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안녕하십니까? 만화가 주호민 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준비한 내용은 ‘무슨 생각으로 그리는가’ 라는 제목을 붙여봤는데요, 사실 지금부터 제가 보여드릴 것들이 이제 제가 데뷔해서부터 지금까지 그린 그림들을 차례차례 보여드리면서, 대체 무슨 생각으로 기획을 했고, 무슨 생각으로 연재를 했으며, 그리고 연재 끝난 후에는 또 어떤 생각, 또 어떤 성취와 어떤 반성이 있었는지 그 만화 제작, 전반, 중반, 후반에 대한 그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데뷔는 좀 우연하게 한 편인데요, 그 처음부터 만화가가 되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데뷔를 한 건 아니었고, 군대에 다녀와서, 군대에 있었던 일들을 인터넷에 만화로 그려서 좀 올려보면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때가 2005년 이였고, 그때 처음 그렸던 만화가 ‘짬’이라는 만화였습니다. 어떤 식으로 그릴까 고민을 되게 많이 했었는데, 좀 형식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만화는 ‘쥐’라는 만화였습니다. 이 만화는 그 미국만화가 인데요, 아트 슈피겔만 이라고 아버지가 세계 2차 세계대전 때 유태인 수용소였던 그 아우슈비츠의 생존자에요. 아들이 아버지를 인터뷰해서 거기서 어떻게 해서 살아 돌아오게 된 것을 그린 만화인데 굉장히 좋은 만화입니다. 근데 형식적인 면에서도 저는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어떤 칸의 크기라든지, 말풍선의 크기라든지, 인물의 크기가 굉장히 정형화 되어있었어요. 이런 연출이 어떻게 보면 심심해 보일 수도 있는데, 대신에 술술 잘 읽히는 그런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떤 비슷한 에세이, 어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그리고 1인칭으로 진행되는 휴먼다큐의 느낌이라면 이런 형식으로 그리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저도 이런 식으로 그렸고요. 당시에 아마추어 연재였지만 그냥 막 올리고 싶을 때 올리면 굉장히 늘어지게 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올렸었는데 한 두 달 정도 연재했을 때 한 8편, 9편 정도 올렸을 때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걸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근데 저는 기쁘면서도 굉장히 당황스러웠는데 왜냐하면 저는 이것도 데뷔를 한다거나 이 작업으로 만화가가 된다거나 이런 생각이 없이 그냥 재미로 하고 있었거든요 다른 일도 하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이건 돈이 되는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일단 굉장히 작게 그리고 있었고 출판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출판이 되려면 보통 300DPI로 그려야 하는데 아마 이 때 72로 그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제가 뭐 지금도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만화가로 되어있는데, 그 당시 보통 장기연재를 하면 그림체가 변하잖아요? 1권과 20권의 그림체가 다른데, 저는 워낙 못 그렸기 때문에 1화와 9화의 그림체가 두 달 사이에 장족에 발전을 해서 너무 달랐습니다. ‘아,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다, 다시 그려야겠다.’ 그래서 1화부터 9화까지를 다시 그렸는데요. 11개월 동안 연재를 해서 마지막까지 이제 완성을 했고요. 책이 나올 때가 되어서 출판사에서 표지 시안을 다섯 개를 보내줬는데, 위에 세 개는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왜냐면 이게 군대 만화잖아요? 이거 첫 번째 것은 군대만화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두 번째 것은 너무 지나치게 슬프다, 이게 전역할 때 이런 느낌 아니었다. 약간 전역한 뒷모습인데요. 그리고 세 번째께 제일 당황스러웠는데, 이게 저희 어머니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위문편지 봉투를 스캔 한 거에요. 그래서 위에 세 개는 안 하게 됐고요. 아래 두 개가 끝까지 경합을 하다가, 이 표지로 첫 번째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이 때 이제 독자만화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는데, 사실 이 독자만화대상 이라는 건 뭐 별 권위가 없는 상입니다. 근데 일단 무척 기뻤습니다. 왜냐면, 어쨌든 처음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서 받은 상이고, 어른이 되고 나서는 상을 받을 일이 거의 없다는 걸 이제 알게 되고 나니까 이게 굉장히 기분은 좋더라고요. 다만 이 때부터 현실적인 고민이 시작이 됐는데요 그거는 제가 이 작업을 11개월 동안 하면서 여러 매체에 사실 연재가 되었었습니다. ‘디씨인사이드’나 그런 데에는 제가 올렸고, 이 만화를 재미있게 본 스포츠 신문 사이트 ‘스투닷컴’ 이라는 곳에서 자기들 홈페이지에도 좀 올려달라고 근데 이제 고료를 주기 힘들다, 뭐 이런 식으로 했는데 근데 저는 뭐 그때 뭣도 모르던 때였으니까, 그냥 좋다고 하고 그냥 올리고 그래서 한 네 군데에 연재가 됐던 걸로 기억해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업으로 번 돈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좀 딜레마였습니다. 