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실제로 편집을 할 수 있는 구성안을 작성하는 것에서부터 1차 편집 및 디지털 편집, 그리고 음향과 음악을 입혀 만드는 최종 완성하는 단계까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시간에 살펴볼 내용은 ‘프로덕션’과 ‘포스트 프로덕션’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숏 콘텐츠의 특성상 촬영 보다는 자료 화면이나 사진 자료를 많이 활용하게 되므로 프로덕션 과정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촬영의 분량이 그만큼 적어져 두 단계를 함께 설명해도 크게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한편으로는 숏 콘텐츠의 특성상 단순한 컷편집 보다는 다양한 화면 이펙트를 사용하여 좀 더 화려한 영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프로덕션보다는 포스트 프로덕션이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음향과 음악 역시 일반 프로그램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죠. 이번 시간에는 이처럼 실질적인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숏 콘텐츠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긴 내용을 압축할 때 그 장점이 극대화 되기 때문에 생략과 점핑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영상 그 자체만으로 이어 붙여 만드는 일반 영상물처럼 영상 중심으로 만들 수가 없습니다. 영상만으로 설명을 하게 되면 많은 컷들이 필요하게 되고 그럴 경우 짧은 시간 안에 내용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결국 내레이션이나 자막이 전체 내용을 이끌어줘야 하는데 본 내용에서는 자막 위주로 만들어진 숏 콘텐츠에 대해 설명을 하겠습니다. 또한 촬영 자체보다는 영상을 화면 효과를 통해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촬영 중심의 프로덕션보다 편집 중심의 포스트 프로덕션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애초 구성안의 양식도 편집 구성안 형태에서 바로 시작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양식이라고 하지만 대단한 건 아닙니다. 왼편엔 그림 오른편엔 자막으로 된 표 모양입니다. 오른쪽 자만 칸에 자막을 쓰고 왼편엔 해당 자막에 맞는 영상이 무엇인지를 쓰는 방식입니다. 우선 자막 란에 전체 내용의 흐름을 자막으로 표현해서 적어 봅니다. 한 칸엔 적게는 한 줄 길게는 세줄 정도의 내용, 그러니까 대략 한 문장 정도의 의미 단위가 들어가도록 양을 조정하면서 작성합니다. 처음엔 한 칸에 어느 정도의 자막 내용이 들어갈지에 대해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차후에 영상과 함께 맞추는 과정에서 수정 보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처음엔 내용의 흐름에 집중하여 자막을 씁니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광고가 성우의 내레이션과 함께 자막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시청자들도 이러한 형태의 자막에 대략 익숙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자막의 문체와 같은 아주 구체적인 부분은 별도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중요한 건 첫 번째 시간에 이야기한 것처럼 기승전결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배치할 것인지 입니다. 짧은 영상의 특성상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없기 때문에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 핵심적인 메시지가 돋보이도록 전체 이야기를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도입부, 이야기의 전체 내용을 빠르게 설명하고 감정을 고조시키는 전개부, 핵심 사건으로 치달아 폭발하는 절정부, 여운이 남는 결말부입니다.
이걸 만드는 입장에서 기술적으로 역산하면 핵심적인 무언가를 절정의 위치에 우선 배치시키고, 거꾸로 그것에 맞춰 전개부와 도입부 그리고 결말부를 고민하여 구성의 흐름을 만들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템에 따라 이러한 방법이 적용되는 방식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기 보다는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법칙이라고 생각하고 적용하기 보다는 대략적인 가이드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A4용지 기준으로 한 페이지에 대충 자막이 4~5칸 정도로 3~4페이지 정도면 4분~5분 분량의 영상이 됩니다. 숏 콘텐츠가 5분 미만이라고 하면 구성안이 최대한 5페이지 내로 작성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구성안의 자막칸이 다 채워지면 그 다음엔 자막에 어울리는 영상을 촬영하거나 푸티지들을 수집하여 그림 칸을 영상에 대한 설명으로 채웁니다. 이 작업은 자막을 다 쓴 후 이루어지기 보다는 자막 작업과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푸티지 영상을 보며 자막에 영감을 받고, 푸티지 영상 위주로 자막을 쓰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영상이 없으면 자막을 무조건 쓰기 어렵기 대문입니다. 편의상 본 강의에선 나눠서 설명을 한 것입니다.
그림칸도 다 채워지면 이제 그림과 자막을 고려하여 한 칸에 들어갈 그림과 자막의 양을 재분배 합니다. 어떤 칸은 영상을 위주로 해서 자막이 적거나 없을 수도 있고, 어떤 칸은 블랙 화면에 자막만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듬으면 일단 1차 구성안 작업이 완료된 것입니다.
