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 : 네, 이번 시간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창작자이자 영화 감독으로 활동하시는 장유정 감독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장유정 : 안녕하세요.
이동섭 : 감독님은 전 과정 중에 뮤지컬의 경우 전 과정 중에 어느 과정이 제일 재미있고 어느 과정이 제일 힘든가요?
장유정 : 뮤지컬에서요?
이동섭 : 네
장유정 : 일단은 뮤지컬에서 가장… 다 재밌어요.
이동섭 : 특히, 봉준호 감독님 인터뷰 보니까 글 쓸 때가 너무 힘들고 촬영이
장유정 : 글 쓸 때가 제일 힘들어요.
이동섭 : 촬영이 제일 재밌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장유정 : 글 쓸 때, 특히나 초반 단계에서 예를 들면 정말 황사가 어마무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곳에 서 있는 것 같거든요. 그렇게 해서 매일매일 저랑 싸우는 거예요. 쓰기 싫어하는 나, 혹은 다른 데로 도망치고 싶은 나, 굴복하고 싶은 나, 포기하고 싶은 나를 끌어올리면서 그래도 조금 더 가면 뭐가 보일 거야, 보일 거야 하면서 할 때, 그때가 가장 사실은 외롭고 힘들고 위로가 안 되는
이동섭 : 혼자 어느 정도 해결해야 되니까 더 그렇겠네요.
장유정 : 그렇죠.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매일 매일 의심하죠. 매일 의심해요. 그때 되게 외롭고 힘들고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도리어 연습하고 공연 올리고 이럴 때는 다 즐거워요.
이동섭 : 영화감독일 때는 어때요? 비슷하신가요?
장유정 : 영화감독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대본을 써서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영화화되기 전까지 캐스팅되기 전까지의 지난한 과정들을 저도 ‘부라더’를 7년 정도 준비해서 영화로 올리다보니까 얼마나 많은
이동섭 : 희망과 절망과 롤러코스터를 타셨겠죠.
장유정 : 희망고문을 하는 거죠. 저 배우가 좀 해주나, 안 해주나 하면서. 근데 그때가 가장 외롭고 힘들었던 것 같고 그리고 나서 촬영하고 나서 생기는 일들이야 당연히 소소한 문제들이 생기기도 하고, 저희는 특히나 굉장히 추운 겨울에 일조량이 적은 게 굉장히 큰 문제였어요. 도리어 추운 것보다.
이동섭 : ‘부라더’ 촬영 때요?
장유정 : 네,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보통 이런 여름이나 봄에 비하면 3시간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예산이 크지 않은 영화들은 굉장히 그것이 힘든 부분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그럴 때 힘든 건 있었지만 환경적인 문제 때문에 그래도 다 그 전에 시달린 것에 비하면 해피했죠.
이동섭 : 공연을 시작하면 매일 올라가잖아요. 연습하거나 공연 올라갔을 때 배우들한테 좀 자유를 주시는 편인가요? 약간 애드리브이나 이런 걸 허용하시는 편인가요?
장유정 : 기간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요. 기간에 따라서 다르고 배역에 따라서 다르고, 작품에 따라서 다른데 지금 하고 있는 ‘그날들’ 이라는 작품 같은 경우에는 추리 서사예요. 즉, 처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그 다음에 왜 그 일이 벌어졌는지를 찾아내는 작품이다 보니까 중간 중간에 복선들이 굉장히 많이 깔려 있어요. 그거를 관객들이 클로즈업도 없는 상태에서 소리로만 들어야 되는 거거든요.
이동섭 : 정확하게 전달을 해야 되겠네요.
장유정 : 그렇죠. 그래서 불순물들이 많이 끼면 그만큼 그 얘기가 잘 안 들리게 되죠. 그래서 그것 때문에 애드리브는 연습 때만 허용되고 있어요.