그 책도 나오고, 상도 받았는데 이걸로 돈은 번 게 없으니까. 그럼 지금의 나는 만화가인가, 아닌가 앞으로 이 작업을 계속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고민들이 좀 컸던 시기였습니다. 그게 정확히 10년 전의 이야기였고요. 그리고 다행히 짬을 재미있게 보신 그 스투닷컴 관계자가 시즌2는 자기들 사이트에 연재를 하자, 이때부터 이제 원고를 주겠다 라고 해서 시즌2를 연재를 하게 됐습니다. 이때부터는 원고료를 받고 작업을 했고요. 이것 또한 1년 반에서 2년 정도 연재를 한 것 같습니다. 이거는 여러 가지 군대에서 웃긴 에피소드 꽁트들 위주로 연재를 한 거였는데 이거를 계속 연재하다 보니까 또 다른 문제에 봉착을 하게 되는데요 그거는 이제 제가 군대에 2년 갔다 와서 군대 만화를 4년 동안 그리게 되니까 그러다 보니까, 소재가 완전히 고갈이 됐고, 그리고 약간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군대 얘기 밖에 못 그리나? 그런 생각도 많이 들고 사실 이런 게 자신의 어떤 자전적인 이야기로 데뷔를 한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부딪히는 문제 중에 하나 인데요. 자신의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니까 할 수가 있는데 이후에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거든요. 근데 전혀 해보지 않은 극화에 도전하기도 겁이 나고, 어쨌든 그래도 계속 더 군대 만화를 그릴 수 없다라는 판단을 해서 이 만화도 이제 스투닷컴에서 75화까지 그리고 1년이 52주니까 1년 반정도 그리고 끝을 내게 됐습니다. 뭘 그릴까 이제 고민을 엄청 하다가 그린 게 ‘무한동력’ 이라는 만화였는데요. 이 만화는 2008년부터 2009년 까지 야후 코리아에 연재가 된 만화였습니다. 당시에 27살, 28살 이 정도였는데, 항상 친구들을 만나면 나누는 얘기가 취업 어떻게 됐냐, 공모 어떻게 됐냐, 뭐 공채 어떻게 됐냐 항상 이런 얘기였어요. 그래서 아 이런 친구들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다, 지금까지 짬이나 이런 만화에선 내 얘기를 했다면 이제 친구들로 영역을 조금 넓혀서 친구들의 어떤 사회 초년생이 되기 위한 고군분투의 모습을 한 번 그려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세상에 이런 일이 라는 프로그램에 자기 집 마당에 무한동력 장치를 만든 어떤 발명가 아저씨가 나온 적이 있는데요. 저는 이거를 굉장히 인상 깊게 봤어요. 왜냐면, 이 분은 마지막 칸에 나와 있는데요,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이걸 만들고 있었습니다. 저게 굉장히 미스터리였어요. 안 된다는 걸 아는데 왜 만들지? 근데 저는 이 영상을 계속 반복해서 봤는데, 그냥 이 아저씨는 이거를 만들고 있을 때 너무 즐거워 보였습니다. 정말 신나게 만들더라고요. 되는지 안 되는지는 더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래서 그런 괴짜 같은 모습이 당시 취업을 고민하던 제 친구들과는 굉장히 극명하게 대비가 된 부분이라서 이런 둘을 비교시켜보면 붙여놓고 대비 시켜보면, 뭔가 재미있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 만화로 한 번 그려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기계는 좀 더 뭉쳐놓은 느낌으로 다시 만들었고요. 그 각각 20대 청년을 대표할 수 있는 세 명의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취준생, 알바생, 공시생 이렇게 세 명의 캐릭터를 실제 친구들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고 다만, 이렇게 어떤 열정으로 가득 찬 아저씨와 허황된 꿈이지만 어떤 그런 꿈으로 가득 찬 아저씨와 어떤 현실에 급해서 허덕이는 청년들의 단순한 대비로만 가면 좀 너무 이렇게 너무 주제가 너무 단 쪽으로 부각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그런 것들은 자연스럽게 융화시키고, 이야기도 기름을 칠 수 있는 그런 감초 캐릭터 들이 조금 필요하겠다 라는 생각을 해서 만든 게, 이제 그 발명가 아저씨 딸과 아들인데요. 그런 괴짜와 함께 사는 그 어떤 가족과의 갈등을 보여주면 이야기에 좀 더 레이어가 생기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식의 캐릭터를 추가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만화의 핵심대상은 죽기 직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아니면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라는 대사였고 제가 이 대사를 썼을 9년 전에는 그 꿈에 방점을 찍고 쓴 대사가 맞습니다. 근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누가 저한테 만약에 이렇게 물어본다면 저는 주저 없이 밥이라고 대답을 할 겁니다. 왜냐하면 9년 전만 해도 2008년, 2007년 이때만 해도 저런 이야기가 허용이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니까 청년들에게 어떤 꿈과 열정 이런 것들을 얘기. 지금도 물론 하고 있지만 굉장히 사실 욕을 먹죠. 아주 쉽게 욕을 먹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하게 되는데요. 저도 자연스럽게 변하게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한 4~5년 전에 접한 뉴스였는데요. 