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수: 지상파에서 종편 그리고 이제 다시 또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옮기셨는데, 가시는 곳마다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두는 그 비결을 오늘 알고 싶은데요. 먼저, 그러면 기획에 대해서 한 번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릎팍도사’, ‘무한도전’, 그리고 ‘썰전’ 그리고 이번에 또 만드신..
여운혁: ‘빅픽처’요.
홍경수: 네, ‘빅픽처’. 이렇게 정말 화제가 되는, 매체에서 가장 대표될 만한 콘텐츠를 만드셨는데 기획을 보통 어떻게 하시는지?
여운혁: 기획은 질문 하나 혹은 예를 들어서, ‘뭘 하고 싶다’ 라는 딱 한 문장에서 시작이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무릎팍도사’ 같은 경우는 제가 이렇게 방송을 십 몇 년 하고 있을 텐데, 의외로 ‘연예인을 포함해서 셀럽 분들을 만나보니까 의외로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이 있다. 또 그런데 그 말을 제대로 표현할 공간이나 매체가 없다. 말할 기회만 주면은 말을 하겠구나’ 라고 해서 이제 사실은 기획을 하게 된 거죠. 기획을 하게 됐는데, 사실은 그 전에 제가 1인 토크쇼로 ‘이문세의 오아시스’라고 35분짜리를 MBC에서 했었어요. 사실은 7회인가? 8회 만에 사실 막을 내렸어요. 35분이라는 시간이 시청률이 나오기엔 경쟁률이 떨어지고, 당시만 해도 이렇게 공격적으로 질문을 못 했는데, 계속 생각을 하고 있다가 ‘무릎팍’을 하면서 강호동씨를 만나면서 ‘이 친구가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했었죠. 아주 작은 질문입니다. 연예인들, 셀럽들이 의외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걸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보여줄까? 이게 기획의 시작입니다.
홍경수: 그 ‘연예인들이 하고 싶은 말들이 있다’라고 하는 그 걸 발견을 어떻게 하셨는지?
여운혁: 이게 사석에서 보고, 예를 들어서 녹화 끝나고 나서 카메라가 꺼지고 난 뒤에 이렇게 하시는 말씀들이 오히려 와 닿는, 인간적으로 와 닿는 것도 많았고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았고 그런 걸 느꼈죠. 녹화 후 대기실에서의 모습이 더 편안해 보이고, 솔직해 보이는 모습들을 많이 봐서 그런걸 보여주면 재미있겠다.
홍경수: 그러면 연예인들과의 친밀한 그 관계에서, 관찰을 통해서, 경험을 통해서 어떤 발견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나요?
여운혁: 저는 근본적으로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근본적으로. 저 사람은 왜 저럴까가 워낙 관심이 많기 때문에 눈 여겨 본 거지, 사실 친분은 제가 PD하고 뭐 하고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친분이라고 할 만한 연예인은 많이 없습니다.
홍경수: 지금 굉장히 좋은 두 가지 키워드를 얘기해 주셨는데, 첫 번째는 기획이라고 하는 건 한 문장에서 시작이 된다. 라는 것, 굉장히 의미 있는 말이었습니다.
여운혁 : ‘아는 형님’ 같은 경우는 제가 모아놓고 이 친구들이 가장 사실은 가장 클래식한 프로거든요? 연예인 장기자랑 쇼에요. 클래식한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드라마에서의 삼각관계, 예를 들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연예인의 장기자랑은 어떻게 포장지가 바뀔지 모르지만 항상 계속 된다고 봐요. 그 당시만 해도 연예인 장기자랑 쇼가 없었던 겁니다. 없었던 거여서 그럼 그걸 어떻게 보여줄까? 포장지를 어떻게 보여줄까 라는 게 학교라는 틀이 포장지고, 반말을 하게 되니까 다른 그림이 나온 것 같습니다.
홍경수 : 그러면 ‘썰전'같은 경우는 한 문장으로 어떻게?
