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뮤지컬 강의를 맡은 조용신입니다. 저는 뮤지컬 작가/연출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CJ문화재단 대학로 아지트 극장 예술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은 뮤지컬 중에서 노래로만 이루어진 특별한 뮤지컬들. 이름하여 성스루 뮤지컬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성스루 뮤지컬은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노래로 극 전체가 이루어지는 형식의 뮤지컬입니다. 보통 극은 캐릭터간의 대화가 스토리 전달의 핵심적인 역할은 하지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처음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도 대부분 대화와 독백이 적절하게 혼합되어 이루어집니다. 물론 대화는 이중창이 되기도 하고 독백은 솔로곡이 되기도 하는데 노래 이전에 대사가 있다면 좀더 연극적으로 대화가 주는 재미가 드라마를 보다 쉽게 이해라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성스루 뮤지컬은 작품 전체가 대사가 아닌 가사로만 이루어져있습니다. 의외로 우리나라에서 공연된 성스루 형식의 뮤지컬이 많습니다. [조셉 앤 디 어메이징 테크니칼라 드림코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캣츠]와 같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초창기 뮤지컬이 있고, 그 외에도 영화로도 제작되어 너무나도 유명한 [레 미제라블]과 같은 창작자가 만든 [미스 사이공]이 있죠.
프랑스 뮤지컬 중에서는 [노트르담 드 파리], [벽을 뚫는 남자], [십계], [찬스] 등이 있습니다. 록 뮤지컬 중에서는 [렌트], [토미], [머더 발라드], [베어 더 뮤지컬] 등이 생각이 납니다. 성스루 뮤지컬은 일반적인 연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사가 없고 오페라, 샹송과 같이 스토리 진행을 오로지 노래로만 하는 창작 기법을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 음악 장르가 클래식하거나 이야기의 배경이 중세·근대 서양인 작품들은 종종 오페라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사실 어떤 현대 오페라 중에서는 뮤지컬 프로덕션처럼 장기 공연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작품이 있는데요. 이런 작품들은 성스루 뮤지컬이라기 보다는 오페라지만 뮤지컬 관객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경계가 모호하기도 합니다. 가령 [서푼짜리 오페라], [메리 위도우], [포기와 베스] 같은 현대 뮤지컬은 흔히 성스루 뮤지컬과 비교되지만 역시 오페라이기 때문에 음악적인 면에서는 클래식한 장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같은 의미로 성스루 뮤지컬은 뮤지컬이기에 현대 오페라보다는 확실히 대중적인 음악, 팝이랑 록음악이 많이 쓰여지는 경우를 볼 수가 있습니다. [캣츠]나 [렌트]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성스루 뮤지컬은 오페라, 오페레타의 영향을 받아 노래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입니다. 성스루 뮤지컬에서 노래는 더 이상 극을 보조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뮤지컬 속 노래는 결코 단순히 ‘대사를 노래로 전달한다’의 의미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뮤지컬계에서는 1980~90년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해서 가장 크게 성공한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분이 제작한 [캣츠],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외에도 [오페라의 유령] 역시 성스루 뮤지컬로 볼 수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이 네 작품을 카메론 매킨토시의 Big 4 라고 합니다. 이것이 와전되어서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타이틀로 이 네 작품이 언급되기도 하는데요.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 마케팅적으로 과장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이보다 더 휼륭하고 괜찮은 뮤지컬이 많습니다. 특히 1990년대 이후에 나온 뮤지컬이 매우 휼륭한 작품이 많죠.
다시 성스루 뮤지컬로 돌아가보면요 보통 뮤지컬에서 대사 사이에 언제 어떻게 노래를 넣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송모멘트라고 하는데요. 성스루는 다 노래기 때문에 송 모멘트가 무의미하겠죠. 사실 보통 극 중에서 캐릭터들이 말로 주고받는 일반적인 대사 없이 극을 노래로만 진행 한다면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다소 추상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사는 대사보다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성스루 뮤지컬은 그러한 단점을 정교한 작곡으로 풀어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 두 개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입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작곡, 팀 라이스 작사의 뮤지컬이죠. Rock 음악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록 오페라라고도 하는 작품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일주일 전부터 십자가형까지를 다루고 있는 스토리와 인물들에 대한 파격적인 해석으로 작품을 초연한 1970년대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지금까지도 세계 각국에서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는 세기를 초월한 걸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2막 초반에 겟세마네 동산에서 마지막 기도를 하며 자기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가에 대해 하늘에 대고 하느님에게 절규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노래 ‘Gethsemane’입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이 작품에서 콘트라박툼 노래가사 바꿔부르기를 통해서 같은 멜로디 라인을 전혀 다른 캐릭터들이 공유하거나 정반대의 상황이 공유한다는지 하는 방식을 통해서 음악만으로 드라마의 긴장감과 깊이감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주인공인 예수가 제자들을 나무라면서 3옥타브를 넘나드는 샤우팅 창법으로 노래한다거나 예수의 행동에 대해서 지속적인 회의감을 지니고 비판하는 유다가 마치 대중음악의 쇼사회자처럼 부르는 장면들은 음악의 힘을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유다가 매끈하게 부르는 록 넘버들로 인해 관객들은 유다를 배신한 제자라고 내치기보다는 무신론자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종교적 믿음과 메시아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을 담은 정당한 질문으로 보이게 합니다. 유다 역시 동정 받고 또 사랑 받는 캐릭터로 만들어지게 된 것도 다 음악의 표현력이 주는 힘입니다.