그 영화 시나리오 작가분께서 故최고은 님께서 돌아가셨는데, 그때 되게 젊은 작가 분이셨는데 자기 자취방에서 시신으로 발견 됐는데, 그때 그 문에 포스트잇이 붙어있는데요. 그 내용이 남는 밥과 김치가 있으면 문 좀 두드려 주세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몇 년 전에도 연극 배우 분들이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다거나, 일러스트레이터 분이 그런 식으로 그런 뉴스들을 자주, 계속 접하면서 아, 이 꿈이라는 게 최소한은 밥을 먹어야지 꿀 수 있는 거 겠구나로 생각이 완전 바뀌었죠. 어쨌든, 뭐 이 당시에는 꿈에 방점을 찍고 쓴 대사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어떤 그때그때 어떤 시대의 변함에 따라서 그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도 자연스럽게 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웹 드라마로 만들어졌었는데요. 굉장히 완성도는 낮았습니다. 그래서 좀 별로였는데 어쨌든, 제 만화가 제 최초로 다른 매체로 이식이 되는 걸 경험을 했습니다. 그거 자체도 조금 흥미로운 일이었고요. 그리고 2015년에 뮤지컬로 만들어졌었는데, 이때는 뭐 노래로 하니까 그나마 훨씬 낫더라고요. 노래도 좋았고 제가 만화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충실히 이식이 돼서 저는 굉장히 좋게 봤던 뮤지컬이고, 그리고 이제 그 다음에 그린 만화가 ‘신과 함께’ 라는 만화인데요. 이 만화는 2010년부터 2012년 까지 네이버 웹툰에 연재를 했습니다. 당시에 제가 우연히 제주도 신화를 읽게 되고, 거기서 굉장히 재미를 느꼈어요. 그리고 되게 재미있는데, 이걸 기반으로 해서 뭔가 만들어진 콘텐츠를 딱히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없어서 제가 그려 봐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어떤 등장인물이나 이야기의 가지 수가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등장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3부작으로 나눠서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으로 나눠서 저승편에서는 한국의 전통 저승관을 보여주고, 이승편에서는 한국의 가택신앙을 보여주고, 그리고 마지막 신화편에서는 그 앞선 두 편에 나왔던 신들이 어떻게 하다가 신이 되었는지 그 과거에 이야기를 제일 뒤에 배치하면 프리퀄 형식으로 이야기의 짜임새가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3부작 중에 저승편을 먼저 시작을 했고요. ‘신과 함께’ 저승편에는 보편적인 정서라는 부제를 붙여봤는데, 그 이유는 ‘신과 함께’ 저승편 다 보고 나면은 그 마지막화에 댓글이 전부 하나도 그냥 대동단결 돼요. 착하게 살자로. 그래서 저승의 이야기이다 보니까 권선징악이라든지 그런 메시지를 피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걸 피할 수가 없다면 재미있게 라도 그려보자 라는 생각으로 그리게 되었고요. 캐릭터 구축에 대해서 얘기를 드리자면, 한국의 전통 저승관 불교의 색채가 굉장히 강한데요. 그 중에서도 저 중앙에 서 있는 지장보살이라는 캐릭터에 주목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어떤 캐릭터의 설정 자체가 되게 매력적이었어요. 일단 부처님이 아니고, 부처님이 되기 어떤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보살인데, 부처님이 충분히 될 수 있는 공덕을 다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승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고 충격은 받고 맹세를 하게 됩니다. 내가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구원하기 전까지는 성불을 하지 않겠다, 그런 설정 자체가 너무 멋있었고, 처음에 지장보살을 주인공으로 하려고 했는데요, 그렇게 되면 불교적인 색채가 지나치게 강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장보살을 직접 등장시키기 보다는 그의 뜻을 이어받은 변호사들이 활약하는, 현대화된 저승을 이제 무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국선 변호사 진기한과 그의 첫 번째 의뢰인, 과로사로 죽은 김자홍씨의 저승 여정이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어떤 지옥도 사찰에 있는 지옥도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요, 근데 이 지옥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어떤 캐릭터의 역할과 서로간의 상성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지장보살이 나타나게 되면 이 염라대왕인데요, 염라대왕 조차도 불편한 내색을 감추진 못하지만 합장을 하면서 예를 표하고 있고, 중앙에 있는 판관들은 머리를 감싸 쥐면서 지장보살 쪽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어요. ‘아 또 왔는데.. 저 인간..’ 약간 이런. 그리고 이 아래쪽에 형벌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지장보살을 쳐다보면서 이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역할들이 충분히 들어나 있었고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것들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반영해서 만화에 캐릭터들을 만들었고요, 그래서 지장보살과 염라대왕의 어떤 평생의 라이벌 관계로 설정을 했습니다. 