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직 인터뷰를 하기보다 그리고 제 노하우나 이런 거를 얘기하기보다 더 들어야 될 입장이라는 생각을 했고요. 많이 부족한 제가 뭔가를 얘기하기가 되게 면구했어요. 그런데 결국 승낙하게 된 건 그 혹시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제 얘기에 희망이 생기거나 용기가 생기거나 도움이 된다면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드라마가 제작되는 그러니까 시작되는 것은 아주 여러 가지 상황들,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의 경우는 공모전을 통해서 작가가 되었고 그런 상황에서 공모전을 통해서 작가 된 후면 제작사나 방송국에 대본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기죠. 그러면 그 대본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그 기회를 통해서 편성을 받고 또 그래서 제작이 되고 이런 형태로 저의 경우는 그랬어요. 그렇게 제작이 됐었습니다.
제작사가 작가에게 제안을 하는 경우가 있겠죠. 많은 상당수의 작가들이 그렇게 입봉을 하기도 하고 드라마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 작가가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가, 어떤 글을 쓸 수 있는가에 대한 검증이랄까? 그런 베이스먼트가 있어야 되니까 그 부분은 작가가 어쨌든 기본 작업돼있는 원고가 있어야 되겠죠.
어 일단 <힘쎈여자 도봉순> 같은 경우에는 제가 JTBC에 들어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좀 더 JTBC 콘텐츠가 살아날 수 있는 드라마를 생각하면서 제가 쓰고 싶은 드라마이기보다는 조금 기획 쪽으로 쓴 드라마예요 사실은. 그리고 <품위있는 그녀> 같은 경우는 좀 여자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뭐 그런 상황에서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이긴 해요. <품위있는 그녀>는. 상류층의 이야기 또 여자들의 이야기 뭐 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차에 집필하게 된 거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아요. 멜로를 써야 되겠다고 생각을 해서 장르를 먼저 정해놓고 쓴 은동아 같은 경우. 또 제 입봉작인 <강구 이야기> 같은 경우는 좀 아름다운 멜로를 써보겠다고 생각해서 우선 장르를 정하고 쓴 경우고요. 주제를 정하고 쓴 경우는 <품위있는 그녀> 같은 경우에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확히 있었기 때문에 그 후에 캐릭터가 만들어진 경우고요. 도봉순은 일단 캐릭터가 먼저 탄생한 상황에서 뒤에 주제가 형성된 경우기도 하고 저 같은 경우는 작품에 따라서 좀 상황이 달랐던 것 같아요.
그 ‘품위있는 그녀’는 제가 실제로 취재를 되게 많이 했었어요. 근데 그 취재한 내용들을 쓸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취재원을 보호해야 되는 것도 있었고, 굉장히 취재원의 특수한 상황, 취재원의 개인적인 상황들을 저한테 인터뷰를 해주시고 이런 경우라서 더욱더 쓸 수가 없었던 것들이 많았고요. 그리고 보편적인 감성을 다룬 드라마가 아닌 데다가 내용들까지 너무 파격적이고 너무 힘들면 관객이 피로감을 느낄 것 같아가지고 실제로는 제가 취재한 것들을 많이 다루지는 않았어요. 그러니까 드라마 속에는 취재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었죠.
드라마가 안 떴을 것 같아요. 중간 제작 과정에서 여러 가지 barrier들 있잖아요? ‘감독님, CP, 제작사 대표? 하다못해 배우 선에서도 거북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애초에 작가의 제 입장에서 쓰면 안 되는 것들이 많았어요. 너무 자극적이었고. 제 드라마의 목표는 자극을 주고 시청률 높이는 것보다는 시청자들한테 가치 있는 드라마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기 때문에 저는 빼야 됐었어요. 그런 것들을. 설정들을.
다 다른 것 같지만 또 안에 들여다보면 또 제가 가진 저의 본질? 제가 추구하는 그 작가적 분류, 이런 게 있어요. 사실은. 그런데 저는 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아직도 전 아직 시작하는 단계이고 많이 배워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과연 제가 제일 잘 쓸 장르가 뭔가. 지금도 끝없이 탐험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물론 그 가운데 시청자분들이 저의 실험에 볼모가 되시면 안 되니까 최선을 다해서 쓰고 있지만, 저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도 또 다르고 제가 내년에 또 준비하고 있는 작품들이 또 다른 작품들이라서. 네. 저는 제가 좋아해요. 장르에 도전을 하는 것.
