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완 : 안녕하세요. 사이버 아카데미에서 하일권 작가를 만나봅니다. 오늘의 강의 주제는 하일권 작가가 시작하고 지금도 진행하고 있는 지능형 웹툰에 대해서 어떻게 그러한 생각들을 하게 됐고 또 어떻게 만들게 됐는가 여러분과 함께하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고고고>, <마주쳤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함께 들어보시고 여러분도 지능형 웹툰의 다음세대를 함께 준비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설명해주실 하일권 작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하일권 : 네. 안녕하세요.
한창완 :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하일권작가는 세종대가 사랑하는 만화애니메이션학과에 01학번 학생으로 입학해서 군대 갔다 와서 복학하는 과정이 아주 복잡했습니다. 만화를 할지, 애니메이션을 할지 고민도 많이 했고 말레이시아 가서 살다 오기도 했고 그래서 결론적으로 복학을 했더니 갑자기 웹툰이 시작이 됐다 이거죠?
하일권 : 네. 웹툰이 한창 시작이 됐을 시기죠.
한창완 : 그때가 다음에서 시작됐던 시기
하일권 : 네. 다음에서 강풀 작가님께서 <순정만화> 뭐 이런 것 그리시고 양영순작가님의 <천일야화> 같은 거 그리시고 그럴 때…
한창완 : <천일야화>?
하일권 : 네.
한창완 : 아마 그런 식의 웹툰 현장이 본격화되면서 ‘기존에 우리가 책으로만 내는 만화책들, 만화의 창작 방식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새로운 장르를 실험 할 수 있겠구나’라는 도전 의식을 느꼈다고 다른 인터뷰에서 봤는데요.
바로 <삼봉이발소>가 대학교 3학년 때 만들었던 만화였고 그걸로 영화 판권 계약도 했었죠?
하일권 : 네.
한창완 : 영화가 되었나요?
하일권 : 아니요.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한창완 : 아직도 영화는 안 되고 있는 <삼봉이발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왔던 작품을 보니까 <쿠키의 신>과 <출동! 히어로 전사>라는 브랜드 웹툰을 포함하면 총 13편의 작품을 했습니다.
하일권 : 네.
한창완 : 13편 작품이 다 시나리오나 스토리 같은 것들이 다 독특하고 할 때마다 ‘실험적인 작품을 한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데 본인이 거기에 강박관념을 받고 있는게 있습니까?
하일권 : 강박이 원래 없었는데 저도 작품을 계속 내면서 저는 일단 다른 작가들 보다 짧게 작품 호흡이나 이런 게 1년 채 안되는 분량으로 작품을 하다 보니까 계속 조금은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해서 작품을 했고, 독자들도 계속 새로운 것들을 원하는 거 같아서 저도 모르게 강박이 생긴 거 같아요. 앞으로 어떠한 보여주지 않은 다른 것들을 보여 줘야지 생각해서, 스토리나 그림의 형식이나 고민을 많이 하게 됐죠.
한창완 :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강박이 본인 스스로에게 하나의 과제를 준다고 한다면, 그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본인이 만들어 낸 독특한 비법이나 생각의 시작은 어떻게 합니까?
하일권 : 일단 처음 웹툰 자체의 형식이 신선했어요. 저는 잡지만화를 공부 했다가 웹툰을 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신선했고 독자들도 신선했지만 몇 년 지나면서 웹툰의 연출이나 스토리를 살리는 게 어느정도 고착화 되는 느낌을 받아서 ‘이런 스크롤형 웹툰에서 조금 더 다르게 다른 작가님들이 하지 않은 게 뭐가 있을까?’ 하고 연출 쪽에 신경을 썼습니다.
한창완 : 연출의 차별화를 신경쓰다보니 ‘기존의 스크롤 방식을 더 나은 방식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시작한 게 지능형웹툰의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하일권 : 네.
1. 지능형 웹툰의 시작
한창완 : 그렇다면 네이버 웹툰에서 신선한 시도일 수 있었기 때문에 본인은 작품의 콘티를 짜놓은 후 콘티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네이버 웹툰의 엔지니어와 협의를 했다라고 보이는데 본인이 먼저 실험적인 것을 해보자고 먼저 제안을 했나요? 네이버 웹툰이 해보자고 이야기를 했나요?