또 다른 작품 레미제라블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사가 알랭 부브릴, 장-마르크 나텔과 작곡가 클로드-미셸 숀버그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입니다. 1980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되었고 3개월 정도 공연을 했는데 이후 영국의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이 작품에 관심을 보이며 프로듀싱을 맡았고, 당시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의 예술감독이자 [캣츠]의 연출가이기도 한 트레버 넌의 연출가로 합류해 바리케이트 거대한 셋트가 등장하는 대형 공연으로 만들어 1985년 10월, 런던의 바비칸 극장에서 다시 올렸고 이후 웨스트엔드에 진출해 오늘날에도 무대에서 또 영화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작품 레미제라블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사가 알랭 부브릴, 장-마르크 나텔과 작곡가 클로드-미셸 숀버그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입니다. 1980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되었고 3개월 정도 공연을 했는데 이후 영국의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이 작품에 관심을 보이며 프로듀싱을 맡았고, 당시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의 예술감독이자 [캣츠]의 연출가이기도 한 트레버 넌의 연출가로 합류해 바리케이트 거대한 셋트가 등장하는 대형 공연으로 만들어 1985년 10월, 런던의 바비칸 극장에서 다시 올렸고 이후 웨스트엔드에 진출해 오늘날에도 무대에서 또 영화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휴머니즘을 실천하는 한 남자 장발장을 중심으로 당시 혁명기 각 계급을 대표하는 등장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각색하여 방대한 드라마를 2시간반으로 압축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상징성 강한 노랫말로 드라마를 진행시키는 것이 대사가 많은 연극적인 각색보다는 더 어울린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레미제라블은 극 전체의 조직적인 반복을 통해 음악적 통일성을 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각 캐릭터별로 심리, 특정 상황에 대응하는 심기에 따라 반복되는 리프라이즈와 라이트모티브가 극 전반에 걸쳐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어 관객은 어떤 멜로디만 들어도 캐릭터와 정서를 느끼게 합니다. 또한 아놀드 쇤베르크의 탁월한 음악의 극적 기법 중 하나로, 서로 다른 멜로디를 둘 이상의 배우가 동시에 부르며 서로 다른 가사를 통해 그들의 대립되는 관계와 심리를 표현하는 대위선율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성스루는 싸울때도 노래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 캐릭터가 다른 노래들을 동시에 불러서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기법, 멀티 송 방식은 불협화음처럼 들리다가도 중간중간에 같은 멜로디와 화음을 넣어서 음악적으로 그 변화의 폭을 넓혀서 입체적인 드라마 진행이 가능하게 합니다. 이 역시 성스루 뮤지컬의 매력입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작품 이 외에도 여러분들이 더 많은 성스루 뮤지컬을 알아보고 싶다면, [에비타], [캣츠], [렌트],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이 이미 우리나라에 영상으로 출시되어 있습니다. 꼭 찾아서 관람하시고 다양한 성스루 뮤지컬의 매력이 빠져보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시간에는 노래로만 이루어진 특별한 뮤지컬들, 성스루 뮤지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대사 대신 노래로만 구성된 오페라 스타일의 뮤지컬인 성스루 뮤지컬에 대해 알아보고, 성스루 뮤지컬의 주요 작품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레미제라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02. 강사 소개
조용신 (CJ문화재단 예술감독)
03. 강사 이력
- 케이블TV 음악채널 KMTV 기획부 - ㈜설앤컴퍼니 제작감독/프로덕션 매니저 - 서울 뮤지컬 아티스트 페스티벌(SMAF) 총괄 프로그래머 - 뮤지컬 <모비딕>, <지구를 지켜라>, <도리안 그레이> 등 뮤지컬 집필 및 연출 - 한국예술종합학교 협동과정 음악극창작과 출강 - 2012 예그린어워즈 혁신상 (뮤지컬 <모비딕>) 수상
저서 - 뮤지컬 이야기(도서출판 숲, 2009) - 뮤지컬 스토리(도서출판 숲, 2005)
연계과정
뮤지컬 장르의 이해 - Book Musical 서사와 대본 중심의 전통적인 북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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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교육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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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장르의 이해 - 창작 뮤지컬 Vs. 라이선스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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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장르의 이해 - Showtune Vs. Pop Music 뮤지컬음악과 대중음악의 발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