한 사람은 단죄, 한 사람은 구원 이라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 캐릭터들이고 그 둘의 대비를 보여주면 저승이 어떤 세계관인지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이제 한국의 전통 저승의 지옥을 간략하게 도식화를 해본 건데요. 총 10개의 지옥이 있고, 그 지옥들을 각각의 대왕이 관장하고 있어서 그 대왕을, 그 10명의 대왕을 저승시왕 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염라대왕은 그 중에 다섯 번째 대왕이고, 그 저는 이제 앞에 7개의 지옥에서 모든 만화를 끝냈습니다. 실제로 그 부분에 재판은 거기서 끝나게 되고 그 7개의 지옥을 일주일씩 돌기 때문에 49일이 걸리게 되고, 그래서 불교에서는 49제를 지내게 되는데요. 육도의 문을 통해서 환생을 하게 되는 게 만화의 마지막 장면인데 10개의 지옥 중에 뒤에 3개는 그리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 이유는 앞에 있는 7개의 지옥 만으로도 충분히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공감 할 수 있는 그런 어떤 보편적인 죄책감들에 대해 다룰 수가 있었고, 더 큰 이유는 앞에 있는 지옥들도 마찬가지지만 뒤에 있는 3개의 지옥들은 지금은 어떤 그런 보편적인 정서와는 너무나 맞지 않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서 도저히 그릴 수가 없었습니다. 전통 콘텐츠를 가지고 무언가를 다시 만들 때 약간 주의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선녀와 나무꾼 얘기도 지금 시점으로 보면 그냥 완전 미친 납치범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약간 좀 윗사람들과의 가치관이 굉장히 괴리가 크기 때문에 많은 주의를 요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국의 전통 저승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가 저승3차사였는데요. 보통 저승사자 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모습이 있습니다. 제주신화에 묘사된 제주도 신화 차사?? 묘사된 저승차사는 좀 달랐습니다. 항상 셋이서 함께 다닌다는 설정도 재미있었고, 그리고 인간적인 실수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죽어야 할 사람인데 안 데려간다던가, 안 죽어야 할 사람을 데려간다거나, 뭘 얻어먹고 못 데려간다거나, 아니면 데려가려고 들어갔는데 너무 무섭게 생겨서 그냥 나온다거나 뭐 그런 에피소드들이 실제로 많이 있어서 되게 바보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런 인간적인 면모를 좀 더 부각시켜보고 싶었습니다. 다만, 만화적으로 각색을 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많이 있었는데요. 그건 원전에서는 셋 다 우락부락 하게 생긴 사내들이라 이제 세 명의 개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계속 해야 했고요. 세 명중에 리더인 강림도령은 원전에서 주먹이 굉장히 쎈 사람으로 묘사가 되어있어서 그걸 그대로 계승을 해서 그렸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명은 별 언급이 없어서 3인조 이기 때문에 이때는 세 명의 밸런스를 생각해서 만들었고요, ‘강림도령’이 비교적으로 뜨거운 캐릭터였기 때문에 다른 한 명, ‘해원맥’은 차가운 캐릭터로 만들었고 마지막 ‘덕춘’ 이라는 캐릭터는 원래 셋 다 남자였지만 여자로 바꿨습니다. 가장 인간적인 면모를 담당하고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물과 정이 많고, 망자의 삶에 제일 많이 공감해주는 캐릭터를 만들어봤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다른 한 축은 이 저승차사와 원귀와의 추격전을 다루고 있는데요. 저는 이 원귀를 군대에서 의문사를 당한 군인으로 설정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세상에 수많은 원통한 죽음이 있지만 하필 군위문사를 택한 이유는 제가 군대 만화로 데뷔를 해서 4년간 군대 만화를 그리면서 군대에 어떤 어둡고 음습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못 했어요. 그 이유는 제가 처음 만화를 시작하고 나서 이제 신인이었을 때 만화를 2~3년 그리고 있을 때는 그 만화는 그냥 웃겨야 하고, 보고 있을 때 즐거워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만화는 재미있는 것 이여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 재미가 사실 희로애락이 전부인데 그 어떤 노나 애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당시에는 재미가 아니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즐겁고 웃긴 에피소드 위주로만 그렸고 나중에 와서야 아 나 그때 왜 그런 얘기는 하지 못 했을까? 라는 게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해소하기 위해서 이때부터는 약간 그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뉴스들을 많이 검색을 해보니까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삼을 수가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뉴스를 바탕으로 해서 어떤 캐릭터와 사건을 구축 했습니다. 