이동섭 : 그러면 요즘 우리나라 뮤지컬 추세 가운데 하나인데 특히 남자 주인공 같은 경우에 멀티캐스팅을 보통 하잖아요. 그러면 ‘그날들’ 같은 경우도 3명이 지금 무영 역을 하는 건가요?
장유정 : 지금은 4명하고 있어요.
이동섭 : 4명이 하고 있나요? 그러면 이 배우들 각각에 대해서 연출을 조금 다르게 하시나요?
장유정 : 당연히 다르게 합니다. 일단 제가 주문을 좀 다르게 하는 경향이 있죠. 일단 생긴 게 다르고, 나이대도 다 다르거든요. 예를 들면 무영이라는 캐릭터를 지금 연기하고 있는 배우 4명 중에 지금 2명은 20대고, 2명은 30대에요. 그래서 실제 무영보다 2명은 어려 보이고 2명은 좀 더 나이가 들어 보일 수 있죠. 그래서 이것들을 어떻게 하면 좀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지, 앉는 자세도 다르죠. 예를 들면 조금 나이가 있어 보일 수 있는 배우 같은 경우는 아빠다리 보다는 올려서 앉는 다리로 바꿔준다든지 나이가 어려 보이는 친구들은 통통 뛰는 장면들도 좀 더 무게감 있게, 경호원을 좀 더 많이 신경 써라, 캐릭터 보다는 너의 직업에 대해서 더 고민을 많이 해 달라, 라고 얘기를 하고 도리어 조금 나이가 있는, 상대적으로 있는 배우에게는 캐릭터를 많이 생각해 달라고 하고요. 장유정 작품이 재밌는 이유
이동섭 : 그러면 지금 뮤지컬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만드신 작품들이 굉장히 다 상업적으로 성공하신 편이잖아요.
장유정 :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동섭 : 비단 운으로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한두 번 운일 수 있지만
장유정 : 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니까요. 배우들도 있고 예전에는 그런 얘기하면 정말 도망가 버리고 싶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사실은 영화든 공연이든 혼자 만드는 게 전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지금 대표성을 띠고 앉아 있을 뿐이지 그건 도망칠 일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이동섭 : 저도 대표적으로 얘기하는 거예요. 지금 여기 스텝이 아무도 없으니까, 여기. 감독님 만드시는 컨텐츠들이 당대의 관객들과 잘 만나는, 장유정 이라는 이름이 신뢰감을 주는, 작품의 근원적 이유가 뭘까요? 사람들이 장유정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라 그럴까요?
장유정 : 일단은 저는 지루한 걸 잘 못 견디는 것 같아요. 재미있게 쓰고 싶죠. 그래서 예를 들면 아주 디테일한 거기는 하지만 한 장면을 쓸 때 기-승-전-결-기로 써요. 그 다음 장면을 연결시킬 수 있는 펀치를 날려주는 거죠.
이동섭 : 그러면 결이 동시에 결이자 기가 되는 거예요?
장유정 : 결이자 기가 되는 거죠. 그러면서 그 다음 장면. 기승전결로 쓰지 않고 승-전-결로 쓸 경우도 있죠. 승-전-결-기로 쓰는 경우도 있죠. 장면들로만 봤을 때도. 그리고 캐릭터 같은 경우도 굉장히 양면성이라든지 이중성이라든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레이어들을 많이 구축하려고 노력은 해요. 왜냐하면 그래야지 단편적이지 않거든요. 그리고 배우들한테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예를 들면 악인이라고 해서 악을 연기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리어 악의 평범성 때문에 더 무섭고 공포스러울 때가 있으니 일을 열심히 해라, 네 일을.이라고 디렉션을 줄 때가 많거든요.
선인도 마찬가지죠. 내가 착한 것을 연기한다고 해서 착함이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연출할 때도 그렇고 글을 쓸 때도 그렇긴 하지만 최대한 디테일하게 결국 제가 보여줄 것은 빙산의 일각이에요.