여운혁 : 썰전’ 같은 경우는 사실 제가 기획을 했다기보다는 김수아PD가 실질적으로 기획을 했고 저는 옆에서 도와준 게 섭외나 김구라씨가 섭외를 많이 도와주고 했지 실질적인 기획은 김수아PD가 많이 했다고 보고,
여운혁 : 저는 그 전에 김수아PD가 JTBC와서 했던 게 ‘아이돌 시사회’라고 해서 그게 망했어요. 그 친구가 계속 그런 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도와주고 싶었고 저는 그 전에 MBC에서 ‘명랑 히어로’라는 프로그램을 하다가 서로 망한 경험을 공유해서 나온 거예요. 시사에 관한 예를 들어서, 예능적인 접근을 한 건 새로운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있었어요. 근데 캐스팅과 편집과 그런 것을 김수아PD가 아주 잘했죠.
홍경수 : 그리고 ‘무한도전’도 기획을 하셨죠.
여운혁 : ‘무한도전’도 기획이, ‘무한도전’은 기획을 김태호PD하고 처음에 같이 말을 맞춘 건 지질한 남자들의 ‘무한도전’ 이것만 맞춘 거고요. 그 중에서 제가 저는 그 거는 잘하는 것 같아요. 사람 세팅을 참 잘한다. 조를 잘 짠다. 그 거 하는데 까지 도와주고, 실질적인 연출에 있어서는 김태호가 워낙 열심히 하는 친구라 처음부터 빨리 손을 놨던 것 같습니다
홍경수 : 또 중요한 두 번째 키워드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도 얘기하셨고, 지금 사람 세팅을 잘하신다고 얘기하셨는데,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제작진도 그렇고 출연자들을 어떻게 배치하는지, 그 노하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여운혁 : 이거는 제가 보기엔 책이나 글로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경험을 통해서 나오는 ‘촉’인 것 같아요. 사람의 어떤, 이렇게 방송에서 봤을 때 연예인들 끼리 다 친한 것 같아도 그 친구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랑 맞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한 마디를 해도 툭툭 편하게 할 수 있는 사이가 있고, 뭘 해도 서로 약간 불편해하는 그런 친구들이 있어요. 그거는 그 사람이 이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고에 관계없이 그런 호흡들이 맞는 친구들이 있고, 늘 한 반, 중·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잖아요? 3~40명 친구들이 있는데 친한 친구들하고만 친하게 되잖아요? 밥을 먹으러 갈 때도 무리가 지어져 있는데, 연예인들도 사람이라 그 무리, 자연스럽게 자기랑 맞고, 호흡이 맞는 친구들을 선호하게 되어있는데 이 친구들 입장에서는 ‘난 누구 좋아’, ‘난 누가 싫다’를 공식적으로 얘기할 수 없어요. 방송을 하는 입장에서. 누구한테도 얘기를 안 하는데 저는 이제 그런 것을 어쩔 땐 사이 안 좋은 걸 이용할 때도 있고 기왕이면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할 수 있게 맞추는 거죠.
홍경수 :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게 이제 어떤 섭외라고 하는 그 과정일 텐데, 섭외를 잘 하신다고?
여운혁 : 진짜 의외인 게요, 전 항상 역지사지인데 그 사람, 그 분이 처음에 프로그램 시작하면서 항상 섭외가 어려워요. 처음 시작할 때는. 그때는 뭐 쫓아다니죠. 근데 사실을 그건 처음일 뿐이고, 그 연예인, 스타들이 나와서 자기들이 뭔가 재미있게 놀 것 같다, 스스로 나올 마음이 생겨야지 방송이 재미있는 거지, 처음에는 조금 쫓아다니지만 다음에는 쫓아다니지 않아요. 막 쫓아다니면서 하는 프로그램은 그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포맷이 뭔가 잘못되었거나, 나올 이유가 있는 사람이 나오면 전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홍경수 : 결론은 이제 출연자들이 놀 수 있는 마당과 틀을 이렇게 마련해 준다는 건가요?
여운혁 : 네, 그렇죠. 방송을 몇 달을 했는데도 섭외가 안 된다. 그거는 포맷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포맷을 바꿔야지 쫓아다닌다고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홍경수 : 제작에서 중요한 어떤 과정이 프로그램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구성은 어떤 식으로? 구성 작가와의 어떤..?
여운혁 : 작가들과의 호흡이 중요하죠. 구성에 있어서는 큰 틀이 정해지면 사실은 전 작가들 말을 많이 들어요. 그 안에 채워 넣는 것에 대해서 막 뭘 해라 이런 것은 없고 최대한 젊은 작가들이, 젊은 조연출들이 내는 아이디어를 많이 참고해요. 그리고 그런 부분은 ‘젊은 사람들일수록 더 새로운 생각들을 많이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가들이 그래서 더 필요한 거고, 그 세세한 구성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고, 1년에 몇 번 안 되는 것 같아요.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건. 그런 게 몇 개 있긴 있는데 거의 웬만하면 그 친구들 얘기를 수용하는 것 같아요.