그리고 저승편이 조금 어려웠던 부분은 저승편에 재미는 어떤 굉장히 유능한 변호사가 저승의 여러 가지 난관을 지혜롭게 해쳐나가는 부분인데요, 그 지혜롭게 라는 부분은 사실 제가 해야 하는 거잖아요. 제가 똑똑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난관들이 나오는데 이제 난관을 그려놓고 저도 이제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거든요. 보니까 업관이라는 관문이 있어서 거길 지나가면은 손과 발이 잘린다 이런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하루 종일 이걸 어떻게 고쳐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다른 신화에 그니까 저승관하고 다른 제주도 신화에 예를 들면 ---신화에 공통으로 사천꽃밭이라는 장소가 나오고 거기에 있는 꽃들은 뼈와 살 피 그리고 사람의 목숨까지도 다시 되살릴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아 그럼 이걸 갖다가 쓰면 되겠구나 하는 식으로 갖다가 썼습니다. 그런 식으로 ‘신과 함께’는 서로 세계 공유하는 접전이 없는, 한 대여섯 개의 신화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통합을 하는 작업이었고요. 그러한 어떤 연결고리들을 상상력으로 만들어서 붙여나가는 작업이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그 마치 요즘에 굉장히 이제 마블(MARVEL)이나 디씨(DC comics) 같은 곳에서도 이제 원래 다른 만화에 주인공이었는데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어서 서로 등장 시키고 그러잖아요? 저도 그런 크로스오버 작업을 항상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걸 저는 신화로 하게 되었고,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3부작 중에 일부다 보니까 2부와 3부에 대한 어떤 떡밥, 복선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꽃들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할 겸 꽃들에 대한 설명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떤 꼬마가 여기 있는 꽃들 다 있으면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냐고 물어보자 어떤 캐릭터가 잠깐 멈칫하고, 생각을 한 후에 ‘네, 살릴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을 하는데 이 캐릭터는 한랑궁 라는 캐릭터로써 자신의 잔혹하게 살해당한 어머니를 꽃들을 이용해서 되살리고 도 참혹한 복수를 한 그런 과거가 있는 캐릭터 입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라는 설정을 이제 여기에 넣어놓고, 이 이야기는 2년 후에 신화편에서 하게 되는데요. 그런 식으로 빅픽쳐를 그려놓고 했고, 그 이듬해 연재한 이승편은 저승편과는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어서, 굉장히 암울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그 이유는 이승편은 이제 가택신앙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의 가택신앙을 집안 곳곳에 신이 있다는 설정이고, 뭐 부엌에는 조항신이 있고, 뒷간에는 측신이 있고 마당에는 뭐 지신이 있고 그런 식이에요. 그래서 이런 신들에게 어떠한 시련이 닥쳤을 때 이야기가 될까를 생각해보니까 집이 없어지는 것이였습니다. 2009년에 있었던 용산 참사 이후에 그런 강제이주, 재개발 이런 문제 관련 기사들을 그래도 조금은 관심은 있기에 보고 있었는데, 그럼 이 두 문제를 결합시켜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상의 동네를 만들어서 어떤 가상의 재개발 지역을 만들었고, 거기에 살고 있는 어떤 할아버지와 손주를, 손주가 이제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할아버지 수명이 다 해서 저승차사까지 할아버지를 데리러 오는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가택 신들이 고군분투하는 그런 이야기고요. 제가 이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읽었던 책 중에 굉장히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었는데, 자신의 생명을 점지해준 삼신, 그리고 그 집안에 있는 여러 가지 가택 신들은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의 수명이 다 해서 저승차사가 데리러 오면 혼신의 힘을 다해서 저항을 한다고 묘사가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그 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그 이유는, 항상 졌다는 거잖아요? 언제나 죽으니까요 사람은. 근데 질 걸 알면서도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 고군분투를 해준 다는 것 그리고 그런 모습들 서로를 위해서 싸워주는 것 그러한 어떤 그런 것들을 조금 그려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철거 지역의 모습들은 사진 이런 것들을 많이 참고를 했었고요. 이야기를 이제 그리다가 또 어떤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 그런 철거 용역 아르바이트를 대학생들이 방학 기간을 이용해서 한다라는 얘기를 보고 굉장히 씁쓸했었습니다. 