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과 함께 MCN에 대해 함께 공부할 임성희입니다. MCN, 요즘 많이 들어보셨을텐데요. MCN은 Multi Channel Network의 약자입니다. 자신이 만든 동영상을 직접 YouTube 등 영상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해, 1인 창작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을 말하죠. MCN이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1인 창작자를 대신하여 YouTube, 아프리카TV 등과 같은 영상 플랫폼으로부터 1인 창작자의 수익을 관리해 주는 일입니다.
YouTube는 1인 창작자의 영상에 광고를 붙여서 만든 수익의 최대 55%를 창작자에게 배분해주고, 아프리카TV는 BJ인 Broadcasting Jockey가 얻은 별풍선 수익의 최대 70%를 창작자에게 배분해 줍니다. 하지만 이런 수익 정산은 창작자가 직접 해도 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창작자는 왜 MCN에 가입할까요? 그 이유는 바로, MCN이 그 이상의 일을 해주기 때문인데요. MCN이 창작자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역할은 바로 창작자 커뮤니티를 만들고, 여기서 서로 다양한 조언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겁니다. 사실 1인 창작 작업은 외롭고 힘든 작업이기 때문에 이런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죠. MCN은 이러한 창작자 커뮤니티가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기 위해 공간을 제공하고, 서로를 연결시켜 주기도 합니다. 또한 이미 팬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정상급 1인 창작자의 콘텐츠에 잠재력을 가진 신인 창작자들의 콘텐츠를 연계하여 프로모션을 해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또한 MCN은 1인 창작자가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에 맞게 재가공해서 수익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아 주는 멀티 플랫폼 유통을 해줍니다. 과거에는 1인 창작자가 자신의 영상을 유통할 플랫폼이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영상 플랫폼이 크게 늘어났으며, 이는 창작자들이 MCN에 가입해야 하는 큰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MCN은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수익을 만들 수 있도록 네이티브 광고 등의 기회를 창출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네이티브 광고란 콘텐츠 형식의 광고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모바일 게임 회사가 유명 게임 영상 창작자들에게 자사 게임을 설명하는 영상을 제작하게 하고, 이에 대한 광고 비용을 지불하는 겁니다. 사용자들은 광고를 보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보는 거라 생각하기에 거부감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일일이 1인 창작자들을 만나기에는 거래 비용이 크기 때문에 MCN에 의뢰를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저작권 관리, 사업 파트너 관리 등 1인 창작자들이 풀기 보다는 MCN이 여러 창작자들의 이해를 대변할 때 더 큰 협상력을 발휘하는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영상에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사용하고자 할 때 MCN은 저작권을 확보해주는 일을 합니다. 결국 MCN은 1인 영상 창작자들의 매니지먼트를 해주는 연예기획사이자, 콘텐츠를 멀티 플랫폼에 잘 유통시켜주는 배급 대행사이며, 주요 광고주를 섭외해서 1인 창작자로 하여금 광고물을 제작하게 해주는 마케팅 대행사 역할을 하는 거죠.
이제, 미국과 우리나라의 MCN 현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MCN은 미국에서 시작된 사업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MCN 창업자들은 1인 창작자 출신이 많습니다. 성공한 1인 창작자로서 영상을 올려 팬을 모으고, 채널 구독자와 광고 수익을 확대하는 방법을 다른 창작자와 공유하다가, 자연발생적으로 사업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업자가 메이커 스튜디오입니다.
메이커 스튜디오는 2006년, YouTube채널 ‘LisaNova’를 시작한 미국 여배우 Lisa Donovan이 Shay Carl Butler 등과 함께 2009년 설립한 MCN입니다. 공동 창업자 모두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영상으로 인기를 얻은 유튜브 스타 출신입니다. 메이커 스튜디오는 3만 개 이상의 채널과 4억 명의 채널 구독자를 확보한 큰 회사이지만, 미국에는 이런 규모의 MCN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커 스튜디오가 MCN의 선두주자로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2014년 Disney가 이 회사를 5억 달러, 한화로 5,500억 정도에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정 성과 지표를 달성하면 4억 5천만 달러를 ‘사후 정산’ 방식으로 추가 지불하기로 했다고 하니, 총 인수 금액은 9억 5천만 달러, 한화로 1조원을 상회하는 금액입니다. Disney가 1조원 가까운 돈을 투입하여 인수하는 회사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렸으며, 이는 한국에서 MCN 사업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된 결정적 계기이기도 합니다.
디즈니는 왜 메이커 스튜디오를 인수했을까요? 그것은 영상 소비자의 이용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데, 기존 영화, TV 방송사는 그러한 변화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메이커 스튜디오 같은 MCN 회사를 사서 젊은 사용자들의 새로운 영상 소비 패턴을 이해하고, 자신들의 미디어 사업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기 위해 거금을 투자한 거죠. 사실 미디어 대기업들이 MCN을 인수한 것은 메이커 스튜디오가 처음은 아닙니다. 2013년 드림웍스가 어썸니스TV를 3,300만 달러에 인수했고, 2014년 워너브라더스는 머시니마에 1,800만 달러를 투자했고, 비아컴은 디파이미디어에 투자했습니다. 그렇다면 MCN으로 미디어 대기업으로부터 처음 투자를 받아, 이후 MCN 투자 열풍을 만들어낸 어썸니스TV는 어떤 회사일까요?