홍경수 : 편집도 마찬가지 인가요?
여운혁 : 편집은 사실은 편집에 있어서는 제가 제일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심의에 관한 것과 혹시 이걸로 인해서 방송에서 예능프로라는 게 농담을 하다 보면 그 농담 때문에 상처 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런 쪽으로 보고 예를 들어,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겠다’라고 내가 편집하는 친구들한테 얘기한 적은 없어요.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있는 내용에 관해서 제 의견을 얘기할 경우가 많고, 재미라는 것은 제가 데리고 있는 후배들, PD들 봤을 때 항상 최선을 다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편집 같은 경우는 전 후배들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들어요. 자막 같은 가끔가다가 관여할 때도 있고 그것도 초반에만 조금 많이 하고 지금 같은 경우는 별로 관여 안 합니다.
홍경수 : 지금 또 자막 말씀을 하셔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 자막의 역할이나 기능이 굉장히 변화를 하고 있잖아요? 이걸 어떻게 좀 보고 계신지?
여운혁 : 뭐 그냥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장치, 전달을 더 빠른 호흡에 전달하기 위한 장치죠. 자막은. 근데 이제 제가 자막을 처음 쓰기 시작한 첫 조연출로 자막을 처음 쓰기 시작한 PD인데, 그 전에는 예를 들어 자막을 뭐 사람 이름, 노래가사 이 정도만 작업을 한 적이 있었고요. 본격적으로 왕창 쓰기 시작한 첫 PD입니다. 그런데 점점 후배들이 진화하는 것 같아요. 말을 갖고 노는 게 확실히 점점 진화하는 것 같아서. 우리말이 그리고 자막으로 뭘 하기에 참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파랗다, 영어로 파랗다가 우리나라는 너 왜 얼굴이 푸르딩딩하냐? 이런 말이 농담으로 쓰일 때, 그거는 영어로는 할 수 있는 표현이 몇 개 없거든요. 근데 우리말 자체가 뭔가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다양한 표현을 화면에 담기에 좋은 말이라 특히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 중에는, 그리고 일본이 많은 게 그 말 자체에 특성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너 좀 얼굴이 떴다. 이걸 여러 가지로 농담 식으로 약 올리려고 할 수도 있고, 누런데? 이거를 영어로 할 표현이 몇 개안될 텐데 우리는 자막으로도 이렇게 할 수 있는 말 자체의 표현이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에 특성이라서 그래서 저는 우리 예능 프로그램이 세계에 누가 들어오고 해도 전 한국 시장에서는 우리가 제일 잘할 자신이 있다 라는 게(제 생각입니다.) 그 말의 표현을 외국 사람들이 표현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홍경수 : 그러시다면 프로그램 제작에서 기획과 그리고 이제 구성이라고 할 수 있고, 어떤 편집이라고 하는 이 과정을 굳이 크게 세 가지로 구분을 한다면, 이 각각의 비중들이 어떤 식으로 변화가 있어왔나요?
여운혁 : 처음에 어떤 프로그램이든지 처음 시작할 때 기획이 가장 중요하고요. 그 다음에 그 프로그램이 오래가는 건 구성과 편집이 중요한 거죠. 어떤 프로그램에 따라서 어떤 완성도가 조금 차이가 나겠지만 그거는 뭐 어느 게 중요하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홍경수 : 모든 과정이 다~
여운혁 : 네. 과정이 다 잘 되어야 프로그램이 잘 되는 거지 어느 한 쪽만 좋다고 해서 되는 게 없다고 봅니다.
홍경수 : 그리고 또 잘 하시는 게 요즘 버라이어티 같은 경우는 캐릭터 설정 같은 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PD님은 어떤 방식으로 프로그램에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잡고 이렇게 만들어 가시는지?