또 이 학생들은 이걸 안 하면 등록금을 못 내는 상황이어서 그런 어떤 이야기도 들어가 있고요. 결국은 이제 이승편 같은 경우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 동네가 사라지듯이, 그 한국에 가택 신앙도 지금은 전혀 거의 남아 있지 않거든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급속하게 이제 현대적인 가옥으로 바뀌면서 그런 신앙들은 거의 없어졌는데, 그런 사실 그런 것들이 이제 완전히 이제 생명력을 잃는 순간이 잊혀졌을 때 라고 생각되거든요. 근데 이런 것들에 생명력을 계속 주입하는 방법은 계속 다른 콘텐츠로 만들어내서 그리스로마신화 지금까지 사랑 받는 것처럼 계속 2차, 3차시 콘텐츠가 나오면 그나마 생명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데 그런 작업들이 약간 좀 미진해서 정말 완전 사그라들게 생겼더라고요. 그래서 ‘신과 함께’가 그런 작업을 의도하고 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러한 작업에 좀 기여를 하게 돼서 그런 점에서는 저도 굉장히 기쁘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마지막은 이제 어떤 여섯 명의 죽음을 예정을 하면서 끝이 나게 되는데, 이 만화의 첫, 어떤 영감을 준 사건이 용산 참사였기 때문에 그때에 돌아가신 분이 여섯 분이셨거든요. 그런 것들을 나타내기 위해서 어떤 여섯 명의 죽음을 예정하면서 만화가 끝이 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3부작의 마지막 신화편은 지금과 여기의 이야기 라는 부제를 붙였는데요. 처음 했던 고민은 그거였습니다. 신화 그대로 할 것인가, 아니면 각색을 할 것 인가. 왜냐하면 한국 신화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그대로 그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고 그래도 각색을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좀 했는데요, 결국은 굉장히 많은 각색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대로 그려도 의미는 있겠지만 그건 그냥 ‘신과 함께’가 아니고 만화 한국 신화 가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좀 더 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 쪽으로 바꿨고 사실 신화라는 게 신화의 가치가 그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과 여기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그 화두를 줄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런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예를 하나 들자면, 원래 한국의 창세신화는 해와 달이 두 개씩 떠있어서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었는데, 옥황상제 두 아들이 내려와서 하나씩 활로 떨어트립니다. 그래서 살기 좋아졌다라는 내용인데, 저는 이걸 그 옥황상제 아들들이 아닌 모든 평범한 사람들이 한 날 한 시에 쏴서 떨어트린 걸로 바꿨어요. 이거는 뭐 투표에 비유를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촛불에 비유를 할 수도 있겠죠. 현실에 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동서양의 공통적으로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는데, 세상이 혼탁해진 이유를 한 캐릭터의 실수나 잘못으로 책임으로 만든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리스신화에 판도라의 상자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 판도라가 상자를 열어서 온갖 나쁜 것들이 튀어나오고, 상자 안에는 희망만이 남았던 이야기가 있듯이, 한국신화에서도 옥황상제 두 아들이 대별왕과 소별왕인데 대별왕은 훌륭했고 소별왕은 그렇지 못 했습니다. 근데 둘이 누가 이승을 다스릴까를 두고 내기를 하게 됐는데 소별왕이 속임수를 써서 이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승을 소별왕이 다스리게 되었고, 그 후부터 이승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 뭐 이런 얘기가 있어요. 근데 굉장히 공통적 이였고, 다만, 저는 이 캐릭터 들을 좀 변호를 해죽소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신화나 민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 때, 굉장히 어려웠던 부분은 그 논리적인 구멍이 너무 많고, 이 캐릭터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없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좀 상상으로 채워 넣어서 좀 독자들이 납득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이었고요 그리고 이렇게 해서 3년간의 연재가 끝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 매체 이식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책이 나왔고요, 또 뮤지컬로도 만들어졌었고 그래서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했었는데요, 굉장히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주변에 동료들도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고 해주셔서 굉장히 기뻤던 그런 기억이 나고, 아마 꾸준히 재공연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리메이크가 됐는데요, 오른쪽을 보셔야 되고요. 