하일권 : 사실 <고고고>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예전에 했던 일반적인 스크롤 형식으로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네이버에 콘티를 보여줬죠. 제안을 하기 위해서 근데마침 네이버 쪽에서도 모션툰이랄까요? 효과툰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작품이 어울릴 거 같고 또 저랑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제안을 해주셨죠. 저도 마침 이런 기본적인 연출에 지쳐있었고 ‘새로운 것이 없나?’라고 생각을 할 시기에 마침 딱 맞아서 진행을 하게 됐습니다.
한창완 : 그게 이제 2015년?
하일권 : 네.
한창완 : 그럼 그 쪽에서는 엔지니어가 1명이었나요? 2명이었나요?
하일권 : 여러분이 오셨어요. 시작은 2014년부터 했어요.
한창완 : 준비해서 나온 게 2015년이고요?
하일권 : 네. 준비기간이 꽤 오래 걸렸죠.
한창완 : 준비기간이 얼마나 걸렸어요?
하일권 : 거의 1년가까이 됐죠.
한창완 : 2014년에 거의 1년 가까이 <고고고>라는 콘티와 원작을 만들어 놓고 나서도 프로그램을 협의한 게 1년이 걸렸다는 건가요?
하일권 : 네. 그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한 화를 만드는데 일주일의 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세이브 원고를 만들어 놔야 했기 때문에 그 기간도 포함됐습니다.
한창완 : 다른 일반적인 스크롤 웹툰을 했던 거보다 이런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웹툰의 경우는 세이브 원고를 몇 배 정도 남겨야 합니까?
하일권 : 글쎄요. 작가분들의 손 빠르기, 프로그램 숙련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저는 10개 이상은 만들어 논 거 같아요.
한창완 :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 거겠죠?
하일권 : 그렇습니다.
한창완 : 그런데 왜 본인이 했을까요?
하일권 : 저도 그렇게 오래갈 줄 몰랐고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웹툰시장이 만들어지고 잘 커 왔지만 뭔가 연출적으로나 약간 정체됐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을 것 같아서 시도하게 됐어요.
한창완 : 연출 방식도 다르게 표현한 하일권 작가가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를 더, 제대로 하기 위해서 엔지니어와 함께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엔지니어를 만났을 때 잘 만화를 모르는 분들이 아닌가요?
하일권 : 다행히도 만화에 대한 이해도가 있으신 분들이었어요. ‘웹툰에디터스’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니까 만화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들 보다는 만화를 잘 이해하고 만화나 웹툰의 구조에 이해도가 높으신 분들이 선정되셨어요.
한창완 : 저는 웹툰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입장에서 보면은 웹툰이 하고 있는 문화적인 새로운 시도가 문화 전체적인 소비형태에도 큰 영향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웹툰이라는 형식을 만들어 내니까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요즘 인터넷 상에서 유통되고 있는 BJ의 프로그램이 나오기 시작했고 PPL을 많이 하는 드라마를 브랜디드 드라마라고 많이 이야기 하는데 이런 식으로 많이 시도가 되었는데요. 네이버라는 업체는 사실 IT업체거든요. 새로운 IT를 개발해서 우리가 검색도 하게 하고, 여러가지 효과를 주는 업체인데, 최근에 네이버는 콘텐츠 업체가 됐습니다. 사실 IT를 위주로하는 기술 업체에서 콘텐츠 업체로 변형되는 접점에 ‘하일권작가의 협정이나 새로운 엔지니어와의 협조가 있지 않았나’라는 실험을 한 번, 평가하게 되는데요. 그럼 완화에 기본적인 이해도 있고 마음도 있던 사람들하고 처음 작품을 하려고 만났는데 본인의 목적을 설명하면서 접근했던 건가요?
하일권 : 그렇죠. 일단 시작은 네이버에서 어쨌든 웹툰에 어떤 효과를 넣을지 모르겠지만 ‘뭔가 새로운 효과를 넣고 싶다’고 했고 기본적인 움직임, 진동, 효과음 등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고 일단은 저한테 제가 짠 콘티에서 1화 콘티를 보고, 이 안에서 상상력이나 기술적인 제약을 두지 말고 모든 효과들을 이야기하라고 해서 저는 처음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모든 컷에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정리해서 보내 드렸죠.
한창완 : 한 번 만날 때 26화 전체를 준 건 아니였죠?
하일권 : 그렇죠. 처음에는 초반의 1~3화를 보여주면서 기본적인 틀을 잡고 이후에는 필요한 것이 생기면 추가적으로 요구했습니다.