여운혁 : 그게 아까 말씀 드렸듯 섭외할 때 세팅할 때 가장 중요하게, 하여튼 성격이 제일 겹치지 않는 사람들을.. 방송을 조금 하고 제가 캐스팅 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경력이 된 친구들, 하여간 성격이 독특하고 제일 중요한 건 그거 같아요, 자기 생각을, 자기 감을 툭툭 얘기할 수 있는 친구. 바로 바로 얘기할 수 있는 친구. 툭 때렸는데 생각하고서 어 나를 왜 때렸지 이럼 재미없어요. 툭 치면 툭 반응이 나오는데 그게 자기 생각으로 할 수 있는 친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그 사람의 색깔인데 보통 출연하면 다 어? 내가 이렇게 하면 이렇게 하지 않을까? 하는 겁나는 것들, 대부분 그거를 못 하거든요. 하는 친구들은 툭 치면 성격 바로 나올 수 있는 친구들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홍경수 : 그렇게 생각을 하고 섭외를 했는데 생각보다 프로그램에서 자기 캐릭터를
여운혁 : 잘 안 나오는 경우도 있죠. 안될 수 있죠.
홍경수 : 그럴 경우에 어떻게 개입을 하셔서 잘 변화시킨 그런 사례가 있습니까?
여운혁 : 무한도전도 그렇고, 아는 형님도 그렇고 몇 분 빠지셨죠.
홍경수 : 아, 출연자들이 나왔다가,
여운혁 : 네, 미안한 거죠. 미안하죠. 미안한 얘기라. 어쩔 수 없습니다. 몇 분 정리하고 새로 뭐 이렇게 들여오는 과정이 있죠.
홍경수 : 본인이 생각하실 때, 나의 작품들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어 라고 하는 그런?
여운혁 : 저는 몰랐는데, 저는 그런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 하고 군대 가기 직전에 남자 지질한 남자들의 감성? 그렇다고 특별히 놀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근데 반에 그런 애들이 대부분이거든요. 교실에서. 눈에 띄는 애들 저희 때는 특히 한 반에 6~70명이 되면 기억 안 나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런 감성이 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애들의 감성이, 그런 친구들하고 감성이 잘 맞는 것 같아요.
홍경수 : 약간 그 마이너한 주류..
여운혁 : 근데 그게 사실은 마이너가 아니라 예를 들어서, 학교에서 반장을 한다든지, 운동을 잘한다든지, 싸움을 잘한다든지 뭐 이래가지고 눈에 띄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그게 주류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더 많아요. 숫자로 봐도.
홍경수: 네 그렇죠.
여운혁: 그렇잖아요?
홍경수: 네 맞습니다.
여운혁: 그걸 마이너라고 하는 게 좀 말이 안 되는 표현인 것 같고, 그냥 그런 친구가 더 많기 때문에 그런 친구들이 제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나.
홍경수 : 기획회의를 진행하실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어떤 식으로 얘기를 풀어 가시는지?
여운혁 : 저는 제목을 짓는데 굉장히 오래 걸려요. 왜 그러냐면 뭘 회의를 하면 며칠 밤을 새우면서 회의를 해도 그 다음날 돼서 ‘야 그럼 자료를 갖고 와. 준비해서 뭘 하자’ 그래가지고 보면 다 각기 다른 걸 갖고 와요. 회의를 오래했다라고 해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리더들의 착각이에요. 제가 보기엔. 왜냐면 내가 대장이면 대장한테 맞춰서 그런 생각들을 하는데 막상 자료를 준비해서 갖고 오면 다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럴 때가 많아서 저는 프로그램이 잘될지 안 될지는 항상 모르겠거든요? 근데 적어도 그 목표를 세워야겠다 라고 생각한 게, 우리가 달에 가기로 했으면 달에 가야지. 다른 데로 가면은 달에 갔더니 막상 달에 갔더니 먹을 게 없다. 그럼 뭐 할 수 없죠. 근데 보통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달에도 못 가고 흐지부지 되는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적어도 달에는 가자’가 제 프로그램의 한때 목표이고,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한 곳을 가는 거냐, 한 곳을 향해 가는 거냐를 맞추는데 제일 초점을 둬요. 그래서 그거를 강화하기 위한 회의가 제목을 짓는 거예요. 제목을 지으면서, 제목을 지으면 여러 가지 생각들이 다른 게 다 나와요. 그걸 한 군데로 스텝이나 연출이 작가가 한 곳으로 팀으로, 한 팀으로 가야겠다 라는 걸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제목 회의에요. 제목을 하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서로 좀 느낄 수 있어요. 그런 게 제일.