네. 앞으로도 도전은 계속될 것이고 그 중에 또 제가 아 다시 쓰면 안 될 장르, 아 나한테 맞는 장르, 내가 정말 잘 쓰는 부분이 정해질 것 같아요. 지금도 사실 좀 알긴 알겠는데 그래도 아직 안 쓴 장르들이 있잖아요. 근데 영화 ‘흥부’ 같은 경우엔 영화 사극인데 사극도 되게 재밌더라고요. 써보니까 사극 드라마도 해보고 싶고 느와르도 해보고 싶고 사실은 뭐 그런 여러 가지 장르를 해보고 싶죠.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사전제작 드라마는 그 관객. 시청자의 피드백이랄까? 이런 걸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드라마를 써야 되니까 좀 자유로울 수가 있는데, 그게 또 하나의 어떤 면에서는 더 나은 드라마를 만들 수 없는 또 단점일 수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사전 제작이 좋은 점 한 가지가 현장과 쉽게 얘기해서 연출이나 배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가 있어요. 감독님들도 배우도 대본을 더 연구해서 연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관객의 반응에 너무 온도에 일일이 반응하는 게 힘든 작가님들은 그게 오히려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저는 다음에는 사전제작을 아닌 그냥 해도 상관이 없을 것 같아요.
그런 건 상당히 많죠. 일단 아까 얘기했던 시청자의 반응. 그리고 작가가 글을 쓰다 보면 자기 함정에 빠질 수가 있어요. 몰라요 이게 어떤 방향으로 이게 맞게 가고 있는지를 모를 때가 있는데 그게 작품을 보면서 글을 쓰면 좀 배려심이 생겨요. 좀 다르게 쓸 수 있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게 가능한데 모르고 가니까 저는 편집본 같은 것을 많이 봤어요. 배우들 일단 찍어놓은 걸 보면서 사전제작이긴 했지만 전혀 배우의 연기와 현장을 전혀 모르고 쓴 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 그런 게 없다면 일단 계절적인 문제도 그렇고 그 당시의 트렌드라던가 이런 것들이 지금 굉장히 스피드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전혀 그 반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쓰니까 그런 부분이 문제가 있을 수 있죠. PPL 같은 것도 사실은 제작사의 문제이긴 하지만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고요
사실은 이게 캐릭터가 <품위있는 그녀> 캐릭터들은 캐릭터가 상징적인 인물들이에요. 우아진은 실제 그런 여자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추구해야 될 가치를 가진 어떤 상징적 존재였고 박복자란 인물은 인간이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욕망을 대변하는 인물이었어요. 그리고 정상훈이 연기했던 안재석이란 인물은 그 전형적인 이기적인 재벌남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인물이었죠. 실제 그런 사람이 있지는 않을 거예요. 있다 해도 많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마음은 다 그렇잖아요. 안재석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그 잘사는 남자들이 쉽게 얘기해서 부잣집 남자들 중에는 그런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차마 말은 못하지만. 그런 캐릭터들을 만들 때는 실제 어떤 그런 인물이 있었다기보다는 상징적인 인물들을 갖다가 캐릭터화 시킨 거죠 제가.
아 저는 그 예전부터 여성 히어로물을 꼭 써보고 싶었어요. 여자 힘쎈여자 이야기를 한번 써보고 싶었어요. 제가 원더우먼이나 소머즈 같은 걸 보고 자란 세대기도 하지만 왜 이렇게 이런 소재를 가지고 아무도 글을 안 쓸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이유가 아마 힘이 쎈 여자는 우리나라 드라마에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소구되기에는 매력이 없는 여자여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을 했고. 애초에 힘쎈여자 도봉순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었어요. 저는 접근 방법이. 그런데 워낙 좋은 배우가 과잉 캐스팅이 된 거예요. ‘힘쎈여자 도봉순’의 경우에는. 그래서 사실은 히어로물보다는 로맨틱 코미디로 가게 된 건데 저는 그 힘쎈여자 얘기를 예전부터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뭐 다른 작가님들도 마찬가지실 건데 작가 캐릭터에 많이 들어가 있어요. 실제로. 저는 우아진하고는 굉장히 다른 인물이지만 박복자란 인물도 전혀 아니지만 거기에 있는 누군가하고는 닮아 있을 거예요. 제가 조금씩 조금씩 들어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캐릭터라는 건 주제를 관통하는 거잖아요? 주제를 전달하는. 그러니까 시청자들한테 그러니까 제가 작가로써 전달하고 싶은 매개체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그런 도구로 쓰죠 캐릭터를.