한창완 : 완성된 콘티를 주면서 이러한 효과가 필요하다고 전달했을 때, 피드백은 얼마 만에 한번씩 오나요?
하일권 : 프로그램은 조금 시간이 걸리는데 요구한 효과를 ‘할 수 있다’, ‘없다’라는 피드백은 빨리 오는 편이죠.
한창완 : 일주일?
하일권 : 일주일 정도는 걸렸던 거 같아요.
한창완 : 그럼 피드백이 왔습니다. 소프트웨어가 개발이 됐어요. 본인이 그럼 그 소프트웨어를 숙달을 해야 하잖아요. 그 기간은 또 얼마나 걸리나요?
하일권 : 그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빨랐습니다. 왜냐하면 프로그래머 분들이 사용자에 대한 인터페이스를 굉장히 쉽고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한창완 : 포토샵만 하면 할 수 있게요?
하일권 : 포토샵보다 어쩌면 더 쉽게 할 수 있어요. 그렇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2. 지능형 웹툰 제작, A-Z
한창완 : 본인이 다 만든 콘티를 가지고 한 화를 그 프로그램인 ‘웹툰 에디터스’라고 하잖아요. ‘웹툰 에디터스’에서 적용 시킬 때 한 화를 적용시키는 시간은 얼마나 걸립니까?
하일권 : 작업시간을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 보통은 일반적인 이미지를 편집하는 시간은 보통 하루 정도 생각을 합니다. 이미지의 컷의 간격, 타이핑 작업 등을 할 때는 하루 정도 걸리는데, 그것을 한 후에 효과를 입혀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플러스 하루, 이틀 더 걸립니다.
한창완 : 대부분 웹툰 작가들은 경쟁적으로 한 화당 컷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하일권 작가는 평균 몇 컷 정도 씁니까?
하일권 : 저도 한창 때는 즉, 작업 체력이 좋을 때는 150컷을 했었어요.
한창완 : 우와 그럼 일주일 만에 150컷을 그린다는 말이네요?
하일권 : 네, 복사하여 붙이는 컷도 있지만 최대 컷은 그 정도였던 것 같긴 해요.
한창완 : 지금은 창작 체력이 떨어지긴 했으니까…
하일권 : 지금은 많이 줄어서 100컷 전후 정도입니다.
한창완 : 웹툰 초창기 때는 50컷, 70컷 올리다가 가끔 ‘100컷이면 대단하다’ 했는데 지금은 경쟁적이 돼서 150컷이상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럼, <고고고>할 때도 100컷정도 했다는 거네요?
하일권 : 네, 그 정도 됩니다.
한창완 : 100컷 자체를 보면, 평균적으로 100컷에서 몇 컷 정도가 소프트웨어에 적용 됐다고 생각하세요?
하일권 : 처음 1화를 했을 때는 ‘최대한 많이 보여줘라’ 주문이 와서 거의 70~80컷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 것이 프로토타입이었고 그걸 돌려보면서 빼는 작업을 했죠. 너무 과하니까. 어쨌든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라고 생각해서 많이 뺐어요. 초반 1~3화에서는 40~50컷 정도로 조금씩 들어 갔습니다.
한창완 : 웹툰은 소비자인 독자가 보는 상품이지 않습니까? 작가가 만들지만 독자를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소비환경에 적합한 기술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기존에 <아바타>라는 영화를 볼 때도 기존의 3D보다 훨씬 편한 이유는 3D 기술은 훨신 발달했지만 사람들이 볼 수 있는 3D의 현기증이 안 나고 어지럽지 않게 끔 만드는 수준에서 <아바타>가 성공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렇게 전체의 30~40%를 효과를 넣다 보면 독자들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하일권 : 효과를 많이 빼고 나서 처음으로 1화를 올렸을 때, 신기하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너무 정신 없다, 혹은 어지럽다. 진동 같은 게 방해가 되고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굉장히 많았죠. 그래서 이러한 피드백을 받아 가면서 조금씩 바꿔 나갔습니다.
한창완 : 나중에는 20화 넘어갈 때쯤이면 전체 컷을 100으로 놨을 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적용이 되었나요?
하일권 : 20컷 내외였습니다.
한창완 : 아, 많이 줄었네요. 열심히 하다보면 스토리텔링에 맞춰서 효과가 일종의 유형화된 게 나올까요?