결국은 가장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엑기스를 딱 뽑아내서 관객들이 시간이 언제 가는지 모르고 자기감정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때 재미도 느끼고 감동도 느끼는 거거든요. 사실 우공이산 중에서 가장 어려운 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스토리가 특별한 건 아니고 텔링의 방법이 조금 독특했던 건 있는 것 같아요.
이동섭 : 장유정 이름이 붙은 작품의 힘이 아까 대답을 하시다 말았는데 그렇게 정성들여 만들고 꼼꼼하게 만드는 것 말고 좀 다른 게 있을 것 같아요. 생각해보시면,
장유정 : 저는 일단 단순한 얘기지만 굉장히 오래 생각하고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보려고 노력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왜 그랬을까를 사회과학에서는 접근하기가 어렵잖아요. 근데 저는 심지어는 그런 사회과학적인 방법도 공부하고 싶어서 아예 대학원도 예술 쪽으로 안 가고 그쪽으로 갔어요. 그 프레임을 갖고 싶어서. 그러니까 다각도에서 바라보고 싶은 욕망이 있죠.
이동섭 :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싶다?
장유정 : 네, 인물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사실 제 작품에서 완벽한 악인이 별로 없어요. 그 사람도 나름의 이유가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완전히 누구를 괴롭히기 위한 완벽한 악인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요. 작은 역할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동섭 : 오해라거나 알고 보면 숨은 사연이 있다거나
장유정 :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는 거죠. 장유정 작품으로 살짝 보는 한국 뮤지컬 산업
이동섭 : 최근에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에서 이렇게 창작 뮤지컬이 대극장에 가는 것은 굉장히 좋은 하나의 신호다.라고 저는 보는데요. 그와 더불어서 요즘 한국 뮤지컬 산업에서 주로 얘기하고 있는 글로칼이라고도 하고 우리나라 뮤지컬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잖아요. 그런 거에 대해서도 사실 감독님이 최전선에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감독님의 특별한 견해나 전망이 있으신가요?
장유정 : 일단은 저희가 김종욱 찾기 같은 경우가 중국에 라이선스를 판 첫 번째 1호 뮤지컬이었어요. 그리고 아시아 시장에서는 사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꽤 괜찮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같은 경우는 중국에 또 라이선스가 가서 공연을 또 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소극장 뮤지컬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사실 해외에 진출 할 수 있는 방향들이 나와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대극장 뮤지컬이 사실은 이걸 라이선스로 파는 부분이라든지 해외 로케하는 것처럼 해외로 가는 부분들이 사실 쉽지는 않죠. 그날들 같은 경우도 미국 공연하고 일본 공연하고 계속 트라이를 하고 있었는데 여러 가지 지점에서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장유정과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
이동섭 : 그러면 지금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 빼놓는 시간, 그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특별히 하는 취미가 있으신가요? 요즘 도전하시는 종목이?
장유정 : 저는 요새는 클라이밍하고 있는데 실내암벽등반하고 있어요. 전 새로운 뭘 배우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일단 내가 얼마나 부족한 인간인지 알게 돼요.
이동섭 : 그 다음에 또 뭐 배우실 거 계획 잡아놓으신 거 있으신가요?
장유정 : 일단 제가 버킷리스트 같은 거 있잖아요. 버킷리스트를 풀어봤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였나, 그동안에. 근데 딱 풀어봤더니 죽을 때까지 안 할 것만 써놨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한 거예요. 클라이밍도 제가 하고 싶다고 했지만 실내 암벽등반이긴 하지만 그거 얼마나 사실 하기가 쉽나요? 그걸 써놓은 건 5년 전이더라고요. 그때는 실내 클라이밍 하는 데가 별로 많지도 않았어요. 더더군다나 어려운 걸 제가 써놓은 거죠. 지금은 사실 내일 일을 모르는데 우리가 미래를 위해서도 물론 저축하고 저금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그렇게 해야 하는 지점들이 있기는 하죠. 돈 말고. 근데 그런 거 말고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거는 하면서 살 때 조금 더 새로운 나도 발견할 수 있고 또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전 행복을 찾는 방법이 아니라 행복을 연습하는 방법을 계속 행복의 근육을 늘려가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다 새로운 것만 하는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 밥을 먹는 것도 거의 똑같은 메뉴만 먹고 있고 예를 들면 아주 레귤러하게 하는 것들이 있어요. 절대로 잘 안 바꾸는. 그런 데까지 선택하는 걸 시간을 낭비하거나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은 거죠. 그런 것들은 루틴하게 똑같이 하고요. 그리고 새롭게 배우는 부분들은 마음을 열고 스스로 충돌해 보는 거죠. 부딪혀 보는 거죠.