최종 영상 편집 작업을 진행할 편집 구성안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이 편집 구성안엔 그림과 자막에 더해 해당 그림과 자막을 어떠한 화면 효과를 사용해서 구체적인 영상을 만들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설명이 포함된 것입니다. 보통 화면 효과까지를 포함하는 디지털 편집의 경우 전문 편집자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영상 제작 전체를 총괄하는 제작자 혹은 ‘연출’의 역할을 맡은 이는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여 편집 구성안을 만들고 이것을 전문 편집자에게 의뢰하게 됩니다. 물론 본인이 직접 최종 편집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편집 구성안은 필요합니다. 우선 영상화 기준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내용을 수정 보완합니다.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면 같은 의미의 자막은 생략하는 게 좋겠죠. 반대로 자막이 있으면 영상을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숏 콘텐츠이기 때문에 덜어내는 작업은 중요합니다. 작업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계속 덜어내는 일이 반복된다고 보면 됩니다. 단순히 덜어내는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복잡한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땐 내용 자체를 수정 보완할 수 있습니다. 작게는 자막이나 그림 일부를 수정할 수 있고, 크게는 전체 구성의 틀을 변형시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야기의 흐름은 크게 무리가 없는데 초반에 등장하는 영상이 시선을 사로잡기에 부족하다고 느끼면 좀 더 매력적인 영상을 앞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전체 구성의 틀을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혹은 좀 더 매력적인 푸티지나 촬영을 통해 영상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전체 내용의 틀이 정돈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한 컷 한 컷, 자막 하나 하나를 가지고 매우 구체적인 이펙트를 고민해야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어렵고 인내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본인이 만드는 영상이 일반 영상이 아닌 숏 콘텐츠임을 절감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 부분에서 최종 영상의 미학적 완성도가 결정됩니다. 미학적인 완성도는 어떤 면에선 대단히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그걸 잘 해내는 방법에 어떤 패턴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크게 몇 가지 범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우선 첫 번째가 자막의 위치입니다. 자막의 위치가 중요한 이유는 시청자의 시선이 바로 자막의 위치에 가장 먼저 놓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보기 편한 위치여야 하는 기본적인 목적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늘 영상 한 가운데에 위치시키는 게 가장 시인성이 좋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해당 자막이 나올 때 등장하는 영상과의 어우러짐을 고려해서 위치를 정해야 합니다. 이 때 자막과 영상의 위치는 시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에서 나아가 제작자가 자신이 시청자에게 관철시키고 싶은 특정한 의도를 표현하는 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러 자막을 화면의 가장자리에 위치시키면 시청자는 화면의 중심이 아닌 가장 자리를 보게 되고, 평소 영상에서 보지 않던 곳을 보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다음으로 영상과 자막의 움직임입니다. 영상 자막 모두 기본적으로 좌우 상하의 움직임과 함께 앞 뒤로의 움직임을 줄 수 있습니다. 각각의 움직임을 통해 감정과 느낌 의미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두 가지의 어우러짐으로 보다 복잡한 부분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끊임없는 화면 움직임은 리듬감을 발생시켜 영상에 생동감을 주고 몰입감을 만들어 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뮤직비디오 입니다. 특별한 서사 없이 영상의 리듬감과 움직임으로 느낌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장르입니다. 숏 콘텐츠는 바로 이 뮤직비디오적 장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상은 뒤로 사라지고 자막은 앞으로 점점 다가와 커지면 영상의 내용과 배치되는 자막의 의미가 강조되는 식입니다. 그 외에도 표현할 수 있는 조합이 무궁무진합니다. 그리고 영상과 자막의 전환을 포함한 각종 특수 효과는 연출자의 상상력을 뒷받침해줍니다. 여건이 되면 CG를 사용해서 영상 자체를 새롭게 디자인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부분을 편집 구성안 안에 빼곡히 적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편집 구성안은 누가 읽더라도 최종 영상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구성안 옆에 새로 칸을 하나 마련해서 적어 넣습니다. 혹은 그림이나 자막 칸에 직접적으로 적어 넣어도 무방합니다. 편집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 됩니다. 이렇게 완성된 편집 구성안은 디지털 편집자에게 의뢰하여 최종 영상화를 하게 됩니다.
