임에 딱 적합한 리소스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로그라이크 게임의 리소스 였는데 제가 원하는 그래픽 리소스가 다 있어서 구매했습니다. 덕분에 개발기간도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다음은 국내에 먼저 런칭한 점입니다. 국내에 먼저 런칭을 할 경우 몇 가지 이점이 있었는데 첫 번째 글로벌 출시 전 국내 유저들의 빠르고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고, 로컬라이징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둘째 아무래도 해외 쪽 보다는 홍보에 용이하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세 번째 로컬라이징 작업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런칭까지 필요한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1인 개발이나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이렇게 국내부터 런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부분은 유료 게임으로 출시했다는 점입니다. 유료 게임의 경우 틈새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대부분의 큰 기업은 매출 규모가 작은 유료 게임 시장으로는 서비스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출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력이 많은 경우라면 추천하지 않지만 1인 개발이나 소규모 개발팀이라면 유료 게임도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무료 게임 시장처럼 경쟁률이 치열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다운로드가 발생해도 순위권 진입하기가 쉽습니다. 게임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필요한 요건 중의 하나가 많은 노출인데 아무래도 순위권 진입을 하면 그만큼 노출의 기회가 커지고 이를 통해 자연 유입되는 유저가 많아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유저 피드백에 친절하고 빠른 대응입니다. 유저들은 메일이나 리뷰를 통해 피드백을 주는데 리뷰 같은 경우엔 거의 모두 답변을 했고,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메일로 문의가 온 경우에는 친절한 답변과 함께 입소문을 낼 수 있도록 부탁도 함께 했는데 그런 부분도 게임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아쉬웠던 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부족한 콘텐츠입니다. 처음 목표가 최소 1시간 이상 플레이 가능한 엔딩이 있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엔딩을 본 유저 분들은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모드인 무한 모드를 추가하여 업데이트 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버그가 많이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혼자서 개발하다 보니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못한 채 출시를 해서 그런지 런칭 초반에 버그가 속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버그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만 하더라도 회사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버그에 대응하려면 잠을 줄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글플레이 콘솔을 보면 베타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이 베타 테스트 기능을 활용했으면 런칭 시 버그를 최소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여러분은 이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은 유저 피드백에 따라 밸런스를 자주 바꿨다는 점입니다. 어렵다는 피드백이 많으면 난이도를 낮추고, 또 너무 쉽다고 하면 난이도를 높였는데 밸런싱 같은 경우에는 확실하게 어떤 기준을 갖고 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지금까지 용사는 진행중을 개발하면서 잘된 점과 아쉬웠던 점을 살펴봤는데 간단하게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발하고자 하는 게임의 확실한 개발 방향을 정하고, 꾸준한 개발 시간을 확보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잘 세웁니다. 빠른 개발을 위해 그래픽 리소스 구매도 괜찮은 방법이니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고, 국내에 먼저 런칭 후 글로벌을 공략하는 순으로 서비스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1인 개발이나 소규모 팀이라면 유료 게임 시장도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으니 도전해볼만 합니다. 런칭 후에는 유저들의 리뷰나 이메일 문의에 친절하고 빠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유저들의 경우 콘텐츠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여 런칭 후에 콘텐츠를 업데이트 할 것을 고려하여 개발하면 추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런칭전에 베타 서비스를 하여 사전에 버그를 최대한 많이 잡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밸런싱의 경우 확실한 기준을 세우고, 유저 피드백 보다는 세운 기준에 맞춰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이상으로 강연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1인 개발로 성공을 거두었던 모바일 게임 '용사는 진행중'의 포스트모템을 통해 게임 개발 시 성공 노하우와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본다.
02. 강사 소개
김도형 (버프스튜디오 대표)
03. 강사 이력
- 1998년부터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 게임 개발 시작 - 2002년부터 게임 기획자로 전향 - 주요 경력 회사 : 태울 엔터테인먼트, 액토즈 소프트, 엔씨 소프트,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 2014년 9월 버프스튜디오 창업 - 대표작 : 용사는 진행중, 마이 오아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