이동섭 : 그거 말고 약간 흔히 생각하듯이 영화감독들은 봉준호 감독 같은 경우는 특별히 만화를 많이 본다든가 장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잖아요. 표현에 대한 연구. 감독님도 웹툰을 많이 보신다거나 그런 거 있으신가요?
장유정 : 인접장르에 대한 관심도 계속 늦추지 않아요. 그리고 전 웹툰은 아니지만 저는 약간 사회과학 책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동섭 : 그러면 이제 마지막 질문에 가까운 것 같은데 장유정 감독, 장유정 연출을 보면서 특히 뮤지컬 쪽에서는 장유정 연출을 보면서 극작가나 연출가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을 것 같아요. 지금 경험을 해보시고 나니까 그런 꿈을 꾸는 분들한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장유정 : 되게 신 나는 직업인 것 같아요. 그리고 재미난 일들도 많이 겪을 수 있죠. 이를 테면 작가라고 해도 어제까지 제가 청와대 경호관 얘기하다가 갑자기 예를 들면 남대문 시장 얘기를 하면 굉장히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도 해야 되고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배우만큼이나 재미있는 세상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그런 면에서 굉장히 신 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말리고 싶지 않아요.
다만 스스로 지나치게 상처입지 않으려고 자신을 단도리 많이 해야 돼요. 예를 들면 같이 작업하는 스텝들이나 모니터를 해주는 사람들이나 관객들이 본인한테 잘못되게 하기 위해서 사실 칼을 대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모르는 사람이 아닌 이상은. 아는 사이들 끼리는. 그런 것들을 잘 수용하고 받아들이면서도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내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잘 균형 잡게 가지고 가는 것이 지치지 않고 작업을 계속 할 수 있는 비법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이동섭 : 좀 다른 질문인데요. 그런 말하잖아요. 어떤 직업에서 성공하려면 그 직업에서 요구하는 자질을 갖고 있어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뮤지컬 감독, 뮤지컬 연출한테 가장 필요로 하는 자질은 뭘까요?
장유정 : 여러 가지가 모아졌을 때 생겨나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 믿어야 되는 거죠.
이동섭 : 함께 일하는 스텝들
장유정 : 스텝과 요소와 음악과 안무 그리고 연출, 배우, 연기 이런 것들이 한데 모여졌을 때 정말 마법과 같은 순간이 시작되는 거거든요. 하나만 끌고 가고 이런 거 거의 없어요. 그런 것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스스로 있어야 하는 거죠.
이동섭 : 그럼 영화감독도 큰 틀에서는 비슷하겠네요?
장유정 : 네, 큰 틀에서는 좀 비슷한 면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영화감독 같은 경우는 제가 경험해 봤을 때는 공연 같은 경우 협업이 되게 중요한데 영화도 물론 협업이 중요하긴 하지만 영화는 좀 더 감독의 확신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감독이 제시하는 방향성이 어떠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 작품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너무나 다행하게 어쨌든 원작자였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한번 해본 경험이 있는 거잖아요.