디지털 편집이 끝난 영상이 확보되면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건 오디오를 입히는 일입니다. 오디오는 크게 세가지 입니다. 일단 영상 자체에 들어 있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내레이션이 없는 경우 음향과 음악이 있습니다. 숏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서서히 긴 시간을 두고 감정을 쌓아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감정을 잡아내야 하는데 이 때 가장 강력한 수단이 다름 아닌 음악입니다. 그에 더해 일부 음향이 동원됩니다. 어떤 음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영상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숏 콘텐츠는 특히 내용 전체에 계속 음악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음악의 흐름에 따라 내용의 흐름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비록 영상 제작 과정에서의 비중은 포스트 프로덕션 마지막 단계 정도에 불과한 것 같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게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어떤 음악을 선택할지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게 영상 내용 중 누구 혹은 어떤 대상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 것인가 입니다. 특정 대상이 느낄만한 감정을 고려해서 본인이 원하는 대상의 감정과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이야기라고 하면 슬픈 음악을 깔아 피해자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도 있고, 차가운 음악을 깔아 가해자에게 감정이입, 그러니까 가해자에게 분노하는 쪽에 시청자의 감정을 이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좀 더 복잡한 고려를 통해 보다 미묘한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내용 전체의 감정선과 감정이입의 대상에 대한 보다 섬세한 고민과 선택이 필요합니다. 슬픔에도 격정적인 슬픔, 숨죽여 우는 슬픔, 절망적인 슬픔, 분노에 치미는 슬픔 등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의 결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감정들을 얼마나 섬세하게 고려했는지에 따라 음악 선정에 있어서도 보다 섬세한 고려가 가능합니다. 때로는 슬픈 내용에 밝은 음악을 넣는 방식으로 도발적인 연출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반적인 감정의 흐름을 변형시켜 낯선 감정으로 시청자를 이끌어가게 됩니다. 영상과 자막만으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과 맥락 등을 파격적 선곡을 통해 보완하기도 합니다.
음악이 감정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끌고 간다면 음향은 부분 부분 도드라지는 감정을 만들어내는 좋은 수단입니다. 화면에 빠진 현장음을 채워 넣어 주는 1차원적인 도움에서부터 화면에 직접적으로 등장하진 않지만 내용의 흐름상 연상되어지는 특정 음향들을 넣어 주면 해당 씬의 감정이 보다 풍부해집니다. 가장 흔한 예가 긴장되는 순간에 나오는 심장 박동 소리입니다. 음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블랙 화면에 음향을 넣는 것만으로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체험을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블랙 화면에 자막을 ‘전쟁’이라고 하나만 띄워 놓고 총소리와 비명 소리 폭탄 소리를 넣어주면 영상을 직접 보여주는 것보다 어떤 면에선 더 현장감을 느끼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포스트 프로덕션의 꽃은, 특히 숏 콘텐츠에서의 꽃은 사운드 디자인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현업에서는 음악 감독과 음향 효과 감독이 각각의 영역을 전문적으로 책임집니다. 그리고 연출은 두 감독과 긴밀히 상의하여 전체적인 사운드 디자인을 완성합니다. 어떤 아이템의 경우 애초 사운드 디자인부터 출발하여 영상 작업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숏 영상콘텐츠 제작에서 편집 구성안 작성부터 완성까지의 단계를 알아봤습니다. 일반 영상과 달리 자막이 중심이 되어 내용을 이끌어 가는 점, 영상 자체의 힘 못지 않게 이펙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점, 음악 선곡이 영상 전체의 감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점이 숏 콘텐츠 영상 후반 작업에 있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작업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기술적으로 익숙하지 않아 이 부분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럴 땐 디테일에 너무 신경을 쓰며 계속 수정을 하기 보다는 일단 최종 완성을 한 후 완성된 내용을 보며 문제를 살피는 게 효율적입니다. 영상 작업 역시 글쓰기와 비슷합니다. 많이 써야 글이 느는 것처럼 많이 만들어야 역량이 향상됩니다. 그 과정에서 기술적인 디테일들도 자연스럽게 향상됩니다. 숙련이 부족한 상태에서 미시적인 것을 가지고 너무 고민하면 오히려 정체 됩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만든 영상을 반드시 주위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작물은 결국 그것을 보는 이와 소통을 통해 최종 완성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실제로 편집을 할 수 있는 구성안을 작성하는 것에서부터 1차 편집 및 디지털 편집, 그리고 음향과 음악을 입혀 만드는 최종 완성 단계까지의 숏 콘텐츠 제작 방법을 알아본다.
02. 강사 소개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03. 강사 이력
- 전) EBS 프로듀서 - 지식채널e 연출(2005~2008) - 제20회 한국PD대상 TV교양정보부문 작품상 - 무비위크 창조적인 엔터테이너 50인 - 제34회 한국방송대상 정보공익부문 - 방송위원회대상 우수상 - 제18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실험정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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