어썸니스TV의 창업자는 메이커 스튜디오와 달리, 배우이자 영화감독, 제작자였던 브라이언 로빈슨 입니다. 로빈슨은 미국 청소년들이 더 이상 TV나 영화에 열광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영상에 열광하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거기서 사업 기회를 보고 어썸니스TV를 창업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배경을 최대한 활용해서 유튜브에만 영상을 올려 놓는 것이 아니라 TV나 영화 포맷에 맞춰 재가공해서 기존 미디어에 유통했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스타를 활용해 TV 프로그램, 영화를 만들어 유통시키는 전략은 창작자들에게도 매력적이어서 많은 창작자들이 어썸니스TV로 몰려들게 만들었죠. 그리고 어썸니스TV 창작자들이 가진 가능성에 주목한 드림웍스가 투자를 하게 된 거죠.
미국은 메이커 스튜디오, 어썸니스TV 같은 사업자 외에 다양한 MCN이 존재하며, 각각 독특한 차별점을 갖고 있습니다. 머시니마는 기계, 영화, 애니메이션을 합쳐놓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CG 기술과 게임 엔진을 활용한 영상이 전문이고, 그에 따라 10~20대 남성이 주요 타깃입니다. 최근에는 요리, 맛집 소개 등에 전문화시킨 테이스트 메이드, 댄스 영상에 전문화한 댄스온 등 특성화된 MCN들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MCN 상황은 어떨까요? 미국 시장에 비하면 한국의 MCN은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MCN은, 창업자 대부분이 1인 창작자 출신인 미국과 달리, 기존의 방송 사업자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CJ E&M이 2013년 런칭한 “크리에이터 그룹”이 한국 MCN의 효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런칭 초기 유일한 사업자였기 때문에 대도서관, 양띵, 씬님과 같이 자생적으로 성장한 국내 1인 창작자들이 모두 “크리에이터 그룹”에 가입했고, 지금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창작자를 확보한 MCN 사업자입니다. 2015년 5월 브랜드를 “DIA TV”로 바꾸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창작자를 확보하고 있는 사업자가 아프리카TV입니다. 아프리카TV는 BJ라 불리는 개인 창작자들이 생방송을 하는 영상 플랫폼이기 때문에 유튜브와는 일종의 경쟁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프리카TV에서 생방송을 하고 방송본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VOD로 올려놓는 창작자들이 많아지고, 인기 BJ들이 유튜브로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창작자를 지켜내기 위해 MCN 사업에 뛰어들었죠. 하지만 MCN 사업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두 사업자 모두 영상 플랫폼 사업자이고, 자사의 플랫폼 보호 목적으로 MCN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실 본격적인 MCN이라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2015년,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MCN이 등장해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업체가 트레저헌터입니다. CJ E&M에서 MCN사업팀을 이끌던 송재룡 대표가 크리에이터 그룹 소속이던 양띵, 악어 등과 아프리카TV의 인기 BJ 김이브를 영입해서 만든 MCN입니다. 역시 CJ에서 방송 마케팅을 하던 조윤하 대표가 창업한 비디오 빌리지, 도티TV로 유명한 나혜선 이사와 구글 코리아에서 일했던 이필성 대표가 힘을 합쳐 만든 샌드박스, 그리고 홍진호, 김택용 등 프로게이머가 창작자로 참여하고 있는 게임 전문 콩두컴퍼니 등이 대표적인 MCN 사업자입니다. 이 업체들의 공통점은 모두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사실 오랫동안 미디어사업은 초기 비용이 크고, 투자 위험성이 높아서 벤처 캐피털로부터 외면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MCN이 투자 받았다는 사실은 MCN과 1인 창작자들이 기존 미디어 시장의 공고한 아성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도 새로운 MCN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와 함께 MCN의 정의와 역할 및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의 현황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MCN은 1인 창작자를 매니지먼트해주는 연예기획사이자, 콘텐츠 배급을 대행해주는 배급사, 그리고 1인 창작자를 대신해 광고주를 섭외하는 마케팅 대행사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미디어산업 구조를 바꿀 잠재력에 주목한 미디어 대기업과 벤처캐피털 등이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죠.
MCN이 지금보다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활성화 된다면 우리의 미디어 산업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디어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는 MCN. 여러분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1인 영상창작 시대에서 태어난 MCN을 정의 내리고, MCN사업이 태동해서 성숙해가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MCN들은 Diseny, Dreamworks, Hearst 등 대형 미디어 기업에 인수되기도 하고, TV/영화까지 진출하고 있는 데 비해 아직 시작 단계로 볼 수 있는 한국은 어떠한 MCN들이 있고 각각의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02. 강사 소개
임성희 (SK플래닛 부장)
03. 강사 이력
- SK 경영경제연구소 정보통신연구실 컨버전스 수석연구원 - 서울디지털포럼 심화세션: <방송산업의 미래> 강사
- [한국 미디어 산업의 변화와 과제] 집필(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