여기 보면 이 잡지는 영간간이라는 잡지고 일본의 청년지 입니다. 완전히 이제 일본 만화가 됐습니다. 주인공이 이제 10살이 어려졌는데 원래 마흔살에 회사원으로 설정을 했는데, 일본에서는 29살이 됐어요. 이유를 여쭤보니 일본 편집부에서 ‘저희 독자들은 아저씨를 좋아하지 않아서’라고 그런 대답이 왔었고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여자 캐릭터들 여성 캐릭터가 두 명이 등장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굉장히 명확했습니다. 이 영간간이라는 잡지에 주요 독자층은 20대 남성인데, ‘신과 함께’는 여자 캐릭터 너무 없다 그래서 우리가 한 번 넣어봤다, 그렇게 들어갔더라고요. 그래서 원작에는 없던 그 검사와 그리고 저승연애 가이드가 추가가 되었습니다. 이건 같은 장면을 한국과 일본 버전을 비교해 본건데요, 사실 ‘신과 함께’ 리메이크 판은 그림이 굉장히 멋져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일본에서는 아무 느낌 없었습니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봤는데, 그니까 ‘신과 함께’ 저승편 같은 경우는 굉장히 정서적인 부분이 큰 만화가 그런 것들을 좀 건드리기 위해서 설치했던 함정 카드들이 좀 있었습니다. 여기가 이제 그 예 중에 하난데요. 저는 저승 가는 지하철 안 에서 내복을 파는 잡상인이 등장하고, 거기서 내복을 사는 장면이 있는데요, 제가 내복이라는 아이템을 쓴 이유는 사실 내복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뭔가 떠오른 것 들이 있거든요 첫 월급을 탓을 때 부모님께 선물하는 거, 구리지만 왠지 입으면 따뜻한 거, 어렸을 때 다들 한 번쯤은 입어본 거, 그런 공통의 추억이 있기 때문에 어떤 짠함의 정서가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이게 일본판에서는 PPL이 들어가게 돼서, ‘영감도 히트텍을 좋아했었지’라고 전혀 할머니가 할 것 같은 않은 말씀을 하시니까, 어떤 제가 의도했던 정서적인 그런 함정카드들이 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 게 조금 아쉬웠고, 어쨌든 뭐 4권으로 일본에서도 완결이 되었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한글판으로도 4권으로 완결이 되었습니다. 비교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게임이 나왔고요. 그리고 지금 이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티저 영상이 공개가 되었는데 굉장히 많은 분들께서 우려를 하고 계십니다. ‘이게 뭐지? 변호사는 어디갔냐? 김장호는 왜 소방관이 되었냐?’ 제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했던 말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진기한은 어디갔죠?’, ‘왜 소방관이죠?’ 근데 뭐 감독님과 그 후에 많은 얘기를 나눠봤는데, 그냥 뭐랄까요, 그냥 완전히 어떤, 저와는 완전히 창작의 결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전혀 다른 장르를 하고 있는 그래서 그냥 믿고 맡기는 수 밖에 없겠다 뭐가 나오는지는 저도 아직 못 봤기에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도 그냥 기대를 하고 있고, 기대와 우려를 함께 하고 있고, 여러분도 똑같은 시기에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제 그 후에 그렸던 만화는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고 끝내겠습니다. 육아 만화를 하나 그렸고요, 제 자전적인 이야기 입니다. 아이의 탄생부터 돌 때까지 1년간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서 연재를 했었고, 이건 이제 케이툰에 연재를 했었고, 그 후에 피키 툰에서 만화전쟁이라는 만화를 연재했었습니다. 이거는 코미디를 한 번 어떤 소동극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소규모에. 제가 좋아하는 일본 영화가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그런 어떤 작은 규모에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그런 연극 같은 소품을 그려보고 싶었는데 아주 재미있는 소재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파주에서 꽤 오래 살았는데 거기서 가끔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을 날리거든요. 그걸 보면서 아 저기 삐라 말고 내 만화책을 잔뜩 매달아서 보내면 좀 재미있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서 생각을 불려나가서 어던 남한의 어떤 만화가 북한으로 우연히 넘어와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고, 그게 너무 인기를 끌자, 이제 국정원과 북한의 고위부에서 그 만화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전 매체를 이용하기 위해서 각각의 요원을 그 만화가에 어시스트로 위장 취업을 시킵니다. 그 만화의 내용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기 위한 소동극 이고요. 