홍경수 : 학생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게 리얼 버라이어티에 그 대본이 예를 들면, 프로그램에 어느 정도 미리 설정이 되어 있고, 어느 정도는 출연자들에게 자율적으로 채워 놓은 부분인지 그걸 궁금해 할 것 같아요.
여운혁 : 말씀 드리자면, 쉽게 설명을 하자면 0부터 100이 배분이 있으면 어떤 친구에겐 0부터 20까지 알려주고 어떤 친구한텐 20부터 80까지 알려줄 때도 있고, 어떤 친구는 이 가운데만 알려줄 때도 있고, 전체를 다 알게 하진 않지만 자기 롤만 알게 하는 경우가 많죠. 자기 롤만. 그럼 이 사람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하고, 연기자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애드리브로 내가 더 웃기고 싶은데 나는 이렇게 하라고 지시를 받았는데 이 친구는 어떻게 할 지 모르잖아요? 그런 경우가 많죠. 저는 그런 것 같아요. 제가 한 프로그램은. 다른 PD들은 어떻게 하는 진 모르겠고요. 0부터 100이라고 그러면 작가나 연출진이 갖고 있는 생각이 0부터 100이라고 그러면 그 중에 일부만 설정이나 뭐 이런 걸 알려준다. 그 정도가 제일 쉬운 설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경수 : 그러면 제작하기 전에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 이게 잘 이렇게 만져지면 어떤 그림이 나올 거라는 그 예상을 하실 것 같은데 그것들이 실제 제작을 할 경우에는 어느 정도나 일치하는지? 아니면 달라져서 재미가 있는지?
여운혁 : 보통 달라졌을 때, 헤프닝이 생겼을 때가 더 재미있는 경우가 많고요. 예능 쪽을 하다 보면 며칠 전에 굉장히 추웠잖아요? 눈 오고. 그런데에서 나오는 우리가 설정할 수 없는 변수잖아요? 그런 걸 극복했을 때가 더 재미있을 때가 많아요. 힘들죠 촬영은. 예를 들어 아는 형님 같은 경우는 뭐 하는 경우에 뭐가 꼬여가지고 그걸 다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고 뭘 했을 때 새로운 게 나오는 게 많아요. 사실은 판은 저희가 짜놓지만 항상 헤프닝이 생길 수 있는, 우리도 스스로 짐작할 수 없는 함정을 우리는 만들어 놓는데, 함정을 우리가 만들어놔도 그 친구들이 재미없게 빠질 수가 있잖아요? 웃기게 빠져야 하는데, 빠지기만 하고 재미가 없을 수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의 극복하는 과정에서가 더 재미있을 때가 더 많아요.
홍경수 : 이제 그래서 만약에 촬영을 했는데 편집을 할 경우에 기대한 만큼 안 되었을 경우에 편집으로 약간 보완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운혁 : 그렇죠. 편집이 중요하죠. 편집이 중요한데, 먼저는 녹화가 잘 되어야지 편집도 하는 맛이 나기 때문에. 그니까 재미있다, 없다를 떠나서 어쩔 땐 이게 뭐지? 하는 게 있어요. 근데 그런 걸 편집을 했을 때가 괜찮아질 때도 있죠. ‘무릎팍’ 처음에 이게 뭐지? 뭐 하는 프로그램이지? 하면서 조연출이 형 이게 뭐야? 하면서 저는 그냥 자기 마음대로 할래 그랬는데 잘 됐거든요. 초반에 되게 예전에 ‘천생연분’도 그랬고, ‘천생연분’도 처음에는 룰이 끝이 되게 이상했어요. 지금도 방송 보면 말이 안돼요. 방송을 보면 말이 안 되는데, 사람들은 웃고 나니까 그런 건 문제가 안 되더라고요.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데. 초반에 제 프로그램이 그런 실수를 할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서 ‘슈퍼스타K’ 같은 경우나 이런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가 일정한 룰에 의해서 딱딱딱딱 가야 되는 프로그램을 잘 못해요. 하면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프로그램을 주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제가.
홍경수 : 네, 프로그램의 기획과 편집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그럼 또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예능 프로그램 기획과 프로그램 구성 노하우를 들어보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편집, 자막 등 관련요소의 중요성을 알아보며 예능 프로그램 잘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02. 강사 소개
여운혁 (PD)
03. 강사 이력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영상사업부문 사장 - 연출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 <황금어장>, JTBC <썰전>, <아는형님>, 미스틱 <빅픽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