하일권 : 저는 <고고고>가 특정한 장르물이었고, 어드벤처 <인디아나존스> 같은 모험물이었기 때문에 효과툰에 잘 맞는 이야기여서 액션 파트가 있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파트가 있듯이, 보물을 찾으러 던전에 들어 간다든지, 퍼즐을 푼다든지 이런 파트에서 주로 활용이 됐죠. 이런식의 패턴이 있었습니다.
한창완 : 액션과 어드벤처 장르에 필요한 게 스펙터클인데요. 스펙터클은 사실 스케일이란 공간에 공간감과 스피드라는 속도감인데, 그 두 개를 다 보여줄 수 있도록 이 효과를 다 넣는게 맞다는 거네요?
하일권 : 네.
한창완 : 어떻게 보면 장르에 맞춤형으로 기술적인 적용이 필요하다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이런 장르가 아닌 다른 웹툰을 할 때는 굳이 ‘웹툰 에디터스’같은 이런 지능형 웹툰 소프트웨어를 쓸 이유는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작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하일권 : 저도 사실은 초반에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요. 웹툰 에디터가 가장 필요하고, 어울리는 장르가 공포물, 혹은 액션물만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주쳤다>같은 경우는 다른 기술이 들어갔지만 기본적으로 마지막 편집은 웹툰 에디터로 했어요. 그리고 얼굴인식이나 AR 기술에 가려졌지만 작은 움직임이 있어요. 티는 안 나지만, 마지막화에 눈발이 날리는 장면이라든지 말이죠. <마주쳤다>의 장르는 어떻게 보면 드라마같은 서정적인 만화인데 소소한 움직임(눈발이 날린다든지 꽃잎이 날린다든지, 캐릭터 얼굴에 연하게 홍조가 진다든지 등) 그런 식의 작은 효과 등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르의 구분은 크게 없을 거 같아요.
한창완 : ‘웹툰 에디터스’ 같은 경우에는 지능형 소프트웨어의 기술을 원작에 많이 사용 할수록 본인이 판단할 때 2차적 저작권, 영화나 드라마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하일권 : 사실 ‘애니메이션화가 되기 더 쉽지 않을까? 조금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지만 -1 오히려 이미 어느정도 움직임이 있는 웹툰을 독자들이 봤는데 -2 굳이 또 조금 더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어서, 2차 저작권이나 그런 사업에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창완 : 이런 고민을 저 개인적으로 해봤습니다. 스마트폰 내에서는 쭉 내려서 볼 수 있는 표현 방식, 아니면 컷컷 넘어가는 표현 방식이 스마트폰 독자들을 위한 표현방식으로 적절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만약에 스마트폰이 아닌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온다거나 AI스피커가 더 확장되어 벽에 투사되는 등의 새로운 디바이스와 플랫폼이 등장하게 된다면 훨씬 이러한 움직임이 많은 웹툰에 기대감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하일권 : 당연히 웹툰이라는 자체가 종이 만화와는 다르게 IT기술과 함께 가는 매체잖아요. 당연히 모바일 이후에 그런 디바이스에서 어떤 식으로 변할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움직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많이 넣어서 사람들이 익숙해지게 되고, 더 많은 움직임을 넣게 되면 그게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뭐가 달라지는 건지 경계선의 모호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주쳤다>의 경우에는 이용자가 스스로 이름을 입력하고 자기 얼굴을 인식해서 만화 속에 들어가는데요. <마주쳤다> 제작 중에도 담당자분과 이런 저런 회의를 하면서, 조금 더 몰입감을 주기 위해서 ‘독자들에게 스토리에 선택지를 주면 어떻겠느냐?’ 혹은 ‘스토리 분기를 나눠서 이렇게 선택했을 땐 이렇게 가는 등의 진행을 하면 어떻겠냐?’라고 했을 때 또 이럴 경우 게임과 무슨 차별화가 있는지 그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 웹툰!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야 될 것 같고, 그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맞춰야 하거든요. 저도 어느정도 경계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한창완 : 아마 지금까지 나온 <고고고> 같은 작품은 아마 거기에 대한 첫 번째 샘플버전이기 때문에 지금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지금은 더 다양한 효과가 가능한 기술이 나올 수도 있고 사실 어떻게 본다면 IT는 첨단기술이지만 콘텐츠를 적용하는 새로운 기술인 CT는 첨단이 아닙니다. 이미 다 나와있는 기술을 콘텐츠에 어떻게 잘 응용 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응용기술입니다. 이 응용기술을 개발하는 소프트 개발자가 웹툰의 연출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1년동안 같이 작업을 하니까 이젠 따로 말을 안해도 알아서 하던가요?