그 만화가는 괴수 만화를 그리고 있는데, 각각 어시스트들이 괴수의 디자인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한다거나 그런 에피소드들이 쭉 이어지는 그런 소동극입니다. 저는 이제 굉장히 즐겁게 연재를 했었고요. 언제 또 기회가 되면 다시 코미디를 그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건 현재 연재하고 있는 ‘빙탕후루’ 라는 만화고요. 옛날부터 저는 천녀유혼이나 그런 중국 강시 영화 이런 것들 어렸을 때 굉장히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도사님들이 요괴를 잡는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빙탕후루’ 라는 어떤 외국 소설을 보고, 너무 재미있게 읽고 이거를 웹툰으로 만들고 싶다고 제가 제안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함께 작업을 하고 있고, 즐겁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뭐 이런 만화입니다. 그 요괴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힘들어요. 그 작가님은 막 개미떼가 몰려온다, 여덟 글자를 주면은 8시간 동안 개미떼를 그림을 그리는데. 네, 이제 마지막입니다. 제가 이제 만화를 그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그리지만, 최종적으로 결국 하나로 모이게 되는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데츠카 오사무’ 라는 만화가가 한 말인데, ‘무엇을 그려도 상관은 없지만, 그것이 인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 라는 것 이었습니다. 그 말은, 사실 이 분이 어떤 예전에 그런 실수들을 하고 나서 통렬한 반성 후에 나온 그런 말이에요. 예전 만화가이시다 보니까, 60년대에는 특히 흑인 모험만화에서 아프리카 같은 데를 탐험하는 만화가 나오게 된다면 거기서 이제 흑인들이 굉장히 미개하게 그려지고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도 그렇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남녀의 문제에서도 그렇고, 어떤 벽차, 소수자들 이런 것들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내는 부분은 정말 조심을 많이 해야겠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너무 얽매여서 그 어떤 만화적인 재미를 완전히 이제 놓치게 되는 부분도 있거든요. 올바른 사람들만 나오게 되는 거죠, 결국은. 왜냐면은 요즘에는 어떤 식으로 욕을 먹게 되냐면, 어떤 나쁜 놈이 단죄를 갖는 내용이라면 아니면 반전하게 되는 내용이라면, 초반에는 당연히 그 나쁜 짓을 보여줘야 되거든요. 얘가 왜 나쁜놈 인지를 보여줘야 하니까요, 근데 나쁜 짓을 묘사하는 회에 어떻게 이런 나쁜 짓을 그릴 수가 있냐는 댓글이 달려요. 그래서 굉장히 위축이 되고, 작가들이 해명을 하고, ‘아 이거 사실 나중에 반성하게 돼요.’ 이런 글을 쓰게 되더라고요. 당연히 이런 것들을 염두 해두되, 그 어떤 균형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에 완전히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그래서 그 미묘한 밸런스를 맞추는 게 굉장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고 또 많은 창작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자신이 어떤 재능이 있나 없나 이 일에 그런 고민이 빠졌을 때 그런 고민에 빠졌을 때 그 일을 이제 몰두 하는 순간 그런 고민이 사라진다는 말인데, 저도 사실 어떤 사실 악플 이라고 할 수 없죠. 그 어떤 만화에 대한 어떤 비평이라든지, 비판을 들었을 때 그게 실제로 그에 저하가 사실 제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어떤 다르다면 그냥 흘려보면 그만이지만 저도 인지하고 있는 제 만화의 문제 라든지 제 문제를 누군가가 정확하게 지적을 할 때, 그때 굉장히 쓰리거든요. 그럴 때 마다 ‘아 맞아, 그만 그려야겠다.’ 이제 뭐 이런 생각을 한다거나, 만화를 끝낼 때 마다 다음 만화를 이제 뭘 그릴까 라는 막막함,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많이 밀려오는데, 실제로 그런 것들이 사라지는 순간이, 매일 책상 앞에 앉아서 원고를 하고 있을 때고, 그 몰입에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12년 동안 계속 그래도 작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여기 계신 분들도 작업에서 그런 몰입의 재미를 꼭 찾으시길 바라고, 저도 계속 이런 작업들을 이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뭐 궁금한 게 있으시면 여쭤봐 주세요.
01. 이 강좌에 대해서
웹툰을 시작하게 된 계기, 소재의 발굴, 작품 속 전달 메시지, 매체 이식, 작업 시 유의사항까지. 주호민 작가의 웹툰 이야기를 특강으로 전달합니다.
02. 강사 소개
주호민 (웹툰 작가)
03. 강사 이력
- 작품 <빙탕후루 (2017)> 네이버 웹툰 <셋이서 쑥 (2013)> K툰 <신과 함께 (2010)> 네이버웹툰 <짬 (2005)> 스투닷컴
- 수상경력 <신과함께>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 만화부문 대통령상 <신과함께> 부천만화대상 우수이야기만화상 <신과함께> 독자만화대상 대상 <신과함께> 독자만화대상 온라인만화상 <짬> 독자만화대상 신인작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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