이동섭 : 그리고 또 사실 제가 만든 작품들은 이야기가 단성적이지가 않아서 그래서 뮤지컬에서 영화로 만들 때 좀 더 더 수월한 지점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김종욱 찾기도 로맨틱 코미디만 있는 게 아니라 서스펜스도 있고 여러 가지 요소들이 같이 있었던 것처럼 인도라는 새로운 공간도 있고 그리고 또 형제는 용감했다. 같은 경우도 부라더로 가기 전에 정말 장르도 굉장히 많았었고 이야기도 사실 굉장히 많이 했었고 그러다 보니까 그게 영화로 만들었을 때 좀 더 재미있어 질 수 있겠다.라는 확신을 제작자님들이 갖게 되셨던 거죠.
장유정 : 처음에는 사실 뮤지컬 영화가 하고 싶어서 영화감독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도리어 되게 영화로서 하고 싶은, 극영화로서 하고 싶은 소재가 되게 많아요. 뮤지컬 영화는 어느 날 기회가 생긴다면 제가 영화감독으로서 좀 더 더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이 정도면 경험치도 많이 생겼고 테크니션으로서도 충분히 뭔가 만들어낼 수 있을 거다.라는 확신이 생기는 시간이 되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동섭 : 오늘 얘기를 쭉 듣다보니까 뮤지컬, 영화, 국제대회를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다는 표현보다는 장유정 감독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원소스 멀티유스를 했다 이렇게 보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얘기를 들어보니까 장유정이라는 자기 자신을 원소스 멀티유스로 쓰는 것 같아요. 요즘 아이돌들도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고 예능에도 나가고 자기 자신을 멀티 유스하잖아요. 장유정 감독님도 보면 어떨 때는 뮤지컬 극작 연출가로 어떨 때는 영화감독으로 또 어떨 때는 국제대회 연출가로 이렇게 스스로를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자기를 멀티 유스하는 사람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면 장유정 감독님한테 뮤지컬이란 뭘까요? 어떻게 정의내리고 싶으신가요? 쉬우면서도 어려운 질문인데?
장유정 : 음... 귀가한 것 같아요. 마음의 고향으로 귀가하다?
이동섭 : 뮤지컬은?
장유정 : 네, 그걸 할 때마다 그런 느낌이 들어요. 되게 편안하고 아무래도 그걸로 시작을 했으니까 뭔가 나의 근원으로 돌아온 것 같고 그래서 제가 뭔가 큰일을 치르고 나면 큰 상을 받건 올림픽 같은 큰 작품을 하건 그럴 때는 늘 초심으로 돌아오는 마음에서라도 뮤지컬이나 연극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동섭 : 그러면 반면에 장유정 감독한테 영화란 또 어떤 건가요?
장유정 : 외출? 여행 같은 거예요. 되게 짜릿한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린 보통 대개 집에만 있지 않죠. 외출도 하고 저한테는 절대로 떨어트릴 수가 없어요. 신나는 여행 같고 너무 행복하고 재미있고 뭐가 더 좋아 라고 얘기하면 사실 비교가 안돼요. 하나는 조금 편안하고 행복하고 하나는 설레고 재미있고 물론 더 힘들고 더 재미있는 건 갭의 차이가 큰 거는 영화 쪽인 것 같긴 해요. 더 많이 힘들어요, 힘들 땐. 그리고 짜릿할 땐 또 굉장히 짜릿해요.
이동섭 : 네, 지금까지 뮤지컬과 영화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국제행사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장유정 감독님을 만나봤는데요. 이번 시간을 통해서 뮤지컬과 영화를 꿈꾸시는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유정 : 감사합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장유정 감독의 공연 감독일때와 영화 감독일때의 각각의 특징, 작품 설정 노하우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작가나 연출가의 꿈을 꾸는 있는 사람들에게 각 직업에 필요한 자질 등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들어본다.
02. 강사 소개
장유정, 이동섭
03. 강사 이력
[장유정] - 영화 <부라더>, <김종욱 찾기> 등 연출 및 감독 - 공연 <그날들>, <멜로드라마>,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 연출 및 감독
[이동섭] - 도서 <파리 미술관 역사로 걷다>, <도쿄 로망스>, <그림이 야옹야옹 고양이 미술사>, <파리 로망스>, <뮤지컬의 이해> 등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