하일권 : 네. 굉장히 웹툰 연출의 전문가 같아요. 나중에는 오히려 역으로 제안을 해줘서 ‘이런 부분에는 이런 연출이 되는게 어떨까요?’ 이런 식으로 해서 상호 간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한창완 :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시간이 갈수록 본인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만들어지는 거고 작가도 처음 소프트웨어 썼을 때보다 더 능숙해 지지 않습니까? 26화 정도의 <고고고>를 하고 나니까 1화 때보다 속도가 얼마나 더 빨라진 것 같아요?
하일권 : 글쎄요. 한 2배정도 빨라진 것 같아요.
한창완 : 그렇다면, 쓰는 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수 있는데, 왜 다른 작가들은 아무도 안 쓸까요?
하일권 : 왜냐하면, 2배정도가 빨라졌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작업시간이 굉장히 길어요. 그건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에요. 프로그램은 최대한 효과적으로 빠르게 이용자가 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아까 말했던 거처럼 기본적인 편집을 하고 효과를 붙이는 편집을 다시 하는 추가 시간만 드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그림을 그릴 때부터 몇 배의 시간이 듭니다. 왜냐면 어떤 캐릭터를 그릴 때, 그냥 그림을 그리고 캐릭터를 그리면 끝이 나지만 효과툰에서는 어떤 캐릭터가 팔을 움직인다 그러면 배경, 캐릭터, 분리된 팔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레이어가 더 많아지고요. 스크롤을 내릴 때 배경의 공간감을 주기 위해서는 한 장만 그려도 되는 배경 그림이 4~5장으로 많아집니다.
한창완 : 최대로 많이 그리는 레이어는 몇 개까지였나요?
하일권 :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20개까지 됐었습니다. 기술이 패럴랙스(parallax)라는 스크롤 기술이 들어가면서 캐릭터가 움직이면서 말풍선 칸이 튀어나고, 이런식으로 BGM도 진동도 들어가는 등의 컷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창완 : 충격적인 두가지 효과가 있어요.
스마트폰에 입김을 불면 머리카락이 날리는 장면은 누가 먼저 아이디어를 낸 겁니까?
하일권 : 그건 제가 스토리 기술에 맞춘 시놉시스를 전달해드리고 사용자와 캐릭터 간의 교감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했을 때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던 담당자분들도 열의가 넘쳐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죠. 바람을 분다거나 캐릭터랑 액정에 키스를 하는 그런 장면은 담당자 분들의 아이디어였어요.
한창완 : 좀 더 기술로 들어가서, 확인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입김을 부는 세기가 있잖아요. 그 세기에 따라 입김을 많이 불면 머리가 많이 움직이고 입김을 적게 불면 머리가 작게 움직이나요?
하일권 : 네, 있었습니다.
한창완 : 그럼 여러 컷을 그려야 하는 거잖아요?
하일권 : 그렇죠. 애니매이션으로 날리는 그림을 여러 개 그려야 하죠. 그런데 애니매이션 작업은 네이버쪽에서 도와주셨어요. 제가 작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처음에는 스토리나, 콘티까지만 그리고 캐릭터까지만 작업을 점점 부탁해온 거라 제 작업량을 많이 줄여주셨어요.
한창완 : 그, 10화동안에요?
하일권 : 네.
한창완 : 그 다음 각자 방을 찍잖아요. 그럼 주인공이 와서 ‘네 방이 이렇게 생겼구나’라고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이런 것도 상호 간에 나온 거예요? 아니면 본인의 아이디어인 거예요?
하일권 : 제 아이디어다 네이버의 아이디어다 기억이 안 나는데 회의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일주일에 2~3번 만난 적도 있고 그러면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작업이 재밌으니까 다 같이 이야기 한 것 같아요.
01. 이 강좌에 대해서
AR, VR 가상현실 기술이 만화에 적용되어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지능형 웹툰’인 하일권의 <마주쳤다>, <고고고>의 제작 과정 설명을 통해 주요 Point를 알아보고자 한다.
02. 강사 소개
하일권, 한창완
03. 강사 이력
[하일권] - 웹툰 <목욕의 신>, <삼봉이발소>, <병의 맛>, <스퍼맨>, <고고고>, <마주쳤다> 등 연재 - 제8회 경기세계도자기비엔날레 홍보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