애착이 간다기보다는 캐릭터를 쓰면서 되게 많이 마음이 아팠던 게 박복자죠. 되게 불쌍했어요 되게 불쌍했고 우리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박복자는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좀 있잖아요. 나한테도 박복자가 있어요. 분명히 모든 사람에게는 박복자가 있어요. 그게 밖으로 나오지 않거나 스스로 없애버리거나 해서 그렇지 저 안에 있던 박복자를 스스로도 발견하게 되었고 그 얘기를 쓰면서 산화되는 순간에 저도 많이 울었고 지금도 박복자는 저한테 굉장히 가슴 아픈 캐릭터죠.
진짜 힘들더라고요. 그 부분에 때문에 제가 뭇매를 맞았던 부분이 도봉순 때 조연들 얘기를 계속 풍부하게 쓰다가 뭐 조금 힘들기도 했었는데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끝까지 따라가야 하는 부분이고요. 조연들이 어떤 이야기와 주인공 이야기와 한꺼번에 어우러져서 얘기가 가야 되는 거는 작가로써 가장 힘든 부분이에요 사실. 그리고 뭐 저는 조연들을 소모적으로 쓰지 않고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는 지금 영화 ‘흥부’를 만들었는데 제가 이제 대본을 썼죠? 각본을 썼는데 그 영화 홍보도 그런 주제예요. 역사를 만든 건 한 명의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굉장히 수많은 민초들이 있었다는 거예요. 백성들 이름 없는. 저는 그 보이지 않는 작은 존재들에 대한 애정이 많아요. 지금 쓰고 있는 작품도 조연들을 굉장히 아끼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사실 답은 감정선에 있는데 상황과 감정에 충실하면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해가지고 이렇게 스토리가 진행되면 아무리 캐릭터가 많아도 산만해지거나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되게 작가로써 되게 힘든 작업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많은 배우들이 대본에 나와있지 않은 그 캐릭터의 전사. 그러니까 그 캐릭터의 원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싶어 해요. 그런데 사실은 제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부분도 질문할 때 있어요. 배우들은. 그러면 그걸 준비해서 얘길 해줘야지 그걸 알고 연기를 하면 훨씬 연기를 잘할 수 있다는 걸 제가 봤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금껏 그렇게 성공적으로 배우들과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진 못했어요. 성공적이라는 얘기는 뭐냐면 커뮤니케이션은 많이 했으나 배우들한테 충분한 설명을 안 해주고 배우들에게 맡기는 편도 있었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설명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배우들이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대본 작업이죠. 좋은 대본을 쓰는 것. 그리고 그 현장이 힘들지 않도록 배우와 감독님이 최고의 컨디션에서 연출하고 최고의 컨디션에서 연기가 될 수 있도록 대본을 발화시키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대본이 조금 늦지 않게 나와야 되는 것. 그것도 중요한 것 같고요 그런데 사실 드라마는 대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작가의 할 일은 대본을 잘 쓰는 거죠 뭐 대본을 잘 쓰는 것 결국은. 작가에게서 시작된 거잖아요? 드라마라는 거는? 캐릭터를 만들고 서사를 만들고. 그거를 충실하게 하는 거예요. 시청자가 감정이입을 해서 그 드라마를 보기 전과 보고 난 후를 생각했을 때 보고 난 후에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드는 게 작가의 역할이에요. 그러려면 좀 더 현장도 즐겁게 대본이 발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대본도 좀 빨리 써야 되고 배우가 연기를 잘할 수 있도록 캐릭터를 배우가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배우에게 맞는 캐릭터를 구현해주고 이런 것들이 작가의 능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서사죠 이야기. 결국은 시청자가 몰입하는 부분이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에 대해서 끝없이 고민하는 것 그게 작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정말 시작이라고 생각하고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좀 더 다른 장르 드라마를 끝없이 도전하면서 그냥 이야기꾼으로 열심히 글 쓸 생각이고요. 지금 일단 2018년에 흥부라는 영화가 개봉이 되니까 관객들이 그 영화를 보고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드라마 곧 하는 드라마가 있어요. 그 드라마 보시고 마음 따뜻해졌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쓰겠습니다.
01. 이 강좌에 대해서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의 백미경 작가에게 드라마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작품의 기획, 취재, 캐릭터 설정 및 역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와 관련된 작가의 역할에 대해 알아봅니다.
02. 강사 소개
백미경 (드라마 작가)
03. 강사 이력
- 2017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장 - 2014년 MBC 극본공모 미니시리즈부문 우수작 - 2013년 SBS 극본공모전 대상 -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힘쎈여자 도봉순>, <사랑하는 은동아> 등 극본 집필